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52] 배우기

 


  즐겁게 웃으면서 함께 먹을 밥.
  기쁘게 웃으며 서로 배우는 삶.
  웃음을 먹고, 웃음을 가르친다.

 


  시험을 앞두고 문제풀이 시키는 짓은 공부가 아니라고 느낍니다. 닦달이라고 해야 맞을 테지요. ‘시험공부’라고 말하지만, ‘시험지옥’이나 ‘시험고문’쯤으로 가리켜야 올바르리라 느껴요. 공부라고 할 때에는 삶을 밝히는 빛인데, 시험문제를 더 잘 풀어서 점수를 더 잘 받는 일이란, 삶을 밝히는 빛이 되지 않아요. 삶을 밝히는 빛이 되려면, 가르치는 사람부터 웃고 배우는 사람이 함께 웃을 수 있어야 해요. 웃음을 나누는 공부예요. 삶을 웃으면서 누리고, 사랑을 웃으면서 나누고 싶기에 배우고 가르쳐요. 아름답게 살고 싶으니까요. 4346.9.6.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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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51] 주고받기

 


  전쟁과 미움도 주고받지만,
  평화와 사랑도 주고받는다.
  받고 싶은 대로 주어야지.

 


  마음과 마음으로 주고받는 선물이란 삶을 새삼스럽게 북돋우는 아름다운 빛이 되지 싶어요. 그런데, 아름다운 마음 아닌 미워하는 마음이나 괴롭히려는 마음이 된다면, 슬프거나 어두운 빛이 되겠지요. 내가 보내는 대로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누군가를 해코지하면, 해코지하던 손길이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누군가를 따스히 보살피면, 따스히 보살피던 손길이 고스란히 돌아와요. 권력을 등에 업고 바보짓 하는 누군가 있으면, 이들은 바보짓을 고스란히 돌려받습니다. 사랑받고 싶다면 사랑하면 됩니다. 미움받고 싶으면 미워하면 됩니다. 4346.9.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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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05 06:16   좋아요 0 | URL
예~저희 어머니도 늘 말씀하셨어요.
다른 이에게 무엇을 주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나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선물하라구요.
그러면 누구보다 자신이 제일 행복해지는 듯 해요~^^

숲노래 2013-09-05 06:28   좋아요 0 | URL
이 글은... '선물'을 이야기하는 한편,
요즈음 이렁저렁 말 많은 '국가보안법' 논쟁을 놓고도
제 생각을 적어 본 글이랍니다 ^^;;

서로 갉아먹거나 깎아내리려 하면
그 말은 고스란히 이녁한테 돌아가겠지요.

다른 이 넋(사상)을 낡은 법으로 옭아매려 하면
그네들은 틀림없이
스스로 그런 낡은 '올가미'에 사로잡히고 말리라 느껴요.
 

[시로 읽는 책 50] 역사

 


  임금님은 역사책을 남긴다.
  시골사람은 들과 마을 가꾼다.
  새와 풀과 나무는 숲을 이룬다.

 


  《조선왕조실록》도 역사입니다. 시골마을과 논밭도 역사입니다. 크고작은 숲도 역사입니다. ‘역사’는 종이책으로만 따질 수 없습니다. ‘역사’는 권력자 이름 줄줄이 늘어놓는다든지, 전쟁과 식민지 발자국을 그러모아야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곡식 한 알이 역사이고, 나무 한 그루가 역사입니다. 숲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들을 읽으면서 사람들이 사랑하고 꿈꾼 길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4346.8.3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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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9] 살아가는 눈빛

 


  어미 제비는 날마다 수백 차례 먹이를 찾아
  새끼 제비들 배를 넉넉하게 채워 준다.
  오직 따사로운 마음길과 사랑길로.

 


  어머니가 되고 아버지가 되면, 이제까지 흐르던 삶에서 아주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나를 바라보고 옆지기를 바라보는 눈길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눈길을 새롭게 틔워야 합니다. 나를 바라보듯이 아이를 바라볼 적에는 아이 삶도 내 삶도 제대로 깨닫지 못합니다. 아이는 아이 삶결대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이는 아이 삶무늬대로 사랑해야 합니다. 아름답게 살아가고 즐겁게 어우러지는 하루를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차린 밥을 잘 먹어 주니 고맙습니다. 내가 빨래한 옷을 잘 입어 주니 고맙습니다. 내가 부르는 노래를 잘 들으며,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잘 들으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맙습니다. 살아가는 눈빛을 밝혀 하루를 누립니다. 4346.8.28.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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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8] 필수과목

 


  일본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가 외발자전거 탄다.
  한국서는 서너 살 어린이조차 스마트폰 만진다.
  아이가 배울 삶이란 사랑과 꿈과 이야기일 텐데.

 


  학교에서 국민윤리나 철학이나 도덕이나 바른생활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밥하기와 살림하기와 아이돌보기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고 생물과 과학을 가르칩니다. 그렇지만, 사랑과 꿈과 이야기를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학교에 종교 과목이 있거나 예배 수업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마음을 다스리거나 생각을 북돋우도록 조용하고 차분하게 흐르는 한때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헤엄치기를 배우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이웃사랑을 배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자전거를 손질하며 즐겁게 타는 삶을 누리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걷고 뛰고 달리고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빛을 즐기지 못합니다. 필수과목을 살피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마음이 하나도 안 생깁니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한테 외발자전거를 가르치는데, 한국에서는 어린이가 무엇을 보고 느끼며 배우도록 하는가요. 4346.8.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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