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82. 숲에서 (2014.6.30.)



  더운 여름날 숲에서 놀자.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나무그늘로 찾아가자. 나무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고, 나무 곁에서 나무빛을 온몸으로 맞아들이자. 숲아, 우리들 왔어, 같이 놀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81. 물빛을 바라보다 (2014.7.20.)


  우리는 골짜기에 어느 때이든 천천히 걷거나 자전거를 달려서 찾아온다. 골짜기는 우리 놀이터 가운데 하나이다. 미끄럼이 있어야 놀이터는 아니야. 물살을 가르고 물노래를 들으며 물빛을 먹을 적에 즐겁게 놀이터가 돼. 골짝물이 콸콸 넘쳐 흐르면서 우리한테 들려주는 노래를 듣자. 골짝물이 콰르르 넘쳐 흐르면서 피워내는 물거품꽃을 바라보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80. 집으로 가는 길에 (2014.7.14.)



  고양에서 순천으로 다섯 시간 십 분, 순천에서 고흥으로 한 시간, 고흥 읍내에서 마을 어귀로 이십 분, 모두 여섯 시간 삼십 분 동안 버스를 타고 시골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이 집으로 걸어간다. 읍내에서 마을로 오는 군내버스에는 마을 할배와 할매 한 분씩 타셨다. 산들보라가 앞장서서 걷는다. 마을 할배 뒤에 붙어서 걷는다. 누나가 동생 뒤에서 걷는다. 두 아이 모두 할배 걸음에 맞추어 마을회관을 스치면서 걷는다. 군내버스에서 내릴 무렵 저마다 제 가방을 챙겨서 멘다. 일산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는 아이들 가방을 내가 챙겨서 들었으나, 고흥집에 닿을 무렵 아이들 가방을 아이들이 스스로 챙긴다. 이제 집에 다 왔다는, 아니 집으로 들어갈 적에는 너희 스스로 가방을 멘 차림새로 들어가겠다는 뜻이로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79. 숲 도서관 순이 (2014.7.3.)



  일곱 살이 무르익는 사름벼리는 함께 서재도서관에 가자고 하면, “아버지, 열쇠 주셔요. 내가 먼저 가서 열게요.” 하고 말한다. 열쇠를 아이한테 건네면, 어느새 휙휙 날면서 문을 따러 간다. 풀이 우거져서 숲을 이루어도, 풀을 베어서 걷기에 수월해도, 언제나 깡총깡총 뛰듯이 달리면서 노래한다. 도서관순이는 숲순이가 되겠다고 문득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78. 시골아이가 예뻐 (2014.6.28.)



  시골아이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곁님은 어릴 적부터 ‘시골아이’로 살다가 ‘시골어른’이 되고 싶었단다. 나는 어떠한가? 나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었지 싶다고 돌아보다가,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그래, 나도 곁님과 똑같이 ‘시골아이’이고 싶었다고 떠올랐다. ‘도시아이’가 아닌 ‘시골아이’로 살면서 ‘시골사람’으로 씩씩하고 아름답게 삶을 지을 수 있기를 바랐다는 어릴 적 생각이 환하게 떠올랐다. 대문을 활짝 열고 마실을 가기 앞서, 아이들이 마을논과 먼 멧자락을 바라보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면서, 내 가슴속 빛이 아이들한테서 새록새록 살아나면서 새롭게 태어나는구나 하고 느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