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개구리는
고른 목소리
한밤 내내
노래하고요,

 

아버지는
고단한 목청
한 시간 즈음
자장노래 부르다
픽 곯아떨어져요.

 


4345.6.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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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자전거수레 태워
마실 다니면

 

아유, 애들 햇볕 받네
아유, 애들 둘이 좋네
아유, 아이 하나 자네
아유, 애들 참 예쁘네

 

논에서
밭에서
일하던
허리 굽은 손길
살짝 멈추며
한 마디
두 마디
이야기 건넨다

 

아이들은
자전거수레에서
이웃마을
할매 할배
바라보며
싱긋 웃고
방긋 노래한다

 

할매 땀을 식히는
비탈밭 옆 비탈길
땀 내어 오른다

 

할배 땀을 들이는
바닷가 무논 굽이길
땀 쏟으며 달린다

 

아버지와 두 아이
자전거수레 몰아
한 시간 길
바다를 보고
집으로 돌아온다.

 


4345.6.2.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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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2

 


맛있다.
푸르다.

 

싱그럽다.
씩씩하다.

 

좋다.
맑다.

 

사랑스럽다.
믿음직하다.

 

풀은
푸른 목숨
푸르게 누리며
푸른 별에
푸른 사람들
풀빛으로 보듬는다.

 


4345.5.30.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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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아이가 큰소리로 외치는 소리에
그만 달콤한 낮잠에서
확 깬다.
“아버지, 보라 똥 쌌어요!”

 

게슴츠레한 눈으로
아이들 있는 쪽을 좇고,
둘째 아이가
어디다 똥을 질렀는지 살핀다.

 

이불이나 책에는 안 누어
그나마 낫다고 여기며
둘째 아이를 허리춤에 끼듯 안고
씻는방으로 간다.

 

아이 바지를 벗긴다.
아이 웃도리에 똥이 묻었다.
기저귀에도 똥이 묻었다.

 

아이 등판부터 종아리까지
수북히 묻은 똥을
물로 씻으며 살살 닦는다.
아이는 좋아한다.

 

내가 너만 한 아이였을 적
내 어머니는
나를
어떻게 씻겼을까.

 

똥오줌 질펀하게 눈 둘째 아이
벗긴 채 마루에 데려다 놓고
똥빨래 석 점 꾹꾹 비벼
정갈히 마무리짓는다.

 

새 옷가지 꺼내 둘째를 입히고
한손에는 빨래한 옷가지
한손에는 둘째를 안고
마당으로 나온다.

 

둘째 아이 마당에 풀어놓으니
첫째 아이 마당으로 내려온다.

아이들 놀음놀이 바라보다가


젖은 빨래는 널고
마른 빨래는 걷어서 갠다.

 

들새 지저귀는 소리로
한낮이 후끈후끈 흐른다.

 


4345.5.31.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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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를 걸린다.
둘째 아이 손을 잡고
천천히 들길을 걸린다.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보다
키도 작고
손도 작고
머리도 작고
발도 작고
몸도 작다.

 

둘째 아이는
밥그릇도 작고
수저도 작고
옷도 작고
이불도 작고
입이며 눈이며
모두모두 작다.

 

작은 발로
작은 시골마을
작은 논둑길을
한 발짝 두 발짝
천천히 디딘다.

 

작은 발로
작은 몸 가누어
작은 목숨 곱게
작은 사랑으로
움직인다.

 

첫째 아이는
둘째 아이 앞에서
신나게 웃으면서
뛰고 달리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기운을 북돋운다.

 


4345.5.30.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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