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누나가 고운 옷
물려주면,

 

어머니는 고운 옷
한 땀 두 땀 지어
누나한테
내밀고.

 

누나가 예쁜 신
물려주면,

 

아버지는 예쁜 신
저자마실 다녀오며
누나한테
선물하고.

 

누나가 맑은 말
물려주면,

 

할매 할배 모두
맑은 이야기
누나랑
어머니랑
아버지랑
나한테
도란도란 들려주고.

 


4346.6.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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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에

 


눈을 들어 하늘 보며
바람 살랑
흙내음 나르는 빛
바라보고.

 

눈을 살짝 감고 보면
풀내 물씬
볕살 번지는 냇물
헤아리며.

 

눈을 마주 서로 보면
꽃씨 포근
달무늬 드리운 구름
품는다.

 

석류꽃 피는 유월

 

한낮은 제비 노래마당
한밤은 개구리 얘기잔치

 

모를 심고
나무그늘서 쉬며
매화 열매 익는 소리
바람결에 듣는다.


4346.6.4.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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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꽃다리

 


모과나무는 잎 아직
하나 안 달린
벌거숭이일 때에도
모과나무.

 

수수꽃다리는 꽃 아직
하나 안 맺힌
나뭇잎만 푸를 적에도
수수꽃다리.

 

감알 익어도
감꽃 피어도
감잎 돋아도
감나무는

감나무.

 

푸른나무 바라보고
수수꽃다리 꽃망울 마주하는
오뉴월 한낮
볕바람 따끈.

 


4346.5.31.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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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벼락

 


땡볕 내리쬐는 칠월
윙윙윙윙 소리와 함께
헬리콥터 뜨더니
쏴쏴쏴솨 물벼락
퍼붓는다.

 

마당에 넌 이불과 빨래
흠뻑 젖고

내 머리와 옷도 젖고
내 자전거도 젖고
텃밭에도
감나무와 후박나무에도
물벼락.

 

해 떨어진 저녁에
웬일인지
개구리 노랫소리
없다.

 

그 많던 개구리
모두 어디 갔지?

 

개구리 잡아먹던
해오라기는
어디 갔지?

 

친환경농약 물벼락
이웃마을에도
떨어졌을까?

 


4346.7.15.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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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동무

 


꽃이 피고 씨앗 맺어
가을에 톡톡 떨어지면
겨우내 따숩게 쉬면서
싱그럽게 새로 피어날
꿈을 꾼다.

 

강아지풀 토끼풀
괭이밥 갯기름나물
방동사니 쇠비름
모두 한 뿌리로
어깨동무한다.

 

해를 보고
달을 보며
구름하고 논다.

 


4346.5.31.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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