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먹기


“눈 오네.”

어머니 한 마디에
동생이랑 앞서거니 뒤서거니
방문 박차고 맨발로
마당으로 튀어나간다

입 헤 벌리고
혀 날름 내밀어
눈송이 받는다

마당을 달리며 눈 받는데
아이 발 시려
얼굴 시려
손 시려

부리나케
양말 꿰고 장갑 끼고 모자 쓰고
털신 신고는
다시 눈먹기 한바탕

2015.12.18.쇠.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란 하늘



해님이 큰 빗자루로

하늘을

신나게 쓸었나 봐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하나도 없네


새파래

새파란 하늘이야


그런데 좀 덥다

구름 하나 없으니

가을에도 땡볕이야



2015.11.11.물.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님



아침에 해님을 바라보면

노란 빛살이 눈부시고,


낮에 해님을 쳐다보면

하얀 햇볕이 포근하고,


저녁에 해님을 살펴보면

노랗다가 바알갛다가

새빨갛다가 보랏빛으로 저무는

햇빛이 동그마니 곱다.


하루 내내 해님하고 놀면서

해처럼 빙글빙글 웃는

해노래 부른다.



2015.11.30.달.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버스에서



동생이 버스에 먼저 오르고

내가 다음으로 오르면

어머니가 타고

마지막에 아버지가 탄다.


동생이 먼저 폴짝폴짝 뛰며

버스에서 내리면

잇달아 내가 콩콩 뛰어

버스에서 내리고,


이제

어머니 아버지

천천히 내려서

우리 손을 잡는다.



2015.11.22.해.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웃는 꿈



자느라 몰랐는데

아침에 아버지가 얘기하네

내가 자면서

까르르 하하 웃음 터뜨려서

뭔 일인가 하고

한밤에 잠을 깼대.


웃으며 꿈나라 누비는

내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이불깃 여미고서야

아버지는 비로소

눈을 붙이셨다네.


우리 아버지는

아침에 늘 하품을 길게 하던데

내가 날마다

웃음 터뜨리며 자기 때문일까?



2015.11.23.달.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