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7] 이쪽과 저쪽

 


  이쪽에서 바라보는 저쪽
  저쪽에서 바라보는 이쪽
  모두 같은 넋과 숨결.

 


  스스로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때에, 나 스스로 이쪽과 저쪽으로 나뉘면서, 온누리를 두 갈래로 바라보는구나 싶어요. 내가 이쪽에 서면 저쪽은 저곳에 있을 테지만, 내가 저쪽에 서면 이쪽은 또 저곳에 있겠지요. 이쪽과 저쪽은 서로 다르지 않아요. 이쪽도 저쪽도 모두 같아요.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고, 함께 사랑할 사람들이에요. 서로 아낄 이웃들이고, 서로 보살필 동무들이에요. 4346.8.2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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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6] 두 마음

 


  둘 아닌 하나요,
  여럿 아닌 하나인,
  삶을 사랑하는 마음.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자리에서 살아갑니다. 다 다른 생각을 품고 다 다른 일을 하니, 서로서로 마음이 다르다 할 만한데, 다 다르다고 하는 마음이지만, 밑바탕에서는 모두 한 가지로 똑같으리라 느껴요.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대목에서는.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씩씩하게 하루를 맞이하고, 삶을 사랑하는 마음이기에 저마다 아름답게 피어날 이야기꽃을 주고받습니다. 4346.8.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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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5] 숲길

 


  숲길은 숲바람 마시며 걷는 길
  들길은 들내음 맡으며 걷는 길
  삶길은 삶사랑 빛내며 걷는 길.

 


  자동차 드나들기 수월하도록 숲길 안 깎아도 한결 아름다울 골짜기 될 테지만, 어른들은 한결 아름다울 골짜기보다는 자동차 수월하게 드나드는 길을 더 바랍니다. 두 다리로 걷는 숲은 헤아리지 않아요. 이 바쁜 나라에서 언제 걸어서 다니느냐고, 자동차로 휭 숲길 가로지르면 넉넉하다고 여깁니다. 걸을 때에 즐거운 길을 걷지 않고, 천천히 쉬며 드러누워 하늘바라기 하면 호젓한 길을 쉬지도 눕지도 않으면, 삶은 어떤 빛이나 무늬가 될까요. 아이들은 자동차에 실린 채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다니는 짐이 아닙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자동차에 태운 채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 보내는 심부름꾼이 아닙니다. 서로 손을 맞잡고 숲길과 들길과 삶길을 씩씩하게 걸어요. 4346.8.7.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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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07 09:48   좋아요 0 | URL
정말, 숲길과 들길과 삶길을
서로 손잡고 씩씩하고 즐겁게 걷고 싶어요~.

숲노래 2013-08-07 11:07   좋아요 0 | URL
모두들 자가용도 손전화도 내려놓고
함께 거닌다면...
 

[시로 읽는 책 44] 달라지는 삶

 


  마음 삶 사랑
  늘 아름답게 거듭나며
  날마다 달라지는 사람.

 


  아주 어릴 적부터 깨달았어요. 어제와 오늘은 다르고, 오늘과 모레는 다르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일기쓰기 숙제를 하면서도, 학교에서 하는 공부란 늘 똑같은 틀로 나아간다 싶더라도, 언제나 다른 하루요 삶이라고 깨달았어요. 2학년이나 3학년이나 4학년이나 5학년이나 딱히 학교 울타리에서는 달라질 구석이 없구나 싶지만, 내 몸과 마음만은 늘 달라진다고 느꼈어요. 학교에서 교사들은 우리를 모두 똑같은 틀로 찍어내려 했고, 여느 어버이들도 이녁 아이들이 똑같은 회사원이나 노동자 되기를 바라는 듯싶었어요. 그러나 어느 누구도 똑같을 수 없고, 어느 누구라도 똑같은 날 누리지 않아요. 학교수업 하는 동안 으레 딴짓을 했어요. 늘 똑같은 쳇바퀴 같은 수업은 귀에 안 들어와요. 마음은 하늘나라에서 춤추며 ‘날마다 다른 삶’이 얼마나 재미난가 하고 생각했어요. 이러다가 으레 꾸지람을 들었지만. 4346.8.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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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 어른

 


  모든 어른들은
  아름다운 아이들 모습을 안고
  무럭무럭 자랐겠지요.

 


  어릴 적에 즐겁게 뛰놀지 못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어린 나날에 따숩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은 아름다운 숨결을 얻어 이 땅에 태어나요. 그래서, 어릴 적에 즐겁게 뛰놀면서 아름다운 넋을 넉넉히 품고는 아름다운 어른으로 자라는 사람이 있어요. 어린 날에 따숩게 사랑받은 빛을 한가득 품고는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크는 사람이 있어요. 어릴 적에 즐겁게 뛰놀지 못한 나머지 어른이 되어도 즐겁게 놀 줄 모르는 사람이 있고, 어린 날에 따숩게 사랑받지 못한 탓에 어른이 되어도 이웃을 따숩게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놀이도 사랑도 몰랐다 하지만, 마음 가득 고운 이야기 품으려 하면, ‘아름다운 아이’ 넋이 ‘아름다운 어른’ 넋으로 이어져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믿어요. 4346.8.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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