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7. 2013.8.10.
어느 자리에서 읽느냐에 따라 책에 깃든 줄거리가 스미는 기운이 다릅니다. 똑같은 줄거리요 똑같은 책이라 하더라도, 아파트와 시골집과 다세대주택과 골목집마다 기운이 달라, 같은 책을 읽으면서도 받아먹는 빛이 달라요. 숲속에서 숲바람 마시며 읽는 책하고, 대청마루에서 나뭇결 누리며 읽는 책하고, 풀밭을 이룬 마당 평상에서 읽는 책도, 서로서로 맛과 빛이 달라요. 어느 쪽이 더 좋거나 낫다고 할 수는 없어요. 다만, 가장 살가우며 사랑스러운 자리라 여기는 데에서 책을 읽으면 스스로 가장 살가우며 사랑스러운 삶 가꾸면서 책 하나 보듬습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