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26. 2015.11.11. 붉나무 잎을



  숲마실을 가며 붉나무를 보고는 “벼리야, 저기 저 붉게 물드는 나무는 붉나무야.” 하고 말하니, “아, 저 나무!” 하면서 붉나무한테 다가선다. 그러더니 “붉나무야, 네 잎을 좀 따 갈게.” 하고 말하면서 한 잎 두 잎 석 잎 넉 잎 자꾸 딴다. 두 손 가득 붉나무 가을잎을 딴 꽃순이는 ‘붉은 잎 부채’를 쥐면서 논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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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25. 2015.11.3. 산국돌이



  꽃순이는 산국 둘레에 벌이 많다면서 자꾸 멈칫하지만, 꽃돌이는 벌이 있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는다. 벌에 쏘인 적이 있는 터라 꽃순이가 자꾸 두려워하네 싶다. 그렇지만 다 괜찮은걸. 네가 벌을 생각하니 벌이 자꾸 너한테 가려고 한단다. 산국돌이를 보렴. 씩씩하게 꽃만 바라보고 꽃을 훑으니 벌은 산국돌이 곁으로 오지 않아.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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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24. 2015.11.3. 산국순이



  들길을 함께 걷다가 산국을 본다. 멧국이기도 하고 들국이기도 하다. 아이들하고 꽃송이를 함께 훑는다. 잘 말려서 차로 끓여서 마시려고. 조그마한 꽃송이를 찬찬히 훑어 손에 얹는다. 손가락에도 손바닥에도 몸에도 산국내음이 짙게 밴다. 차로 끓이면 찻내음으로도 고운 숨결이 퍼질 테고, 들길에서 이 꽃송이를 훑어도 그야말로 그윽하게 고운 바람이 퍼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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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23. 2015.11.16. 유자알 쥔 웃음꽃



  꽃돌이가 유자알을 나른다. 꽃순이가 유자알을 통에 받으면, 꽃돌이는 한손에 한 알씩 쥐고 콩콩콩 풀밭을 달려서 바깥물꼭지 있는 곳에 있는 큰 통에 넣는다. 둘도 셋도 쥐지 않고 한손에 한 알씩 쥐고 싱글벙글 웃으면서 논다. 노는 꽃돌이 손에서 유자내음이 짙게 퍼지고, 일손도 톡톡히 거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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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22. 2015.11.3. 지나칠 수 없는 꽃



  꽃이 있으면 꽃을 보아야 한다. 꽃을 보면 말을 걸어야 한다. 말을 걸었으면 꺾어야 한다. 이제 꽃 한 송이 살며시 꺾어 손에 쥐거나 머리에 꽂거나 즐겁게 함께 논다. 봄에는 봄꽃을, 가을에는 가을꽃을, 그리고 곧 찾아올 겨울에는 겨울꽃을 두리번두리번 살피면서 언제나 꽃순이 놀이를 누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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