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52. 바다아이 (2014.3.15.)

 


  군내버스를 타고 상촌마을에 내린 뒤, 사십 분 남짓 걸어서 발포 바닷가에 닿는다. 큰아이는 동생과 함께 먼저 바닷가로 걸어간다. 동생은 누나와 나란히 걸어서 바닷내음을 마신다. 어때? 즐겁지? 바닷가에서는 노래와 냄새와 빛깔 모두 아름답게 우리 마음으로 스며들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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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1. 고무신 작은아이 (2014.3.3.)

 


  겨울 지나 따순 봄이 되니, 작은아이는 저한테 가장 좋은 고무신을 꿴다. 고무신은 신기에도 좋고 벗기에도 좋다. 발을 슥 디밀면 잘 맞고 발을 살살 털면 톡 빠진다. 다만, 고무신을 꿰고 돌아다니면 잔돌이나 모래가 쉬 들어간다. 그러면 또 고무신은 쉬 벗어서 살살 털면 된다. 네 누나도 너처럼 오래도록 고무신을 꿰었단다. 그런데 네 누나는 고무신도 잘 꿰었지만 예쁜 꽃신에 꽂혀서 꽃신을 신고 바다에까지 들어가서 놀았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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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0. 논둑놀이 아이 (2012.5.30.)

 


  시골에 살지만 우리 땅은 아직 없어 논일을 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우리 땅이 아니더라도 온통 논과 밭이니, 어디이든 마실을 다닌다. 대문만 열어도 코앞에 있는 논을 바라보고, 집 뒤로는 모조리 밭이다. 머잖아 우리 논을 얻으면 그때에는 손모를 퐁퐁 심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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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49. 빨래터 청소순이 (2014.2.25.)

 


  봄을 앞둔 마을 빨래터에 물이끼가 많이 낀다. 겨울 지나 따순 봄이 되니, 이제는 따순 볕을 받으며 물이끼도 훨씬 많이 자주 낄 테지. 그동안 한 달에 한두 번 빨래터 청소를 하러 나왔다면, 이제는 열흘이나 이레마다 나와야 할는지 몰라. 사름벼리는 앞으로 멋진 청소순이가 되어 빨래터를 맡아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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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3-01 22:06   좋아요 0 | URL
빨래터 청소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예쁩니다!!^^

숲노래 2014-03-01 22:33   좋아요 0 | URL
아버지 일을 돕는다는 뜻 + 재미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재미있기' 때문에
신나게 도와주면서 놀아요.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시골아이 48. 시골스럽게 그림잔치 (2014.2.26.)

 


  시골에서는 시골내음을 맡으면서 논다. 시골에서는 시골빛을 그림으로 담는다. 시골에서는 시골살이를 글로 쓴다. 시골에서 살아가니 저절로 시골사람이 된다. 시골아이는 시골집에서 시골놀이를 누린다. 멀리 나가야 하지 않는다. 자가용을 달려야 하지 않는다. 두 다리를 믿고 씩씩하게 걷는다. 두 다리에 기대어 튼튼하게 달린다. 볕이 한결 잘 드는 곳에서는 벌써 동백나무가 꽃잔치를 이루지만, 우리 집은 꼭 두 송이만 터진다. 천천히 봉오리를 벌리는 동백나무 곁에서 그림놀이를 한다. 그림 하나를 그릴 뿐일 수 있지만, 즐거운 그림잔치이다. 작은 새들이 후박나무 가지에 앉아서 재재거리면서 두 아이를 지켜본다. 까마귀와 까치가 하늘을 휘휘 날면서 두 아이를 바라본다. 나도 아이들 곁에 서서 그림잔치를 함께 누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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