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7. 2013.8.10.

 


  어느 자리에서 읽느냐에 따라 책에 깃든 줄거리가 스미는 기운이 다릅니다. 똑같은 줄거리요 똑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아파트와 시골집과 다세대주택과 골목집마다 기운이 달라,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받아먹는 빛이 달라요. 숲속에서 숲바람 마시며 읽는 책하고, 대청마루에서 나뭇결 누리며 읽는 책하고, 풀밭을 이룬 마당 평상에서 읽는 책도, 서로서로 맛과 빛이 달라요. 어느 쪽이 더 좋거나 낫다고 할 수는 없어요. 다만, 가장 살가우며 사랑스러운 자리라 여기는 데에서 책을 읽으면 스스로 가장 살가우며 사랑스러운 삶 가꾸면서 책 하나 보듬습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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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모모 2013-08-20 02:0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전에 읽었던 책을 생각하면 어디서 읽었는지도 함께 떠오르는군요~
노래 듣는 일도 그래요~

숲노래 2013-08-20 06:23   좋아요 0 | URL
어디에서 하느냐 하는 대목을
잘 살피면
날마다 새롭고 즐겁게 지낼 수 있으리라 느껴요~
 

책아이 36. 2013.7.31.ㄴ

 


  한여름 무더위 흠씬 드리운다. 대청마루에 드러누워 함께 그림책 읽는다. 큰아이가 동생더러 책 읽어 준다면서 종알종알 노래한다. 작은아이는 누나 곁에 찰싹 붙으며 종알종알 노래하듯 읽는 소리를 듣는다. 아버지도 함께 드러누워 그림책 읽다가, 슬그머니 일어나 부채질을 해 준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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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5. 2013.7.31.

 


  바람이 살랑살랑 부니 마당 평상에 엎드려 책을 보기에 되게 좋다. 아이들도 잘 안다. 평상에 만화책 놓고 저희끼리 넘겨보고 들여다보고 기웃거리고 논다. 풀내음을 맡으며 책을 누리렴. 나무내음 함께 맡으며 이야기를 읽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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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4. 2013.7.23.

 


  방에서 볼 때와 부엌에서 볼 때와 마루에서 볼 때와 마당으로 내려와 평상에서 볼 때에, 책맛이 다 다르다.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로 가서 볼 때와 골짜기 시냇물 둘레로 찾아가서 볼 때와 숲속에 깃들어 볼 때에, 책맛이 모두 다르다. 책은 다 같은 책인데, 책을 손에 쥔 나한테 감겨드는 바람과 햇살과 냄새와 빛깔이 모두 다르기 때문일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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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3. 2013.7.24.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서 놀려 하는 큰아이가 코피를 터뜨린다. 네 몸이 힘들어서 그렇단다. 그러니 다시 잠자리에 들거나 좀 드러누워서 쉬렴. 큰아이는 아버지더러 “코 막아 주셔요.” 하더니 머리를 들고 손을 쭉 뻗으며 만화책을 본다. 이렇게 책을 보자니 아무래도 팔이 아프겠지. 이제 드러눕는다. 그러나 자거나 쉬려는 뜻이 아니다. 만화책을 쉽게 보고 싶을 뿐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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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27 07:45   좋아요 0 | URL
벼리는 정말 자나깨나 책을 참 좋아하는군요~
보라는 자나깨나 손에 장난감을~ㅎㅎㅎ

숲노래 2013-07-27 11:07   좋아요 0 | URL
밖에서 더 잘 놀도록 해야겠는데
저도 몸을 더 홀가분하게 못 써서요... 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