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72. 바닷물을 뛰어넘어 (2014.6.9.)



  밀려드는 바닷물을 온몸으로 맞던 사름벼리가 문득 펄쩍펄쩍 뛴다. 물결을 뛰어넘겠다는 마음이다. 좋아. 좋지. 힘껏 뛰어라. 펄쩍펄쩍 뛰고 폴딱폴딱 뛰어라. 하늘을 휘 날다가 시원한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어 온몸을 적셔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71. 불가사리 별가사리 (2014.6.9.)


  바닷가에 가서 논다. 모래를 맨발로 밟고 바닷물을 온몸으로 느낀다. 바닷가에서 여러 동무를 만난다. 소라게를 만나고 게를 만나며 거북손과 미역을 만난다. 불가사리도 만난다. 천천히 몸을 뒤집으려는 불가사리를 바라본다. 불가사리는 별과 닮았다 여길 만하기에 별가사리라 할 수 있다. 바닷물에 떠밀려서 왔을까, 모래밭에서 놀고 싶기에 이렇게 왔을까. 밀리다가 쓸리는 바닷물 따라 불가사리는 다시 바다로 돌아갈 테지. 큰아이도 작은아이도 불가사리 앞에 서서 불가사리를 바라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70. 쑥밭에 떨어진 공을 (2014.6.8.)



  일곱 살 누나는 쑥밭에 공이 떨어져도 척척 꺼낸다. 네 살 동생은 쑥밭에 공이 떨어지니 안 보인단다. 그래, 네 키로는 안 보일 만하네. 그렇지만 말야, 산들보라야 너 같은 시골아이는 쑥밭을 헤치고 들어가서 공을 꺼내면 되지. 잘 자란 쑥잎이 네 살갗을 간지르고, 쑥잎내음이 네 몸이 퍼지면서 한결 푸르며 싱그러운 기운을 누릴 수 있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69. 감꽃 세기 (2014.5.23.)



  감꽃을 줍는다. 꽃차례가 곱게 붙은 감꽃을 두 아이를 불러 손바닥에 쏟는다. 지난해에 먹은 감꽃인데, 올해에는 떠오르지 않을까? 한 해만에 먹으니 좀처럼 못 떠올릴 수 있다. 올해에도 며칠 감꽃을 먹고 이듬해에도 또 감꽃을 먹으면 그때부터는 감꽃을 안 잊을 수 있을까? 일곱 살 큰아이가 손바닥에 얹은 감꽃을 하나하나 센다. 네 살 작은아이가 누나처럼 감꽃을 세겠다면서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짚는다. 작은아이한테도 곧 숫자를 가르쳐 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골아이 68. 씩씩하게 걷자 (2014.5.16.)



  한낮 땡볕이 내리쬐는 길을 걷자. 가깝지는 않지만 그리 멀지도 않다. 우리 씩씩하게 걷자. 들풀과 들꽃을 바라보면서, 구름과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저 먼 멧봉우리를 마주하면서 씩씩하게 걷자. 들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리고, 멧새가 지저귀는 노래를 가슴으로 받아먹으면서 걷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