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야생의


 야생의 약초 → 들에서 캔 약풀 / 들풀

 야생의 짐승 → 들짐승

 야생의 땅 → 들판 / 들녘 / 거친 땅 / 사람 발길이 안 닿은 땅

 야생의 숲 → 깊은 숲 / 사람이 안 사는 숲

 야생의 세계 → 들짐승 나라 / 들나라 / 숲나라


  ‘야생(野生)’은 “산이나 들에서 저절로 나서 자람”을 뜻한다고 해요. ‘야생동물’이라든지 ‘야생초’라는 한자말을 쓰기도 하는데, ‘들짐승’이나 ‘들풀’을 가리킬 뿐입니다. ‘야생 + 의’ 꼴로 “길들지 않음”이나 “사나움”이나 “거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는데, 말뜻 그대로 “길들지 않은” 무엇이라 하거나 “사나운” 무엇이라 하거나 “거친” 무엇이라고 하면 돼요. 때로는 “사람이 살지 않는”이나 “사람 발길(손길)이 닿지 않은” 무엇을 가리키기도 하는데, 이때에도 이 뜻 그대로 말하면 됩니다. 어느 때에는 ‘들·들판·들녘’으로 손볼 만하고, ‘숲’이나 ‘깊은 숲’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2.10.물.ㅅㄴㄹ



야생의 세계에서 보낸

→ 사람이 없는 곳에서 보낸

→ 들판에서 보낸

→ 들녘에서 보낸

→ 들에서 보낸

→ 숲에서 보낸

《셀마 라게를뢰프/배인섭 옮김-닐스의 신기한 여행 1》(오즈북스,2006) 271쪽


야생의 말을

→ 거친 말을

→ 길들지 않은 말을

→ 들말을

→ 들판에서 뛰노는 말을

→ 들에서 자라는 말을

《류은-바람드리의 라무》(바람의아이들,2009) 107쪽


야생의 식물들을 채취해서

→ 들풀을 뜯어서

→ 들나물을 훑어서

《용서해-삶의 마지막 축제》(샨티,2012) 173쪽


야생의 땅에 모였다

→ 들판에 모였다

→ 들녘에 모였다

→ 들에 모였다

→ 깊은 숲에 모였다

《아르네 네스와 네 사람/이한중 옮김-산처럼 생각하라》(소동,2012) 171쪽


야생의 피가 뜨겁게 흐른다

→ 거친 피가 뜨겁게 흐른다

→ 사나운 피가 뜨겁게 흐른다

→ 들사람 피가 뜨겁게 흐른다

→ 들짐승 피가 뜨겁게 흐른다

→ 들불 같은 피가 뜨겁게 흐른다

《김해자-집에 가자》(삶창,2015) 30쪽


이 로봇은 야생의 생물을 먹이로 삼아 빠르게 증식하게 된다

→ 이 로봇은 들짐승을 먹이로 삼아 빠르게 늘어난다

《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과학은 반역이다》(반니,2015) 66쪽


야생의 늑대 무리가

→ 들에 사는 늑대 무리가

→ 들늑대 무리가

→ 거친 늑대 무리가

→ 사나운 늑대 무리가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75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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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가족·일가족/한가족·핵가족 家族·一家族·核家族


 가족을 부양하다

→ 식구를 먹여살리다

→ 한집을 먹여살리다

 열흘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 열흘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 열흘 만에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 열흘 만에 한집 품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식구가 한자리에 모인 가족적 분위기

→ 모처럼 식구가 한자리에 모인 따스한 느낌

→ 모처럼 한집이 한자리에 모인 도란도란 즐거움

→ 모처럼 한집안이 한자리에 모인 사랑스런 기운

 이러한 작은 일은 가족적으로 해결해도 된다

→ 이러한 작은 일은 식구끼리 풀어도 된다

→ 이러한 작은 일은 우리끼리 풀어도 된다

→ 이러한 작은 일은 집안에서 풀어도 된다

 일가족 여섯이 한자리에 모이다

→ 한집 여섯이 한자리에 모이다

→ 한집안 여섯이 한자리에 모이다

 일가족을 이끌고 피난을 가다

→ 한집안을 이끌고 피난을 가다

→ 한집을 이끌고 싸움통을 벗어나다

 핵가족이 늘고 있다

→ 작은집안이 는다

→ 작은집이 늘어난다


  ‘가족(家族)’은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 하고, ‘일가족(一家族)’은 “한집안의 가족. 또는 온 가족”이라 합니다. ‘한집안’은 “1. 한집에서 사는 가족 2. 일가 친척”이라 하고, ‘한집’은 “1. 같은 집 2. = 한집안”이라 해요. 그러니까, ‘일가족 = 한집에 사는 가족의 가족’인 셈인데, 이도 저도 모두 두루뭉술한 말풀이입니다.


  한국말사전을 더 살펴보면 ‘한식구’라는 낱말은 따로 안 나옵니다. 아마 예부터 ‘한집·한집안’이라는 낱말만 썼으리라 봅니다. ‘가족’이라는 한자말은 일본에서 널리 쓰고, 일제강점기 뒤로 아주 빠르게 퍼졌습니다.


  시골에서 마을 할매와 할배는 으레 ‘지비(집이)’라는 말을 씁니다. ‘이녁’을 가리킬 적에 곧잘 이런 말을 쓰는데, ‘집’이라는 낱말로 ‘사람’을 가리킵니다. ‘집’이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집’은 “사람이 지내는 곳”을 가리킬 뿐 아니라, “집안”을 가리키고, “사람”을 가리킵니다. 오늘날 한국말사전은 “‘사람’을 가리키는 ‘집’”이 가시내(여자, 어머니, 아내)이기만 한 줄 잘못 풀이하지만, 예부터 ‘집’은 한집안 사람 누구나 다 가리켰습니다. 왜냐하면 가시내만 집에 살지 않고, 사내도 집에 함께 사니까요.


  오늘날 문명사회에서는 ‘사내가 바깥에서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버는’ 얼거리입니다만, 이런 모습도 아주 살짝 드러났을 뿐, ‘바깥에서 일자리를 얻어 돈을 버는 사람’은 사내와 가시내 모두입니다. ‘집’은 먼 옛날부터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이에요. 가시내만 따로 가리키는 ‘집사람’이 아니라, “집에서 살림을 짓고 삶을 꾸리는 사람”이 모두 ‘집사람’입니다. 이를 짤막하게 ‘집’이라 하거나 ‘집 + 이(사람)’ 꼴로 ‘집이(지비)’처럼 쓰는 셈입니다.


  한국말은 ‘집·집안·한집·한집안·온 집(온집)·온 집안(온집안)’입니다. 한자말은 ‘식구·가족’입니다. 한자말 가운데 ‘식구’는 한국 한자말이요, ‘가족’은 일본 한자말입니다. 말뿌리는 이렇습니다.


  ‘핵가족(核家族)’은 “한 쌍의 부부와 미혼의 자녀만으로 구성된 가족”이라 하니, ‘작은집안’이나 ‘작은집’으로 손질해서 쓸 만합니다. 2016.2.10.물.ㅅㄴㄹ



일가족이 함께 세상을 등지는 마당에

→ 한집이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 한집안이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 온 집이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 온 식구가 함께 이 땅을 등지는 마당에

《편집부 엮음-또 하나의 입덧》(따님,1990) 80쪽


일가족이 자살할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에게

→ 한식구가 자살할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에게

→ 한집안이 스스로 죽으려 하는 사람들한테

→ 한집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는 사람들한테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41쪽



늑대 무리는 핵가족 형태로, 부모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 늑대 무리는 작은집안 얼개로, 어미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 늑대 무리는 작은집 얼거리로, 어미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 늑대 무리는 작은식구 모습으로, 어미와 새끼 몇 마리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75쪽



늑대 무리가 한 가족이라는 사실을

→ 늑대 무리가 한집안임을

→ 늑대 무리가 한집임을

→ 늑대 무리가 한 식구라는 대목을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37쪽



우리 가족은

→ 우리 집은

→ 우리 집안은

→ 우리는

《나카가와 치히로/홍성민 옮김-천사는 어떻게 키워요?》(동쪽나라,2005) 22쪽


가족 신문 만드는 날

→ 우리 집 신문 엮는 날

→ 우리 집안 신문 내는 날

《김미혜-아빠를 딱 하루만》(창비,2008) 40쪽


세 나라의 관계를 ‘한 지붕, 세 가족’이라고 부르고 싶구나

→ 세 나라 사이를 ‘한 지붕, 세 집안’이라고 하고 싶구나

→ 세 나라 사이를 ‘한 지붕, 세 집’이라고 하고 싶구나

→ 세 나라 사이를 ‘한 지붕, 세 식구’라고 말하고 싶구나

《강창훈-세 나라는 늘 싸우기만 했을까?》(책과함께어린이,2013) 130쪽


생쥐 가족은

→ 생쥐네 집은

→ 생쥐네 집안은

→ 생쥐 집안은

→ 생쥐 집은

→ 생쥐 식구는

《로버트 배리/김영진 옮김-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길벗어린이,2014) 31쪽


한 집에 사는 가족들은

→ 한집안 사람들은

→ 한집 사람들은

→ 한집에 사는 사람들은

→ 한집에 사는 식구들은

《토머스 R.마틴/이종인 옮김-고대 그리스사》(책과함께,2015) 263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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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근시안적


 근시안적 태도 → 한 치 앞도 못 보는 몸짓 / 엉성한 몸짓

 근시안적 행정 → 엉성한 행정 / 어설픈 행정

 근시안적인 교육 개혁안 → 어설픈 교육 개혁안 / 엉터리 교육 개혁안

 근시안적인 시각 → 좁은 눈 / 얕은 눈


  2010년대로 접어들며 비로소 한국말사전에 오른 ‘근시안적(近視眼的)’은 “앞날의 일이나 사물 전체를 보지 못하고 눈앞의 부분적인 현상에만 사로잡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눈앞에 사로잡히는” 모습이나 몸짓을 가리킨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모습이나 몸짓을 두고 ‘얕다’고 하거나 ‘좁다’고 하지요. 때로는 ‘좀스럽다’거나 ‘바보스럽다’거나 ‘어리석다’고 하기도 합니다. 어느 때에는 생각이 ‘짧다’거나 ‘어쭙잖다’고 할 만해요. 이리하여 ‘어설프다’거나 ‘엉성하다’고도 할 만하며, ‘엉터리’라고도 할 수 있어요. 2016.2.10.물.ㅅㄴㄹ



근시안적인 생각에 사로잡힌

→ 좁은 생각에 사로잡힌

→ 코앞 생각에 사로잡힌

→ 바보스런 생각에 사로잡힌

→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잡힌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전의우 옮김-아이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양철북,2007) 31쪽


이런 근시안적 관점은

→ 이런 좁은 눈길은

→ 이런 얕은 눈길은

→ 이런 어리석은 눈은

→ 이런 어쭙잖은 눈은

《대프니 밀러/이현정 옮김-땅이 의사에게 가르쳐 준 것》(시금치,2015) 179쪽


인간이 근시안적 관점으로

→ 사람이 짧은 눈으로

→ 사람이 바보스러운 눈길로

→ 사람이 어리석은 마음으로

→ 사람이 얕은 생각으로

《짐 더처·제이미 더처/전혜영 옮김-늑대의 숨겨진 삶》(글항아리,2015) 97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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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돈키호테적


 돈키호테적인 행각에 웃다 → 돈키호테 같은 짓에 웃다 / 바보스러운 짓에 웃다

 돈키호테적 발상 → 돈키호테 같은 생각 / 엉뚱한 생각

 돈키호테적으로 황당한 계획 → 터무니없는 계획 / 엉뚱한 계획

 돈키호테적 성향 → 돈키호테 같은 성향 / 돈키호테 마음씨


  ‘돈키호테적’이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없습니다. ‘돈키호테(Don Quixote)’는 에스파냐 작가 세르반테스가 지은 소설에 나오는 사람으로, 과대망상에 빠져서 여러 가지 익살스러운 일을 저지른다고 해요. ‘과대망상(誇大妄想)’은 “사실보다 과장하여 터무니없는 헛된 생각을 하는 증상”이라고 하니, ‘돈키호테적’이라고 할 적에는 ‘터무니없는’ 어떤 모습을 가리킨다고 할 만합니다.


  터무니없기에 ‘어이없다’고 할 만하고 ‘어처구니없다’고 할 만합니다. ‘바보스럽다’거나 ‘우스꽝스럽다’거나 ‘엉뚱하다’거나 ‘생뚱맞다’고 할 만해요. 어느 때에는 ‘배짱이 좋다’고 할는지 모르고, ‘야무지다’거나 ‘당차다’고 할는지 모르지요. 때로는 ‘꿈 같은’ 몸짓일 테고요. 4349.2.9.불.ㅅㄴㄹ



돈키호테적인 맹세를 해도

→ 돈키호테 같은 다짐을 해도

→ 이룰 수 없는 다짐을 해도

→ 지키지 못할 다짐을 해도

→ 꿈같은 다짐을 해도

→ 부푼 꿈을 안고 다짐을 해도

→ 배짱 좋게 다짐을 해도

《랠프 랩/표문태 옮김-핵전쟁》(현암사,1970) 48쪽


이런 생각이 돈키호테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 이런 생각이 엉뚱해 보일지 모르지만

→ 이런 생각이 뜬금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 이런 생각이 생뚱맞아 보일지 모르지만

→ 이런 생각이 뚱딴지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 이런 생각이 바보스러워 보일지 모르지만

→ 이런 생각이 우스꽝스레 보일지 모르지만

《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야생의 실천》(문학동네,2015) 87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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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주기적


 주기적 운행 → 꾸준히 다님

 주기적인 반복 → 꾸준히 되풀이 / 자꾸 되풀이

 주기적으로 일어나다 → 자꾸 일어나다 / 틈틈이 일어나다


  ‘주기적(週期的)’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여 진행하거나 나타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주기적인 반복”처럼 적은 한국말사전 보기글은 겹말이에요. 한자말 ‘반복(反復)’은 “같은 일을 되풀이함”을 뜻하니까요.


  한국말로는 ‘꾸준히’나 ‘자꾸’로 손볼 만하고, ‘틈틈이’나 ‘그때그때’로 손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늘’이나 ‘으레’나 ‘때때로’로 손볼 만하고, ‘꼬박꼬박’이나 ‘줄기차게’나 ‘자주’로 손볼 수 있어요. 4349.2.9.불.ㅅㄴㄹ



주기적으로 확인하자

→ 꾸준히 살피자

→ 그때그때 돌아보자

→ 늘 짚어 보자

→ 자주 살펴보자

《박용훈-도로에서 지구를 살리는 50가지 방법》(수문출판사,1994) 67쪽


주기적으로 시드는

→ 꼬박꼬박 시드는

→ 때 되면 시드는

→ 잊지 않고 시드는

→ 어느 때가 닥치면 시드는

《리영희-스핑크스의 코》(까치,1998) 114쪽


접시랑 컵은 주기적으로 깨뜨리는

→ 접시랑 컵은 때 되면 깨뜨리는

→ 접시랑 컵은 때때로 깨뜨리는

→ 접시랑 컵은 꼬박꼬박 깨뜨리는

→ 접시랑 컵은 줄기차게 깨뜨리는

《이지현-니나와 폴의 한국말 레슨》(문학사상사,2003) 32쪽


주기적으로 그들을 위해 춤을 추기도 합니다

→ 틈틈이 그들한테 춤을 추어 주기도 합니다

→ 때맞추어 그들한테 춤을 추어 주기도 합니다

→ 때가 되면 그들한테 춤을 추어 주기도 합니다

《게리 스나이더/이상화 옮김-야생의 실천》(문학동네,2015) 154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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