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숲길 걸으며
숲내음 숲열매 숲소리
받아먹은 사람은
숲 사이에
고속도로 내지 않아요.

 

숲속 오두막
숲바람 숲하늘 숲저녁
하룻밤 묵은 사람은
숲 둘레에
송전탑 세우지 않아요.

 

숲은
나무 한 그루에서 생겨요.

 

숲은
풀 한 포기에서 태어나요.

 

숲은
내 마음속 사랑과 꿈으로
차근차근 이루어져요.

 

가을숲이
포근한 숨결로 노래합니다.

 


4345.9.19.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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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비오는 날
달리는 자전거는
상큼하다.

 

비오는 날
비비고 짜는 빨래는
축축하다.

 

비오는 날
짭짤히 끓인 미역국은
따뜻하다.

 

비오는 날
방바닥에 불을 넣으면
식구들 모두
이불을 뒤집어쓰며
오붓하다.

 


4345.9.16.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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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2-11-08 19:11   좋아요 0 | URL
저도 이런 시를 흉내 내어 쓰고 싶어지네요. 멋져요.
비가 들어간 시는 왜 저는 다 좋아할까요. ^^

숲노래 2012-11-08 20:05   좋아요 0 | URL
그러면 오늘부터 즐겁게 쓰셔요~~~~~ ^__^
 

밤노래

 


귀뚜라미뿐 아니라
온갖 풀벌레
밤새도록 노래 한가득.

 

가만히 들으면,
밤을 샐 뿐 아니라
낮에도 씩씩하게 노래잔치.

 

비오는 날에
작은아이 안고 자장노래 부르며
빗소리 듣는데,
이 빗소리 사이에도
결 고운 풀벌레 노래.

 

하루 내내,
한여름부터 한가을에 이르기까지
밤노래는 낮노래 되고
삶노래 되며
사랑노래 된다.

 


4345.9.1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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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

 


달개비꽃 심는 공무원
아직 만나지 못한다.

 

나팔꽃 심는 정원사
아직 구경하지 못한다.

 

누가 있기에
시골 고샅이랑 마을 어귀에
잣나무 복숭아나무 호두나무
심을까.

 

누가 있어서
도시 골목과 찻길 한복판에
능금나무 떡갈나무 살구나무
심을까.

 

수세미꽃은 수세미 맺고
오이꽃은 오이 맺고
박꽃은 박 맺네.

 

골골샅샅 구멍 뚫려
자동차 시끄러운데

거센 비바람 찾아드니
푸른 물결 들판에 일렁일 뿐
차소리 사라진다.

 


4345.8.30.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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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웃음꽃 바라며
웃음꽃 피우는
어린이

 

사랑을 바라며
사랑을 길어올리는
어른

 

책 하나 쓰고
책 하나 읽어
맑은 숨 이루려는
사람들은
생각을 빛내는 꿈
차근차근
갈무리합니다.

 


4345.8.27.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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