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
숲길 걸으며숲내음 숲열매 숲소리받아먹은 사람은숲 사이에고속도로 내지 않아요.
숲속 오두막숲바람 숲하늘 숲저녁하룻밤 묵은 사람은숲 둘레에송전탑 세우지 않아요.
숲은나무 한 그루에서 생겨요.
숲은풀 한 포기에서 태어나요.
숲은내 마음속 사랑과 꿈으로차근차근 이루어져요.
가을숲이포근한 숨결로 노래합니다.
4345.9.19.물.ㅎㄲㅅㄱ
비오는 날
비오는 날달리는 자전거는상큼하다.
비오는 날비비고 짜는 빨래는축축하다.
비오는 날짭짤히 끓인 미역국은따뜻하다.
비오는 날방바닥에 불을 넣으면식구들 모두이불을 뒤집어쓰며오붓하다.
4345.9.16.해.ㅎㄲㅅㄱ
밤노래
귀뚜라미뿐 아니라온갖 풀벌레밤새도록 노래 한가득.
가만히 들으면,밤을 샐 뿐 아니라낮에도 씩씩하게 노래잔치.
비오는 날에작은아이 안고 자장노래 부르며빗소리 듣는데,이 빗소리 사이에도결 고운 풀벌레 노래.
하루 내내,한여름부터 한가을에 이르기까지밤노래는 낮노래 되고삶노래 되며사랑노래 된다.
4345.9.14.쇠.ㅎㄲㅅㄱ
꽃씨
달개비꽃 심는 공무원아직 만나지 못한다.
나팔꽃 심는 정원사아직 구경하지 못한다.
누가 있기에 시골 고샅이랑 마을 어귀에잣나무 복숭아나무 호두나무심을까.
누가 있어서도시 골목과 찻길 한복판에능금나무 떡갈나무 살구나무심을까.
수세미꽃은 수세미 맺고오이꽃은 오이 맺고박꽃은 박 맺네.
골골샅샅 구멍 뚫려자동차 시끄러운데
거센 비바람 찾아드니푸른 물결 들판에 일렁일 뿐차소리 사라진다.
4345.8.30.나무.
도서관
웃음꽃 바라며웃음꽃 피우는어린이
사랑을 바라며사랑을 길어올리는어른
책 하나 쓰고책 하나 읽어맑은 숨 이루려는사람들은생각을 빛내는 꿈차근차근갈무리합니다.
4345.8.27.달.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