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7. 2013.6.21.

 


  두 아이가 마루를 어지르며 놀더니, 어느새 그림책 하나 같이 들며 드러누워서 논다. 너희 책을 읽는다기보다 그냥 드러누워서 책을 읽는 척하는 놀이를 하지? 놀면 그저 놀 뿐, 놀고 나서 뒤를 치우면 얼마나 예쁠까만, 좀처럼 뒤를 치울 생각은 하지 않는구나. 아니, 한창 노는 아이들더러 치우라 마라 하는 말을 할 까닭이 없겠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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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6. 2013.6.18.

 


  아침저녁으로 책을 본다. 집안에 있을 적에는 동생하고 개구지게 뛰놀다가도 숨을 돌리라치면 으레 책을 손에 쥔다. 책아버지와 함께 책아이가 되는가. 아버지가 흙아버지로 지내면 너도 흙아이로 살 테니? 아버지가 숲아버지로 있으면 너도 숲아이로 있을 테니? 그런데, 네가 책아이로 있어도 네 동생은 책동생 되지는 않는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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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0 10:26   좋아요 0 | URL
어쩜 이렇게 재밌게 볼까요~? ^^
ㅎㅎ 보라는 늘 손에 장난감을 쥐고 있군요.~

숲노래 2013-06-20 10:59   좋아요 0 | URL
네, 손이 쉴 겨를이 없어요~
 

책아이 15. 2013.6.17.

 


  햇볕 따사롭게 내리쬐는 아침을 맞이하면, 마당에 천막을 펼친다. 드디어 천막 펼치고 놀 수 있는 따사로운 날이 되었다. 아이들은 조금 더 자라 여름날에 마당이나 평상에 천막 치고 잠을 잘 수도 있겠지. 후박나무가 그늘을 드리워 천막에서는 시원하다. 후박나무가 곁에서 바람노래를 불러 주니 천막에서는 풀노래와 나무노래를 한결 보드랍고 맑게 듣는다. 나무기둥을 세우고는 천으로 두른 조그마한 보금자리에서 살아가던 북중미 흙사람은 땅하고 더 가까이 붙어 지내며 땅내음 맡고 땅기운 느끼며 살았겠지. 땅거미 차츰 지는 저녁나절, 큰아이는 천막에서 호젓하게 책을 읽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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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4. 2013.6.14.

 


  바깥마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에, 마당에서 한참 놀고 방에서 쉴 때에, 밥을 먹자고 부를 때에, 밥을 먹고 한숨을 돌릴 때에, 만화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이제 불 끄고 자자며 아이들을 부를 때에, 작은아이는 으레 무언가 손에 쥐고 굴린다. 바퀴 있는 것 굴리기를 아주 좋아한다. 큰아이는 으레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무릎에 얹어서 들여다본다. 작은아이를 무릎에 앉혀 그림책 읽히기를 큰아이 때보다 너무 적게 했기 때문일까. 그러고 보니, 작은아이를 헤아려 그림책 읽히던 일이 참 적은 듯하다. 작은아이는 큰아이가 가르치는 말을 더 많이 배운다고 느낀다. 노래는 언제나 두 아이 함께 있을 적에 부르는데, 그림책 읽을 때에는 큰아이한테 더 마음을 많이 썼구나 싶고, 이러한 하루하루 쌓여 큰아이는 아주 스스럼없이 책을 손에 붙잡는구나 싶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읽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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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13. 2013.5.30. ㄴ

 


  큰아이가 책을 퍽 좋아할 줄 잘 몰랐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아버지라는 사람이 서재를 바꾸어 도서관을 만들고, 집안에도 곳곳에 책이 잔뜩 쌓인 살림살이 보여주니, 큰아이로서는 다른 무엇보다 책을 아버지한테서 물려받는구나 싶기도 하다. 들딸기와 책이 함께 있을 때에 들딸기보다 책에 먼저 손이 가는 모습을 보며 무척 많이 놀랐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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