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한 시간 동안 걸으니

아, 다리 아프다 아파.

그러나 놀이터를 보고는

한 시간을 달리며 논다.


다시 한 시간을 걸어서

아이고, 다리 아프다.

그런데 넓은 마당을 보고는

한 시간을 뛰며 논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군내버스 기다린다.

삼십 분 기다리는 사이

맨발로 걸상을 타며 논다.


버스에 올라타서

자리를 잡는다.

앉자마다 하품 쩌억

슬그머니

아버지 어깨에 기대어 잔다.



2015.8.22.흙.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여덟 살 다섯 살



나는 여덟 살

까치발을 하면

빨랫줄에 손이 닿아요.

옷가지도 옷걸이도 척척

널고 걷지요.


동생은 다섯 살

걸상을 받쳐도

빨랫줄에 손 안 닿아요.

옷가지도 옷걸이도 하나도

못 널고 못 걷지요.


나는 내 옷도

어머니 옷도

고이 갤 수 있지만


동생은 제 옷도

아버지 옷도

아직 잘 못 개요.


그렇지만

우리는 날마다

마을 한 바퀴

함께 달리며 놀아요.



2015.11.2.달.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느 별에서



우리 집 개구쟁이

어느 별에서 왔나?


개굴개굴 노래하는

개구진 별에서 왔나.


우리 집 꽃순이

어느 별에서 왔나?


꽃내음 물씬 나는

꽃바람 타고 왔나.


우리 집 장난꾸러기

어느 별에서 왔나?


기차 타고 하늘 날며

신나게 놀러 왔나.


우리 집 고운 아이

어느 별에서 왔나?


누나 동생 서로 아끼며

소꿉놀이 하러 왔나.



2015.10.24.흙.ㅅㄴㄹ


..


어젯밤 아이들을 재우면서

문득 이런 노래를 불렀는데

두 아이가 대단히 재미있어 했다.

나도 재미있어서 

다른 노래를 부르면서도

이 노랫말을 잘 외웠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곧바로 옮겨 보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종이소꿉

 

종이에
머리 눈 코 머리카락
몸 손 발 옷
차근차근 그린 뒤
크레파스로 빛깔 입혀
가위로 천천히 오리면
오직 하나뿐인
종이인형 놀이동무

 

처음 그린 종이인형은
동생한테 주고
다음 그린 종이인형은
아버지한테 주고
또 그린 종이인형은
어머니한테 주고
새로 그린 종이인형은
내가 가져서

 

다 같이 종이인형 소꿉놀이.

 


2015.10.15.나무.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락



햇볕 먹는 나락

빗물 맞이하는 나락

바람 마시는 나락


흙이랑 노는 나락

풀벌레하고 나비랑 노는 나락

제비랑 참새랑 노는 나락


우리 아버지가 심은 나락

우리 어머니가 돌본 나락

이제

이 나락을

동생도 나도 낫 쥐고서

즐겁게 베어야지.



2015.9.30.물.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