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결

 


숲이 마시고
들이 마시는
골짝물

 

창포꽃이 마시고
감나무가 마시는
빗물

 

할매가 마시고
내가 마시는
시냇물

 

벼가 마시고
가재가 마시는
도랑물

 

푸른 숨결
푸른 물결
이루어
조잘조잘 흐른다.

 


4346.5.31.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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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

 


따숩게 보듬는 볕살
흙을 보드라이 녹여
풀씨 천천히 돋아
어느새 풀밭 되고
꽃밭 되어
푸른 숲 돌아오면,

 

제비 무리지어 찾아오고
개구리 뱀 깨어나고
산들바람 불더니,

딱정벌레 하나둘
새롭게 태어난다.

 

풀밭에서
풀밥 먹으며
풀노래 부른다.

 


4346.5.30.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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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가랑잎

 


단풍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버드나무
온갖 나무들
가으내 붉고 노랗게
빛잔치 벌이면서
헌 잎사귀
살포시
떨구는데,

 

후박나무는
오월 접어들며
새 잎사귀
천천히
열더니,
유월 앞두고
짙붉은 헌 잎
투둑 투둑
내려놓는다.

 


4346.5.2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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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

 


빗방울 하나에 톡
바람 한 점에 톡
햇살 한 조각에 톡

 

개미 건드려 톡
박새가 쪼아서 톡
개구리 노랫소리에 톡

 

해말갛게 노란 빛
작은 꽃차례 푸른 빛하고
풀밭에 내려앉는다.

 

유월을 부르는
감꽃
풀밭을 물들인다.

 


4346.5.2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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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물결은 자동차를 멈추게 하고
바람은 손전화를 끄게 하며
햇살은 사진기를 내려놓게 한다.

 

태평양 먼 바다
바라보는
고흥 끝자락에
서서

 

찰방찰방 뛰고
모래밭 파다가
손가락으로
노란 꽃 한 송이
그린다.

 


4346.5.25.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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