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32. 2014.11.28. 얼른 주셔요



  돼지고기튀김을 익혀서 꽃접시에 올린다. 튀김고기밥을 먹기 앞서 몸을 따순 국물로 덥히라고 말한다. 밥순이와 밥돌이는 얼른 밥을 달라고 노래한다. 뜨거운 국도 밥도 후후 불면서 바지런히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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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1. 2014.12.7. 딸그락



  딸그락딸그락 젓가락 놀리는 소리를 듣는다. 딸그락 소리는 밥맛을 돋우고, 딸그락 소리는 웃음을 부르며, 딸그락 소리는 둘레를 포근한 기운으로 감싼다. 밥은 손가락으로 집어서 먹을 수도 있는데, 우리 겨레는 예부터 수저를 쓴다. 수저를 써서 밥그릇을 비우면 ‘밥 먹는 소리’가 고루 퍼진다. 그릇과 수저를 굳이 쓰는 까닭은 ‘밥 먹는 소리’가 집안에 울리면서 즐거운 기운도 함께 퍼지기 때문은 아닐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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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0. 2014.11.27. 사름벼리가 섞기



  감풀을 섞는다. 사름벼리가 나서기에 기꺼이 건넨다. 양념이 고루 어우러지도록 섞으면 된다. 이리저리 헤집고 비빈다. 섞다가 밖으로 톡톡 튀어나온다. 이제 처음으로 해 보았으니 많이 서툴고 느리다. 앞으로 사름벼리가 이 일을 도맡아서 하면 손목과 아귀에도 한결 야무지게 힘이 붙으리라. 사름벼리가 거들어 아침밥을 한결 수월하게 차린다. 사름벼리는 동생한테 “보라야, 감풀 누나가 섞었어. 어서 먹어 봐.” 하고 말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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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29. 2014.11.26. 첫 호빵



  큰아이한테 호빵을 익혀서 준 적이 있는지 떠올리는데 잘 안 떠오른다. 작은아이한테는 첫 호빵이다. “아버지, 얘 뭐예요?” 하고 묻기에 ‘하얀 동글빵’이라고도 하고 ‘빵호’라고도 한다. ‘빵호’라고 말하니 큰아이가 2초쯤 생각하다가 ‘호빵?’ 하고 되묻는다. 두 아이한테는 세 덩이를 주고 나는 두 덩이를 먹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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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1-30 08:59   좋아요 0 | URL
벼리와 보라가 호빵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저도 호빵 먹고 싶네요~
호빵은 저렇게 우선 바닥의 종이를 떼어내고 빵 겉살을 살살 떼어낸 다음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단팥이랑 보드라운 빵의 맛이 쏘옥~ㅎㅎ
저도 오늘은 아이들에게 호빵을~~

숲노래 2014-11-30 11:01   좋아요 0 | URL
호빵을 참 맛나게 먹어 주어
읍내에 또 가서 사야겠다 싶은데
호빵 사 먹일 살림돈부터
얼른 마련해야지요~

appletreeje 님도 아이들과 함께 호호 불며
따끈따끈 맛난 동글동글 하얀 빵 누리셔요~~
 

꽃밥 먹자 128. 2014.11.8. 단호박 톳국



  단호박을 삶고 톳국을 끓인다. 따끈따끈 김이 오르는 단호박을 긴 접시에 담는다. 우리 몸에 따스한 기운이 스며들기를 바라면서 아침 밥상을 차린다. 아이들이 숟가락을 써서 한 조각씩 뜬다. 맨손으로는 뜨거워서 숟가락을 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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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꽃방 2014-11-28 09:15   좋아요 0 | URL
단호박 뜨겁죠 ㅋㅋ 맛있는 밥상이내요!^^

숲노래 2014-11-28 09:32   좋아요 0 | URL
아이들은 아직 고구마를 더 좋아하지만,
단호박 맛을 하루하루 즐기다 보면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하리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