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 세젤잼 과학동화 3
전민희 지음, 박진아 그림 / 한솔수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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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51



  바다하고 하늘이 맞닿은 길을 어린이한테 부드럽고 재미나게 들려주려고 엮었다고 여길 만한 《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일 테지만, 아무리 되읽어 보아도 썩 어린이한테 못 맞추었구나 싶어요. 동화라기보다 영화나 연속극처럼 꾸미는 얼거리인데, 굳이 ‘사람이름’이나 ‘배이름’을 낯설게 붙여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시걸호’가 뭔가요? ‘갈매기 배’라고 하면 됩니다. 이모저모 꾸미느라, 또 억지스럽고 좀 우스꽝스레 줄거리를 붙이느라 애썼구나 싶은데, 이런 얼거리나 줄거리는 오히려 바다를 읽거나 하늘을 알기 어렵거나 어지러운 걸림돌입니다. 《오늘 날씨는 물》이라는 아주 잘 엮고 빚은 그림책이 있습니다. 《오늘 날씨는 물》은 하늘하고 물이 얽힌 수수께끼를 상냥하면서 아름답고 사랑스레 풀어냈습니다. 구태여 《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처럼 어거지를 쓸 까닭이 없고, 우스꽝스레 그려야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바다·바람’은 ‘과학지식’이 아닌 삶입니다.


《오로라를 찾아라, 시걸호!》(전민희 글·박진아 그림, 한솔수북, 2019.7.29.)


ㅅㄴㄹ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게 될 거예요

→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테지요

→ 고개를 설레설레할 테지요

→ 고개를 흔들 테지요

11쪽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책이 없군요

→ 아무리 봐도 참말 생각이 없군요

→ 아무리 봐도 참으로 멍청하군요

30쪽


호기심이 가득한 토토는 금세 어린아이 말투로 말했어요

→ 궁금한 토토는 어느새 어린아이처럼 말해요

64쪽


대기가 그렇게 중요한 거군요

→ 하늘이 그렇게 대수롭군요

→ 바람이 그렇게 크군요

92쪽


마녀를 통해 깨닫게 되었어요

→ 바람아씨한테서 배웠어요

→ 바람아씨가 일깨웠어요

9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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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10주기 스페셜 에디션)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문학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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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50



  나라를 이끈다는 벼슬아치 가운데 길삯(교통비)을 아는 이는 아마 하나도 없으리라 봅니다. 이따금 눈가림(쇼)을 할 적에 버스나 전철을 타는 시늉을 하는데, 눈가림이나 시늉으로는 살림살이를 알 턱이 없어요. 그분들은 두바퀴로 달리는 길도, 거님길(인도)을 오가는 하루도 어떠한가를 모를밖에 없습니다. 《모독冒瀆》은 1997년에 처음 나오고서, 2014년하고 2021년에 새옷을 입었습니다. ‘세계문화예술기행’이란 이름이 붙은 꾸러미인데, 길삯(여행경비)을 하나도 안 들일 뿐 아니라, 도움이(수행원)가 있고, 찰칵찰칵 찍는 사람까지 붙는, 그저 몸만 맡기는 마실길에서 어떤 ‘문화·예술’을 무슨 ‘글’로 옮길 만한지 아리송해요. 함부로 읊는 말만 깎음질(모독)일 수 없습니다. 심부름꾼을 거느리는 윗자리야말로 ‘이웃마실’을 깎아내리는 짓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맨몸으로 티벳이며 네팔을 걸어서 누비고 이웃을 만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러나야 할 때를 모르면 누구나 모지리입니다.


《모독冒瀆》(박완서 글·민병일 사진, 학고재, 1997.1.25.)


ㅅㄴㄹ


수박 겉핥기 식 외국 여행을 하지 않으려면

→ 수박 겉핥기 같은 바깥마실을 안 하려면

→ 수박 겉핥기 이웃나들이를 하지 않으려면

5쪽


몇 호 안 되는 마을도

→ 몇 집 안 되는 마을도

→ 몇 채 안 되는 마을도

100쪽


아마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일 것이다

→ 아마 잘 쉬고 싶어서이리라

→ 아마 푹 쉬려는 뜻이리라

3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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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질 너는 자유다 - 편견은 ㄴㄴ, 차별은 ㄲㅈ 자기만의 방
조한별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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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27.

읽었습니다 248



  모든 사람이 똑같이 젓가락질을 하지 않습니다. 걸음새가 똑같지 않고, 앉음새도 매무새도 똑같지 않아요. 말씨도 글씨도 모두 다르게 마련입니다. 먹음새도 다르고, 차림새도 달라요. 다 다른 사람이자 삶이자 모습이니, 나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매무새나 몸짓으로 ‘좋음·싫음’을 가르려 한다면, 언제나 싸움으로 번집니다. 《젓가락질 너는 자유다》를 읽었습니다. 다 다른 젓가락질을 다루는 얼거리는 재미있되, 뭔가 ‘더 튀는’ 젓가락질을 구태여 찾아내어 ‘싸움길(무술)’처럼 꾸미려고 하는 글자락은 거북합니다. 게다가 젓가락질에 왜 ‘별점’을 매기지요?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르게 살아가고, 낫거나 나은 젓가락질이 없을 뿐 아니라 나쁜 젓가락질도 없는데, 얼굴을 보고서 값(점수)을 매기는 짓하고 매한가지입니다. 수수하게 이야기를 여며서 조용하게 젓가락질 노래를 불렀다면, 그때에는 이 책이 빛났으리라 봅니다.


《젓가락질 너는 자유다》(조한별, 휴머니스트, 2021.3.2.)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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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노동자 - 뉴딜이 기획한 가족과 여성 아우또노미아총서 56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지음, 김현지.이영주 옮김 / 갈무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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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18.

읽었습니다 247



  집안일이란, 집에서 함께 하는 일입니다. 집안일은 더 힘들거나 덜 힘들지 않고, 집안일이 나쁘거나 좋지 않습니다.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누구나 맡는 집안일이요, 더 지거나 이는 일이 아닌,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짓는 바탕인 일입니다. 《집안의 노동자》는 ‘집에서도 밖에서도 종(노예)처럼 굴러야 하던 사람’은 누구요, 어떤 굴레였는지 짚습니다. 다만, ‘굴레’를 짚느라 ‘일’이 무엇이고, 이 일을 누가 어떻게 맡으면서 아이들한테 물려주어서 ‘살림’으로 북돋울 수 있는가 하는 대목을 바라보거나 헤아리지는 못 합니다. 집안일을 ‘바침(희생)’이 아닙니다. 집안일은 집을 사랑하는 사람이 어우러지면서 즐겁게 맡고 가꾸는 노래입니다. 그저 ‘나라(정부·학교)’가 서고 돌이를 싸울아비(군인)로 빼돌리려 하면서, 돌이는 ‘싸움종(군인 노예)’로 뒹굴고, 순이는 ‘몸종’으로 뒹굴어야 했습니다. 아이는 남도 나라도 맡을 수 없어요. 우리가 맡고 집을 돌볼 노릇입니다.


《집안의 노동자》(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김현지·이영주 옮김, 갈무리, 2017.8.24.)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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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리는 옷장 - 지속가능한 패션을 위한 고민
박진영.신하나 지음 / 창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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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18.

읽었습니다 246



  우리 집 큰아이가 열여섯 살을 지나가는 길목에, 일산 할머니가 옷 여러 벌을 꽃빔으로 보냅니다. 함께 일하는 이웃님한테서 얻었다는데, 큰아이는 옷꾸러미를 열고는 “못 입겠는데요?” 하고 얘기합니다. 알록달록 꾸민 옷이지만, 하나같이 ‘폴리 100’ 또는 ‘폴리 80’입니다. 그나마 ‘솜(면) 60’쯤 되는 옷은 비누로 애벌빨래를 하고서 한참 샘물에 담근 다음에, 잿물(EM발효액)에 다시 담가서 빨지만 죽음냄새(화학약품)는 안 가십니다. 며칠 동안 마당에 내놓아 해바람에 이슬을 먹여도 죽음냄새는 그대로입니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은 오늘날 ‘서울살이(도시생활)’를 하는 분들이 옷을 어떻게 장만하고, 옷칸을 어떻게 다뤄야 한결 나을까 하는 줄거리를 다룹니다. 그러나, ‘사서 입고 내놓는 옷’이란 얼거리에 머뭅니다. 우리 몸을 살리는 옷이라면 풀이나 누에나 염소한테서 실을 얻습니다. 실부터 알고, 들숲을 읽고, 살림짓기를 하지 않고서야 그저 ‘패스트패션’일 뿐입니다.


《지구를 살리는 옷장》(박진영·신하나, 창비, 2022.4.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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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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