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3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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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4.

읽었습니다 209



  우리가 있는 모든 곳이 삶입니다. 멀리 가야 삶이 있지 않습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일을 해야 삶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바라보는 곳이 삶이요, 스스로 가꾸는 곳이 집이며, 스스로 일하다가 놀고 쉬는 곳이 터전입니다.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을 처음 쥘 적에는 ‘가야’ 이야기를 들려주는구나 싶어 반가웠으나, 자꾸 ‘살림숲(박물관)’으로 찾아가고, 또 ‘임금터’ 둘레에서 맴도는구나 싶어 아쉽더군요. 우리는 뭘 보고 백제나 고구려나 신라나 부여나 가야를 말하는 삶일까요? 임금과 벼슬아치가 남긴 자취가 백제나 가야일까요? 아니면, 백제나 가야란 이름은 모르면서도 마을에서 나고자라 아이들을 낳고 돌보면서 살림을 편 수수한 엄마아빠 하루가 백제나 가야일까요? 어느 책에도 ‘가야사람이 아이를 어떻게 낳았는지’나 ‘가야사람이 아기한테 어떤 자장노래를 들려주었는지’는 안 남겼습니다만, 가야를 가야로 읽자면 가야 적부터 흘러온 들숲을 마음으로 보아야지 싶어요.


ㅅㄴㄹ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황윤 글, 책읽는고양이, 2021.4.20.)


이것은 나에게 큰 영감을 준다

→ 이 말은 나를 크게 깨우친다

→ 이 대목에서 크게 배운다


설치한 측의 의도에 따라

→ 놓은 사람 뜻에 따라

→ 세운 분 마음에 따라


또 열심히 다리를 혹사해 보자

→ 또 부지런히 걸어 보자

→ 또 힘껏 다녀 보자


알에서 태어난 영웅 이야기인 난생설화는 유독 한민족의 여러 시조에게 보이는 신화이기도 하다

→ 알에서 태어난 머드러기 이야기는 유난히 한겨레 여러 한아비한테서 볼 수 있기도 하다

→ 알에서 태어난 꼭두 이야기는 어쩐지 한겨레 여러 첫빛한테서 볼 수 있기도 하다


이런 무덤 축조 방식은

→ 이런 무덤쌓기는

→ 이런 무덤짓기는

→ 이런 무덤올림은


더 자세한 이야기는 패스하고 다음 코스를 향해 걸어간다

→ 더 깊은 이야기는 건너뛰고 다음길로 걸어간다

→ 미주알고주알은 지나가고 다음으로 걸어간다

→ 이러쿵저러쿵 얘기 않고 다음으로 걸어간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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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책방
안미란 외 지음, 국민지 그림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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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2.

읽었습니다 206



  저는 교보문고도 영풍문고도 가지 않습니다. 나고자란 터전이 인천이기에 교보도 영풍도 없는 고장에서 책을 만났고, 마을에는 책집이 없었으며, 동인천이라는 데에 있는 〈대한서림〉하고 〈동인서관〉을 다녔고, 집하고 배움터 사이에 있던 글붓집(문방구)하고 맞물린 작은책집을 오갔으며, 인천 배다리 헌책집거리를 드나들었습니다. 교보·영풍은 덩치는 크되 책은 썩 안 고르거나 안 많다고 느껴요. 오히려 작은 마을책집이 한결 알차다고 느낍니다. 《자꾸자꾸 책방》을 읽으며 못내 아쉬웠습니다. 마을책집이 어떤 책을 건사하는지를 잘 드러내지 못 했구나 싶고, 어린이책하고 푸른책이 얼마나 넓고 깊은가로 뻗지는 못 하는구나 싶어요. ‘많이 알려지거나 팔리거나 읽힌’ 책보다는 ‘푸르고 조그맣게 물드는 숲빛’인 책을 바탕으로, 이 작고 푸른 책하고 얽힌 살림살이나 손길이나 꿈길을 그리는 얼거리로 가면 사뭇 달랐을 텐데 싶습니다. 굳이 ‘동화’로 안 하고 ‘삶글’이면 됩니다.


ㅅㄴㄹ


《자꾸자꾸 책방》(안미란과 아홉 사람, 사계절, 2022.1.1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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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 제철 채소 제철 과일처럼 제철 마음을 먹을 것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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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7.

읽었습니다 205



  경상말로 ‘깝치다’가 있다는데, 인천에서 나고자란 저도 어릴 적에 익히 들은 말씨입니다. 서울말은 ‘깝죽거리다’인데, 점잖게 “제발 나대지 마라”라든지 “좀 나서지 마라” 하고 말하지요. 안된 말씀이지만,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를 읽으면서 왜 이분은 이렇게 깝죽깝죽일까 싶어 아리송했습니다. 이제 막 서울을 벗어나 시골에 깃들었으면서, 고작 한 해 만에 ‘시골하루(촌생활 일기)’를 낸다니, 너무 철없구나 싶어요. 더구나 스스로 시골집을 찾거나 헤아리거나 가꾸는 길이 아닌, ‘이미 시골에서 터를 다 잡은 사람들이 내어준 자리를 손에 물 한 방울도 흙 한 줌도 안 묻힌 채 얻어서 글만 쓰는 길’로 ‘시골하루’를 쓴다니, 도무지 시골사람한테는 안 와닿는 글투성이입니다. 소설 한 자락을 며칠 만에 써내더라도, 글님으로서 온삶을 보낸 숨결이 있게 마련입니다. 시골하루를 쓰고 싶다면, 제발 ‘열 해 동안 조용히 맨손 맨발 맨몸으로 숲을 마주한 뒤’에 쓰기를 바랍니다.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김탁환, 해냄, 2022.4.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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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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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릴 겁니다 -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엮은 그림 이야기
김정희.빨간모자들.이정인 외 지음 / tampres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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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5.

읽었습니다 207



  그리려는 사람이 그립니다. 쓰려는 사람이 씁니다. 지으려는 사람이 짓습니다. 말하려는 사람이 말합니다. 가려는 사람이 가고, 오려는 사람이 와요. 하려는 사람이 하고, 놓으려는 사람이 놓습니다. 다른 사람이 해주지 않습니다. 늘 스스로 합니다. 뛰어나거나 훌륭하거나 멋스러워야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제 삶결을 헤아리면서 하루를 노래하면 넉넉합니다. 《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릴 겁니다》는 대구 한켠에서 스스로 새빛을 찾으려는 분들이 차근차근 모여서 천천히 붓을 놀리면서 그림을 즐기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그림배움터(미술학원·미술대학)를 들어가야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아요. 마음을 세우기에 그려요. 붓종이가 없더라도 흙바닥에 그리고 하늘에 그립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생각을 그립니다. 우리 마음에는 꿈도 그리고 사랑도 그려요. 우리 마음에는 어깨동무에 별빛도 그려요. 오늘 어떻게 아침을 여는가요? 빙그레 웃음짓는 눈빛으로 새롭게 그림 한 자락 펼쳐 봐요.


《그릴 수 있다면 어떻게든 그릴 겁니다》(김정희와 다섯 사람, 탐프레스, 2021.6.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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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장정일.한영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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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4.

읽었습니다 203



  누구나 처음부터 알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닫거나 눈을 감거나 귀를 막으면, 누구나 처음부터 ‘안 알려고 하는 몸짓’으로 기웁니다. 또한 누구나 처음부터 알고 느낀 대로 말하면서 나눌 노릇이지만, 자꾸 꾼(전문가·과학자)을 앞세워야 한다고 여기면서 그만 우리 스스로 ‘바보 수렁’에 갇힙니다.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를 처음 쥘 적에는 두 사람이 ‘참말로 글월을 주고받았나?’ 하고 여겼으나, 막상 두 사람은 ‘책으로 내려고 달책(잡지)에 글을 실었을 뿐’이고, 글을 다 쓰고서 책으로 엮은 셈이더군요. 둘이 주고받는 얼거리로 쓴 글은 맞되 ‘온마음을 털어놓는 글’하고는 먼, ‘처음부터 보여주려는 글’이다 보니 여러모로 허울스럽습니다. 입가리개가 덧없는 줄 말하지 못 한다면, 글(문학·평론)이 무슨 구실일까요? 미리맞기(예방주사·백신)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데에도 입을 다물고 글을 안 쓴다면, 제주섬을 오가는 둘은 어떤 삶인가요?


ㅅㄴㄹ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장정일·한영인 글, 안온북스, 202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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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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