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55] 저녁노을
해를 따라 날아가면 언제나 아침,
또는 낮 또는 저녁 또는 밤 또는 새벽.
삶을 일구며 하루를 맞으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느덧 일곱 시도 안 되어 해가 떨어져요. 저녁노을과 아침노을은 사진으로 찍어도 아름답고, 그예 눈으로 바라보고 또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지구별은 둥글기에 해가 지는 결을 따라 하늘을 날면 스물네 시간 내내 저녁노을이나 아침노을만 바라볼 수 있어요. 또는, 하루 내내 밤이나 낮만 바라볼 수 있어요. 하루 내내 아침만 있다면, 하루 내내 저녁만 있다면, 하루 내내 낮만 있다면 어떤 삶이 될까요. 아침이 있고, 낮이 흐르며, 저녁이 저물고, 밤이 깊으며, 새벽이 밝는 하루를 누릴 적에는 어떤 삶이 될까요. 4346.9.2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