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16. 2015.5.24. 이 꽃 예쁘네



  마을 빨래터를 치우고 물놀이까지 마친 시골돌이가 집으로 돌아가다가 문득 걸음을 멈춘다. “이 꽃 예쁘네” 하면서 쭈그려앉아서 꽃내음을 맡는다. 그래, 그 꽃 예쁘네. 꽃도 네 몸짓도 모두 예쁘네. 바람도 예쁘고 구름도 예쁜 하루이네. 예쁜 꽃을 알아보는 네 눈길도 예쁘고, 너를 먹이고 입히면서 함께 지낼 수 있는 우리 보금자리도 모두 예쁘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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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15. 2015.9.27. 억새 씨앗 훑기



  마당 한쪽에고 한들거리는 억새를 본 꽃순이는 얼른 한 포기 꺾는다. 이러고 나서 씨앗을 살살 훑는다. 바람에 씨앗을 날리는 재미를 누리기도 하고, 때로는 머리에 씨앗을 얹어서 “눈이야! 눈이 왔어!” 하면서 놀기도 한다. 가만히 보면, 아이들이 있어서 온갖 풀씨가 골고루 퍼지는구나 싶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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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14. 2015.9.25. 까마중 훑느라 바쁜



  우리 집 꽃순이가 마당 한쪽에서 까마중을 훑는다. 마당에 떨어진 후박잎을 까마중이랑 앵두나무 둘레에 뿌렸고, 풀짚도 이 둘레에 깔았다. 선물로 받은 흰고무신을 꿴 시골순이는 언제나 꽃순이가 되고 놀이순이가 되면서 웃음순이로 지낸다. 꽤 오랫동안 까마중을 훑는데 까마중풀은 이 아이들한테 자꾸자꾸 까마중알을 베푼다. 이쪽에서 훑으면 저쪽 까마중이 손을 흔들고, 저쪽 까마중을 훑으면 다시 요쪽에서 까마중이 손을 흔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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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113. 2015.9.18. 나도 따 볼래



  꽃순이도 무화과나무에 맺힌 무화과알을 따고 싶다. 까치발을 해 본다. 안 닿는다. 곁에서 아버지가 무화과나무 가지를 하나 슬쩍 잡아서 당긴다. 무화과나무 가지는 부드럽다. 슬쩍 잡아서 잡아당겨도 부러지지 않고 우리 쪽으로 와 준다. 꽃순이는 발돋움을 하면서 손을 뻗는다. 드디어 무화과알 하나를 손에 쥔다. “어떻게 해?” “생각해 봐.” “잘 안 돼.” “잘 하면 돼. 그렇게 하지 말고 위로 들어. 위로 들어서 살짝 돌리면 톡 떨어져.” 꽃순이는 한 알만 딴다. 나머지는 아버지가 딴다. 그릇에 담은 무화과는 꽃순이가 들고 집으로 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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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15-09-25 11:02   좋아요 0 | URL
아유 제가 좋아하는 무화과네요, 정말 맛나보여요^^

숲노래 2015-09-25 13:35   좋아요 0 | URL
가게에서 파는 무화과처럼 이쁘장하지 않으나
맛은 얼마나 깊고 달콤한지 모른답니다! ^^
 

꽃아이 112. 2015.9.19. 누나가 좀 뽑아 줘



  “영차, 영차. 누나야, 누나가 도와줘.” “뭔데? 아, 너는 아직 작아서 못 해. 그러니까 누나가 해 줄게. 영차, 영차, 그런데 누나도 잘 안 되네. 영차, 영차.” 두 아이는 서로 갈마들면서 억새풀을 한 포기 뽑으려고 한다. 한참 용을 쓴 끝에 꽃순이가 억새풀 한 포기를 새로 뽑는다. 멋진 아이들이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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