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97. 2014.7.20. 버섯순이
골짜기를 지나 멧등성이를 타고 오르다가 큰갓버섯을 본다. 와, 잘 자란 큰갓버섯이네. 꽃순이를 불러서 꽃순이가 따도록 시킨다. 네 얼굴만큼 크네. 그러니 큰갓버섯일까? 큼큼큼 냄새를 맡는다. 고운 버섯이로구나.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순이)
꽃아이 96. 2015.5.16. 노랑붓꽃길 뛰어
걷는다. 오월볕이 제법 뜨끈뜨끈하게 내리쬐는 길을 걷는다. 노랑붓꽃이 줄지어서 가득 핀 길을 걷는다. 그러니까 ‘노랑붓꽃길’이다. 꽃내음을 맡으면서, 꽃냄새로 온몸을 적시면서, 천천히 걷다가 신나게 내달리고, 폴짝 뛰어서 오월바람까지 품에 안는다. ㅅㄴㄹ
꽃아이 95. 2015.4.22. 푸른단풍잎이랑
새로 돋은 단풍잎을 둘 뜯어서 손에 쥐는 꽃순이. 우리 도서관에 갈 적마다 커다란 나무 곁에 서서 “잘 있었니? 반가워!” 하고 인사하는데, 갓 돋은 보들보들한 잎사귀를 나무한테서 얻고는 기쁘게 자전거를 탄다. 새 나뭇잎한테도 자전거마실을 시켜 주고 싶은 마음이요, 새 나뭇잎도 바람을 기쁘게 쐬면서 봄내음을 듬뿍 마시게 하고 싶은 마음이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순이)
꽃아이 94. 2015.4.11. 가락지 꽃이야
대문 앞 논둑에서 돋은 자운영을 본 꽃순이가 “아버지, 이 꽃, 반지 만드는 꽃이야!” 하고 외친다. 그래, 지난봄에 이 꽃송이를 길게 꺾어서 가락지를 엮었지. 꽃대가 가늘고 길게 오르는 고운 아이들을 톡톡 끊어서 손가락마다 가락지를 엮으며 논단다. ㅎㄲㅅㄱ
꽃아이 93. 2015.4.13. 노란 꽃이야
꽃돌이가 꽃순이 누나와 마당에서 놀다가 노란 꽃을 뜯었다. 갓꽃이나 유채꽃을 뜯었겠지. 이 노란 꽃이 곱다면서 아버지한테 보여주어야겠단다. “아버지, 이리 와 봐요. 보여줄 게 있어요. 어서요!” 꽃돌이는 손바닥에 노란 꽃을 얹었다. 꽃 좋아? 꽃 예뻐? 우리 집을 노랗게 밝히는 이 어여쁜 꽃을 언제까지나 사랑해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