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꽃 잔치



솔방울처럼 동그스름하게

꽃송이 터뜨린 솔꽃 밭에

네발나비 두 마리

이쪽저쪽으로 앉는다.


팔랑나비 여러 마리

여기저기 앉다가

네발나비 앉은 하얀 솔꽃에

함께 앉는다.


너 참 곱네

너도 참 고운걸


네발나비와 팔랑나비는

솔꽃가루 함께 나ㅜ면서

나락 익는 내음

담뿍 실린

구월바람 함께 마신다.



2015.9.11.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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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꽃



봄에는 골짝마다

진달래꽃 물결


가을에는 마을마다

배롱꽃 너울


모두 내 동생이 좋아하는

분홍이야.


그래,

새봄에 돋는

코딱지나물꽃은


음,

그 꽃도 분홍이네.


그럼,

사월에 터지는

모과꽃은?


어,

그 꽃도 분홍이구나.


맞아,

코스모스에도 분홍꽃 있어.


그렇지,

접시꽃에도 분홍꽃 있고.


다 같이

곱디곱게 노래하자는

말간 분홍 바람이야.



2015.8.28.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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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바람


나무는
제가 자란 숨결로
우리 곁에서
새로운 모습 되어
함께 산다.

집으로
책으로
종이로
책걸상으로
연필로
나룻배로
수저로

그리고
싱그러운 바람
한 줄기로.


2015.9.11.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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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말



숲이 되기짜기

나무 한 그루 있어.


나무 한 그루 서기까지

씨앗 한 톨 있어.


나무씨앗 자라기까지

흙을 북돋우는 너른 풀

풀벌레 햇볕 바람 빗물

골고루 어우러지지.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은

바로 이 숲에서

하나씩 곱게 태어났단다.



2015.8.28.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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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씨앗



수박 먹고 싶어

노래하면

네가 수박씨 심어

그러고


능금 먹고 싶어

외치면

네가 능금씨 심어

그러더니


옥수수 먹고 싶어

말하니

함께 옥수수씨 심을까

하는 아버지.


옥수수알을 하나씩 떼어

이틀을 불리니

하얗고 작은 싹이 튼다.


싹이 튼 옥수수씨는 

흙으로 옮기니

다시 이틀 만에

길쭉하게 푸른 줄기 오른다.


아침 낮 저녁으로

옥수수싹 돌아보며

흙바닥 마를 적마다

물을 주며 속삭인다.


“예쁜 옥수수야 사랑해.

  무럭무럭 자라렴.”



2015.8.16.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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