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137. 2014.12.20. 수저 놓기



  밥이며 국이며 모두 마친다. 자, 이제 먹어 볼까. 두 아이를 부른다. 밥상에는 아직 아무것을 안 놓는다. 겨울이니 두 아이가 밥상맡에 앉고 나서야 비로소 뜨거운 김이 솟는 밥이랑 국을 올린다. 얘들아 밥상은 닦았으니 이제 너희가 너희 수저를 손수 놓으렴. 수저를 놓고 기다리면 밥과 국을 찬찬히 밥상에 올리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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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6. 2014.12.19. 닭국물 감자



  감자와 당근과 고구마를 굵게 썰어서 먼저 폭 끓인 뒤 맑은닭국을 끓인다. 닭국물이 깊이 밴 감자와 당근과 고구마는 새로운 맛이 된다. 냉이국과 함께 맛있게 먹으렴. 닭고기는 아버지가 잘게 찢어서 주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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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12-21 03:43   좋아요 0 | URL
저희도 내일은 닭국을 끓여야겠어요~
냉이국도 맛있겠네요~^^*

숲노래 2014-12-21 08:09   좋아요 0 | URL
저도 늦게까지 안 잤지만
appletreeje 님도 늦게까지 계셨군요.
일요일 아침 느긋하게 맞이하면서
모두 오붓하게 하루 누리셔요~
 

꽃밥 먹자 135. 2014.12.9. 밥에 얹는다



  날마다 먹는 밥이어도 날마다 새롭게 먹으니, 날마다 똑같이 차려도 될 테지만, 무언가 요조모조 더 손을 대고 싶다. 밥과 국을 끓이기 앞서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아이들은 밥을 입과 눈과 코와 귀 모두 써서 먹는다. 그래서 눈으로 보기에도 고운 빛이 흐르기를 바라고, 코로 맡기로도 즐겁기를 바란다. 내가 어느 만큼 아이들 꿈을 맞출 수 있는지 모르지만, 닭볶음을 끓이면서 함께 넣은 양송이버섯이랑 고구마랑 감자랑 당근이랑 유채잎을 밥에 얹는다. 고기는 고기대로, 국물은 국물대로, 다른 먹을거리는 다른 먹을거리대로 나눈다. 닭고기 국물이 밴 양송이와 감자와 고구마와 당근은 새로운 맛이면서 입에서 사르르 녹는다. 냉이국도 맛나게 먹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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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4. 2014.12.1. 실컷 먹자



  고구마나 감자를 잘게 썰어서 볶으면 아이들이 잘 안 먹는다. 고구마나 감자를 동그랗게 썰어서 여린불로 오래도록 구우면 아이들이 잘 먹는다. 잘게 썰어서 볶으면 손이 덜 가고 일찍 밥을 짓지만, 여린불로 고구마와 감자를 굽자면 퍽 오래 걸린다. 두 아이는 고구마와 감자 익는 냄새를 맡으면서 “우와, 맛있는 냄새 난다. 그치?” 하고 웃는다. 저희한테 맛있다는 냄새가 풍기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씩씩하게 기다린다. 손과 품이 제법 들기에 자주 굽지는 못하지만 틈틈이 굽자고 생각한다. 날름날름 집어먹으면서 커다란 접시에 담은 고구마구이와 감자구이와 버섯구이를 싹싹 비우는 아이들이니 늘 넉넉히 굽지만 한 끼니에 몽땅 사라진다. 실컷 먹으면 돼. 모자라면 얼마든지 더 굽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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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33. 2014.12.10. 감카레밥



  카레밥을 하자고 생각하면서 감자 여러 알과 당근과 버섯과 양파를 송송 썰어서 볶다가 잘 익었구나 싶을 무렵 감알도 송송 썰어서 섞는다. 이때에 카레가루를 넣어서 물에 풀고, 깻잎도 잘게 썰어서 섞는다. 감을 두 알 썰어서 넣으니, 카레가 무척 달면서 맛있다. 감알을 넣으면 카레에 다른 양념을 쓰지 않아도 될 만하구나 싶다. 감알은 카레에 녹아들면서 단맛을 내고, 감껍질만 덩그러니 남지만, 카레밥에 놓인 감껍질은 감껍질대로 씹는 맛이 재미있다. 작은아이는 밥그릇에 가득 부은 카레를 밥이랑 섞겠다고 하다가 그만 밥상에 살짝 쏟는다. 좀 먹고 나서 섞으면 될 텐데 말이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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