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면서



바람이 불면서

나를 보라고

나를 보며 노래하고

나를 보는 눈으로 웃으라고

살랑살랑 춤춘다.


바람이 불면서

여기를 보라고

여기를 보며 노래하고

여기를 보는 눈으로 웃으라고

한들한들 춤춘다.


바람이 불면서

꽃이 춤추고

니뭇가지에 앉는 새가 노래하고

열매를 쪼는 다람쥐가 웃고


이곳에서

푸른 숨

함께 마신다.



4348.2.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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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큼하게


생각은 늘 삶이 됩니다.
생각은 말을 거쳐 마음이 됩니다.
푸르게 흐르는 바람을 타고
씨앗이 내 둘레로 퍼져서
내 말은 언제나 나무로 자랍니다.
아주 작은 씨앗이 큰나무 되고,
이윽고 숲으로 우거지는 만끔,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품느냐에 따라
오늘 하루와 한 해와 온삶이
고이 새롭습니다.
상큼하게 생각하며 말하소서.


4348.1.26.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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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밥



쌀알과 함께 폭 지어 먹고

감자랑 같이 푹 삶아 먹고

떡하고 섞어 고이 볶아 먹고

그냥 칼로 썩썩 썰어 먹고

겨우내

고구마밥 한 그릇

냠냠



4347.11.18.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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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



단감 한 알 손에 쥐면

혼자 우걱우걱 씹어 먹지


단감 한 알 싹둑 쪼개면

둘이 나누어 먹지


단감 한 알 싹둑 또 싹둑

넷이 함께 먹지


단감 한 알 싹둑 싹둑 싹둑

여덟이 어깨동무하며 먹지


한 조각씩 손에 들고

와하하 웃고 노래하며 먹지



4347.11.1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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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바라기

 


나무와 풀과 꽃


곁에

이불과 기저귀와 치마


옆에

베개와 깔개와 인형
나란히

 

따사로운 볕
듬뿍 쐽니다.

 


4346.6.1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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