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42. 억새놀이 즐거운 시골길 (2014.1.20.)

 


  도시에서라면 억새를 뽑아서 놀 수 없다. 다만, 도시 가운데에는 조금 바깥으로 나가면 억새를 얻을 만한 데가 있을는지 모른다. 시골은 억새도 있지만 자동차도 없다. 억새가 있으면서 자동차가 없으니 시골이다. 그러나, 시골 가운데에도 억새를 보기 어려우면서 자동차는 자주 보는 데도 있겠지.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억새를 누리면서 자동차는 없어 시골길 한복판을 아무 거리낌이 없이 달리거나 거닐면서 논다. 바람소리를 듣고 바람내음을 먹는다. 바람빛을 누리면서 여름에도 겨울에도 마음껏 지낸다. 얼마나 즐거운가, 자동차가 없으니. 얼마나 조용하면서 싱그러운가, 자동차가 달리지 않으니. 자동차가 달리는 찻길에는 억새뿐 아니라 나락도 콩도 자랄 수 없다. 자동차가 달릴 수 없는 논과 밭과 들과 숲에는 억새뿐 아니라 앵두나무도 잣나무도 유채풀도 동백나무도 씩씩하게 뿌리를 내리면서 자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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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41. 두 아이 자전거놀이 (2014.1.1.)

 


  도시에서는 너른 마당을 누리기 몹시 힘들다. 도시에서는 너른 빈터를 즐기기 매우 어렵다. 도시에서는 작은 아이들이 세발자전거를 느긋하게 몰면서 놀 만한 터가 없다. 도시에서는 작은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웃고 뛰놀 만한 골목이 거의 다 사라진다. 어디에나 자동차가 넘치기 때문이다. 빈터마다 자동차가 떡 하니 버티고 서서 아이들이 못 놀도록 가로막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자동차를 타면 아이들은 아무것도 못 한다. 어른들이 자동차를 멀리해야 비로소 아이들이 활짝 웃으면서 홀가분하게 뛰놀며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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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40. 끝없는 놀이둥이  (2013.12.2.)

 


  나무가 있으면 타고 오른다. 널판이 있으면 밟고 노는데, 미끄럼틀처럼 삼는다. 막대기가 있으면 바닥에 깔고 징검다리를 삼는다. 작대기를 주워 휘휘 바람을 가르고, 작대기 끝으로 신을 꿰어 하늘로 휙 던지기도 한다. 놀이는 끝이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이든 두 손으로 만지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논다. 동생은 누나를 따르고, 누나는 동생을 이끈다. 함께 놀고 함께 웃으면서 한겨울 추위쯤이야 어느새 잊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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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39. 씩씩한 맨발 어린이 (2013.10.25.)

 


  어머니가 꺾어 준 억새 한 포기를 들고 맨발로 뛰노는 산들보라가 대견하다. 억새 한 포기면 하루가 훌쩍 지나가지? 흙바닥이든 풀숲이든 숲속이든 바닷가이든 시멘트바닥이든 아스팔트바닥이든 어디이든 그저 맨발로 야물딱지게 놀면 즐겁지? 씩씩한 아이와 함께 씩씩한 어른으로 함께 살아야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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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38. 막대수세미 치켜들고 (2013.12.22.)

 


  빨래터를 다 치운 아이들이 막대수세미를 치켜들고 걷는다. 노래를 부르면서 걷는다. 무언가 대단한 일을 했구나. 너희들 지난가을까지만 하더라도 막대수세미며 다른 짐이며 모두 아버지더러 들라 하고는 맨몸으로 고샅을 달리며 놀더니, 오늘 모처럼 막대수세미 하나씩 나누어 들고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가는구나. 다음해에 빨래터를 또 치울 적에도 이렇게 막대수세미 치켜들고 노래하면서 걷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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