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마당에서 놀다가
햇볕이 뜨거워
후박나무 그늘에 앉다가
마루로 올라와서 눕는다
더워 더워
바람도 안 불고
구름도 없어
부채질을 하며
땀을 식히는데
찌이이이
길게 퍼지는 노랫소리
매미구나
매미가 긴 잠에서
깨어났구나
2016.7.25.달.ㅅㄴㄹ
* 이 겨울에... 여름을 문득 떠올리면서, 여름에 적어 놓았던 글을 띄웁니다 *
소금쟁이
내 신에 소금쟁이 잡았어
자, 여기 봐
아, 안 돼
소금쟁이가 폴짝 뛰어서
달아난다
우와, 소금쟁이는 물을 밟고
되게 잘 걸어다니는데
높이 뛰어오르기도 하네
멋지다
빨래터
우리 마을 빨래터는
우리 놀이터야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제
이곳에서 빨래하지는 않아
그래서 물이끼도 자주 끼는데
보름마다 막대수세미 들고서
물이끼를 석석 긁어내면
어느새 맑은 물 가득한
물놀이터로 바뀌지
찰방찰방 뛰고 드러눕고 뒹굴며
새파란 하늘 올려다봐
어떤 심부름
어떤 심부름 하면 돼?
말해 봐
다 해 줄게
― 그러면
저기 파란 물병에
물 받아서
마당에 햇볕 잘 드는
자리에 내놓아 주련?
알았어
여기 두 병 비었네
내가 다 할 수 있어
기다려 봐
2016.7.10.해.ㅅㄴㄹ
우리 책
어머니는 다섯 살에 뭐 했어?
아버지는 아홉 살에 뭐 했어?
어머니는 앞으로 꿈이 뭐야?
아버지는 어제 무슨 꿈 꿨어?
난 네 살 적에
아직 헤엄 못 쳤어
난 일곱 살이 되면
누나보다 더 빨리 달릴 테야
내가 어머니만큼 크면
어머니 업고 다닐래
내가 아버지만큼 자라면
아침저녁으로 맛난 밥 차려 줄게
그리고
우리 집은
우리가 다 같이
새로 짓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