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62. 도랑물 내려다보기 (2014.5.1.)



  마실을 가는 길에 두 아이가 먼저 대문을 박차고 달린다. 이야 하고 소리를 지르며 달리던 두 아이는 마을 앞을 흐르는 도랑물을 내려다본다. 도랑물에 무엇이 있니? 도랑물에 무엇이 흐르니? 옛날이라면 도랑물이 벼랑처럼 높지 않을 테지만, 요새는 도랑을 죄 시멘트로 덮으니 아이들로서는 너무 높다. 그래도 아이들은 도랑으로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논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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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61. 풀 뜯다가 민들레씨 후우 (2014.4.20.)



  풀을 뜯다가 민들레씨를 본 사름벼리는, 풀뜯기를 멈추고는 민들레씨 멀리멀리 날아가라면서 후우 하고 분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 민들레씨를 날리는데, 다 날아가지는 않는다. 꽃대에서 안 떨어지는 씨앗은 손으로 콕콕 집어서 떼어서 날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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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60. 골짝물에 두 발 담가 (2013.7.30.)



  골짝물에 두 발을 담그면 골짝물에서 살아가는 자그마한 물고기가 살살 헤엄을 치면서 발끝을 간질인다. 얼마나 귀여운 물고기인지 모른다. 이 물고기들을 생각한다면 골짜기에 함부로 시멘트를 들이붓지 못할 텐데, 어른들은 참 생각이 없고 눈이 없으며 마음이 없다. 시골아이는 작은 물고기를 바라보면서 예쁜 고기야, 예쁜 고기야, 하고 자꾸자꾸 노래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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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9. 이불순이 되어 (2014.2.11.)



  햇볕이 따끈하고 얼음장 풀리는 봄이란, 아이들이 활짝 웃으면서 신나게 뛰노는 새날이라고 느낀다. 따순 볕이 좋아 해바라기를 하고, 따순 볕처럼 살가이 짓는 웃음이 마당에 넘치면서, 보금자리가 즐겁고 하루가 빛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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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58. 갓꽃과 함께 (2014.4.17.)



  아이들은 어버이 뒤를 졸졸 따른다. 아이들은 어버이 말씨를 고스란히 따라한다. 아이들은 어버이 눈빛을 낱낱이 물려받는다. 내가 비오는 날 마당으로 내려와서 조용히 빗물 사진을 찍자니, 작은아이가 어느새 눈치를 채고는 “나도 마당에 나가야지!” 하면서 졸졸 뒤에 붙는다. 작은아이더러 “보라야, 너도 갓꽃을 좀 보렴.” 하니 “꽃? 어디에?” 하고 묻는다. “바로 뒤에 있어. 저기 노란 꽃.” 네 살 작은아이는 노란 꽃을 보았을까. 저보다 키가 크게 자란 갓꽃을 작은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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