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87. 2015.3.27. 앵두꽃을 보렴



  너희한테는 모두 새롭다. 너희한테는 모두 아름답다. 알지? 너희 가슴에 새로운 숨결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너희한테는 무엇이든 다 아름답단다. 앵두꽃을 지난해와 그러께에도 보았을 테지만, 올해에도 이렇게 본단다. 생각나니? 지난해까지는 다른 집 앵두꽃을 보았고, 올해부터는 우리 집 앵두꽃을 본단다. 이 앵두꽃을 그윽히 가슴으로 맞아들여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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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86. 2015.3.27. 두 손에 갈퀴덩굴



  밥상에 올릴 풀을 뜯는다. 꽃순이가 아버지 곁에서 거들려 하니, 꽃돌이가 누나를 옆으로 밀면서 제가 거들겠노라 한다. 그래, 그러렴, 그런데 말이야 누나를 밀지 말아야지, 누나도 함께 하고 싶은걸. 꽃돌이가 손을 척 벌린다. 갈퀴덩굴을 뜯어서 꽃돌이한테 건넨다. 꽃돌이는 두 손에 가득 얹힐 때까지 기다린 뒤 그릇으로 옮긴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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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85. 2015.3.29. 흰민들레 노래순이



  앵두나무 곁에 흰민들레 두 포기를 옮겨심는다. 우리 집 마당이며 뒤꼍이며 어디이고 흰민들레가 넉넉히 돋아서 민들레잎도 맛나게 먹고, 흰꽃이 나누어 주는 숨결을 기쁘게 누리려는 뜻이다. 옮겨심은 민들레는 첫날에는 기운이 살짝 처지는가 싶더니, 물 한 바가지를 주니 싱그럽게 살아나고, 사흘에 걸쳐 내린 봄비를 마시면서 이제 제대로 뿌리를 내린다. 흰민들레한테 아침저녁으로 꽃순이가 노래를 불러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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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84. 2015.4.1. 동백꽃 던지기



  마당 한쪽에 동백꽃이 날마다 떨어진다. 말라서 떨어지는 아이가 있고, 소담스러운 봉오리로 떨어지는 아이가 있다. 아침저녁으로 동백꽃송이를 주워서 나무 둘레로 던져 놓는다. 산들보라가 동백나무 곁으로 왔기에, 이 일을 꽃돌이한테 맡긴다. 꽃돌이는 잎 하나 봉오리 하나 따로따로 들어서 살몃살몃 던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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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83. 2015.3.26. 매화꽃잎순이



  꽃순이는 아침에 일찍 마당과 뒤꼍을 돌면서 나무한테 인사를 한다. 동생은 잠옷도 안 갈아입고 나무한테도 인사를 안 하려 한다. 꽃순이는 나무마다 들러서 인사를 하다가 매화나무 밑에서 매화꽃잎을 잔뜩 주웠다. 매화꽃잎에서 고운 냄새가 난다면서 두 손에 소복히 놓은 꽃잎을 보여준다. 동생은 누나 손에 가득한 꽃잎을 나누어 달라면서 벌린다. “야, 니가 가서 주워야지. 나는 가서 주웠단 말이야.” “그래도 줘.” 꽃잎을 하나하나 알뜰히 주운 꽃순이한테서 매화내음이 짙게 퍼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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