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피력 披瀝


 수상 소감의 피력 → 상 받은 느낌 밝히기 / 상 받은 느낌 말하기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다 → 제 생각을 밝히다 / 제 뜻을 말하다

 의견을 피력하다 → 생각을 밝히다 / 생각을 털어놓다

 규제완화를 피력하다 → 규제를 풀겠다고 밝히다


  ‘피력(披瀝)’은 “생각하는 것을 털어놓고 말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은 ‘털어놓다’나 ‘말하다’나 ‘털어놓고 말하다’인 셈입니다. ‘밝히다’나 ‘드러내다’나 ‘나타내다’라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모로 살피든 ‘말하다’나 ‘이야기하다’라 하면 넉넉합니다. ‘들려주다’라 해도 되고, “남김없이 털어놓다’라든지 “숨김없이 말하다”처럼 적을 수 있어요. 2016.2.20.흙.ㅅㄴㄹ



다음과 같이 피력한다

→ 이렇게 말한다

→ 이와 같이 이야기한다

→ 이처럼 들려준다

《윤신향-윤이상, 경계선상의 음악》(한길사,2005) 36쪽


논문 서두에서부터 절대적인 자신감을 피력하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 논문 첫머리부터 엄청난 자신감을 드러내니 놀라울 뿐이다

→ 논문 들머리부터 어마어마한 자신감을 밝히니 놀라울 뿐이다

→ 논문 앞머리부터 대단한 자신감을 보여주니 놀라울 뿐이다

《웬델 베리/이승렬 옮김-소농, 문명의 뿌리》(한티재,2016) 325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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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문제적


 문제적 인물 → 문제 되는 사람 / 말썽쟁이 / 골칫거리 / 눈여겨볼 사람

 문제적 영화 → 말 많은 영화 / 말썽 많은 영화 / 눈여겨볼 영화

 문제적 시각 → 깊이 살피는 눈길 / 깊은 눈길 / 꿰뚫어보는 눈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문제적’이라는 한자말은 2016년까지 안 실리고 ‘문제(問題)’라는 한자말만 실립니다. ‘문제’는 “1.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2.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것 3.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4. 귀찮은 일이나 말썽 5. 어떤 사물과 관련되는 일”을 가리킨다고 나와요. 이 뜻풀이를 헤아리면 ‘말밥’이나 ‘어려움’이나 ‘말썽’이나 ‘귀찮음’ 같은 낱말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한자말 ‘문제’를 쓰려 한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습니다. “연습 문제”나 “환경오염 문제” 처럼 쓸 만하지요. “문제가 생기다”나 “문제를 일으키다”도 즐겁게 쓸 만합니다. 다만, “문제가 생기다”와 “문제를 일으키다”는 “말썽이 생기다”와 “말썽을 일으키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일은 문제적이다

→ 이 같은 일은 문제가 있다

→ 이 같은 일은 말썽이 된다

 그 정책은 문제적이다

→ 그 정책은 문제가 있다

→ 그 정책은 말썽투성이이다

→ 그 정책은 말이 안 된다


  그런데, 한자말 ‘문제’에 ‘-적’을 붙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문제적 인물”이나 “문제적 영화”나 “문제적 상황”이나 “문제적 시각”처럼 굳이 써야 할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문제가 된다고 느끼면 “문제가 되는”이라 말하면 됩니다. “문제가 되는” 일이란 “말썽을 일으키는” 일이거나 “말이 많은” 일이곤 합니다. 이 같은 일은 곰곰이 “들여다볼” 일이거나 “눈여겨볼” 일이 되기도 합니다. 영화나 소설이나 사진이 “문제가 된다”고 할 적에는 어떤 잘잘못 때문에 이렇다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숱한 이야기를 하도록 이끌어 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말 많은 작품”이라 할 수 있고 “이야기를 낳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입방아에 오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으며 “도마에 오르는 작품”이라 할 수 있어요. 썩 안 좋은 쪽으로 흐른다면 “말밥이 되는 작품”이라고 하면 됩니다. 2016.2.20.흙.ㅅㄴㄹ



중국을 주제로 다룬 서양 최초의 저서가 최초의 저서가 불분명하고 문제적인 것이

→ 중국을 다룬 서양 첫 책이 흐리멍텅하고 문제가 많아

→ 중국을 다룬 서양 첫 책이 흐리멍텅하고 말썽으로 가득해

→ 중국을 다룬 서양 첫 책이 흐리멍텅하고 말썽투성이라서

→ 중국을 다룬 서양 첫 책이 흐리멍텅하고 엉터리라서

《조너선 D.스펜서/김석희 옮김-칸의 제국》(이산,2000) 23쪽


2등부터의 사람들은 쓸모없는 문제적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 2등부터는 쓸모없는 골칫거리인 사람으로 삼아 버린다

→ 2등인 사람부터는 쓸모없는 말썽거리로 삼아 버린다

→ 2등인 사람부터는 쓸모없는 걸림돌로 삼아 버린다

→ 2등부터는 쓸모없고 말썽 많은 사람으로 삼아 버린다

→ 2등부터는 쓸모없고 걸리적거리는 사람으로 삼아 버린다

《오창익-십중팔구 한국에만 있는!》(삼인,2008) 156쪽


내가 얼마나 문제적 인간인가를

→ 내가 얼마나 문제투성이 사람인가를

→ 내가 얼마나 말썽 많은 사람인가를

→ 내가 얼마나 골치투성이인가를

→ 내가 얼마나 골아픈 사람인가를

→ 내가 얼마나 말썽쟁이인가를

→ 내가 얼마나 말썽꾸러기인가를

→ 내가 얼마나 못난 놈인가를

→ 내가 얼마나 부끄러운 녀석인가를

→ 내가 얼마나 철부지인가를

→ 내가 얼마나 못난이였는가를

→ 내가 얼마나 바보 같았는가를

《박원순과 52명-내 인생의 첫 수업》(두리미디어,2009) 54쪽


대단히 문제적인 변화들이

→ 대단히 골치아픈 변화들이

→ 대단히 말썽 많은 변화들이

→ 대단히 말 많은 변화들이

《웬델 베리/이승렬 옮김-소농, 문명의 뿌리》(한티재,2016) 328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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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84 : 때와 시기적



고조되던 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 고조되던 때와 똑같다

→ 들끓던 때와 같다

 

시기적(時期的) : 시기에 비추어 보거나 시기와 관련되는

시기(時期) :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시점. ‘때’로 순화



  ‘시기’라는 한자말은 ‘때’로 고쳐써야 한다고 한국말사전에 나옵니다. ‘시기적’은 ‘시기 + 적’입니다. 그러니, ‘-적’붙이 말마디인 ‘시기적’도 ‘때’를 나타내는 말투로 손질해야 할 테지요. 이 보기글처럼 ‘때’하고 ‘시기적’을 나란히 넣은 대목이라면 ‘시기적’만 살며시 떨구면 됩니다. 2016.2.19.쇠.ㅅㄴㄹ



흑인의 저항이 고조되던 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 흑인 저항이 무르익던 때와 같다

→ 흑인이 한창 저항하던 때와 같다

→ 흑인이 한창 저항하던 무렵과 같은 때이다

《장정일-장정일의 악서총람》(책세상,2015) 6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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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낭만적


상당히 낭만적으로 보일지도

→ 무척 멋있어 보일지도

→ 몹시 아름다워 보일지도

→ 참으로 좋아 보일지도


  ‘낭만(浪漫)’은 “실현성이 적고 매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심리 상태. 또는 그런 심리 상태로 인한 감미로운 분위기”를 뜻한다고 합니다. ‘실현성(實現性)’이 적다고 하는데, ‘실현성’이란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이요, 이는 “이루기 힘들다”는 소리입니다. ‘정서적(情緖的)’이란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무엇이라 합니다. ‘정서’는 “사람의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이라 합니다. ‘감정(感情)’은 “어떤 현상이나 일에 대하여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끼는 기분”을 뜻한다니, ‘정서’ 말풀이는 겹말입니다. 마음에 일어나는 마음이나 느낌을 ‘정서’로 풀이하면, 정서도 감정도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요.


  ‘이상적(理想的)’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이라 합니다. ‘감미(甘味)롭다’는 “1. 맛이 달거나 달콤하다 2. 달콤한 느낌이 있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간추려서 말하자면 “사람들한테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지만 이루어지기 힘든 꿈 같은 무엇을 일으키거나 달콤하게 하는 느낌”이 ‘낭만’인 셈입니다.


 낭만적인 사랑 → 아름다운 사랑 / 멋진 사랑 / 꿈 같은 사랑

 낭만적인 관계 → 아름다운 사이 / 멋진 사이 / 꿈 같은 사이

 낭만적인 밥벌이 → 아름다운 밥벌이 / 멋진 밥벌이 / 꿈 같은 밥벌이


  ‘낭만적(浪漫的)’ 풀이는 ‘낭만’하고 다릅니다. ‘낭만적’은 “현실적이 아니고 환상적이며 공상적인”이라고 나옵니다. ‘현실적(現實的)’은 “현재 실제로 존재하거나 실현될 수 있는”을 가리킨답니다. 곧 “이 자리에 있거나 이곳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을 뜻하는 셈이고, “현실적이 아닌”이란 “이 자리에 없거나 이곳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을 가리킵니다. ‘환상적(幻想的)’이란 “생각 따위가 현실적인 기초나 가능성이 없고 헛된”이라 합니다. 말풀이에 ‘현실적인’이 다시 되풀이되는군요. ‘낭만적’ 말풀이는 겹말인 셈입니다. ‘공상적(空想的)’이란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리어 보는”이라 합니다. 이 말풀이에서도 ‘현실적’이 거듭 나옵니다. ‘낭만적’ 말풀이는 같은 풀이가 세 차례 거듭되는 아주 얄궂은 겹말인 꼴입니다. 게다가 ‘공상적’ 풀이에서는 “실현될 가망이 없는”이라는 대목마저 있습니다. 어쩜 한국말사전 말풀이는 이토록 엉망진창 겹말투성이일 수 있을까요. 아무튼, 다시금 한 마디로 간추리자면 “이루어지기 힘들거나 이루어질 수 없는 무엇을 그리는” 일이 ‘낭만적’이라는 소리인데, 말풀이는 얼렁뚱땅 엉터리로 적히고, 이래저래 겹말만 가득합니다.


  한국말사전을 살피면서 ‘낭만·낭만적’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아보려 한다면, 아마 거의 아무도 알아볼 수 없으리라 느낍니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낭만’이나 ‘낭만적’을 거의 아무렇게나 쓰거나 함부로 쓸 수밖에 없구나 싶어요. 말풀이부터 엉망이거나 엉터리이니, 어느 자리에 어떻게 써야 하는가를 제대로 짚거나 살필 수 없을 테지요.


 터무니없다 . 어이없다 . 어처구니없다

 바보스럽다 . 바보 같다 . 뜬금없다 . 뜬구름 잡는다

 꿈같다 . 꿈만 같다 . 꿈과 같다 . 꿈결 같다 . 꿈나라 같다 . 꿈누리 같다


  ‘낭만적’이 쓰인 자리를 잘 살펴야 합니다. 어느 자리에서는 좀 바보스럽거나 터무니없다고 할 만한 모습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현실을 모르는 낭만적인 성격”이나 “현실과 동떨어진 낭만적인 성향”이라고 말하는 자리라면, 이때에는 ‘터무니없는’이나 ‘바보스러운’이나 ‘뜬구름 잡는’이나 ‘꿈만 좇는’ 같은 말을 넣어야 뜻이나 느낌이 또렷이 드러나리라 봅니다. ‘꿈꾸는 마음결’이나 ‘꿈길을 걷는 마음결’이라 해 볼 수 있을 테고요.


  어느 자리에서는 멋있거나 멋지다고 할 모습을 가리킬 수 있습니다. 아름답거나 좋은 모습을 가리킬 수도 있어요. 꿈 같거나 애틋하거나 사랑스럽거나 아련하거나 그립거나 풋풋한 느낌을 가리킬 수도 있고요.


  “꿈에 부풀었다”라든지 “부푼 꿈이 가득했다”처럼 쓸 자리도 있습니다. 이런 느낌을 나타내는 자리라면 “부푼 꿈이 가득했고”라든지 “부푼 꿈이 넘쳤고”나 “부푼 꿈으로 즐거웠고”나 “부푼 꿈이 감돌았고”나 “부푼 꿈으로 기뻤고”처럼 적바림할 수 있어요.


 낭만적인 분위기 → 사랑스러운 기운 / 따스한 기운

 낭만적인 목소리로 시를 낭독했다 → 고운 목소리로 시를 읽었다

 상당히 낭만적으로 보일지도 → 무척 멋져 보일지도


  일본사람이 즐겨쓰는 ‘낭만’과 ‘낭만적’이라는 한자말이 이 나라에 들어오기 앞서, 한국사람은 ‘꿈’이나 ‘꿈 같다’ 같은 말로 느낌과 넋과 마음을 담아내거나 나타내며 살았습니다. ‘꿈같다’처럼 한 낱말로 쓰지는 않으나, 가만히 보면 ‘꿈같다’처럼 한 낱말을 새롭게 일구어 내 느낌과 넋과 마음을 나타내면 잘 어울리리라 생각합니다.


  이리하여, ‘사랑스러운·애틋한·보드라운·좋은·살가운·풋풋한·기쁜·즐거운·반가운·고즈넉한·아름다운·아리따운·고운·예쁜’ 같은 말마디를 알맞게 골라서 붙일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때와 곳을 살펴서 여러 가지 꾸밈말을 넣으면 됩니다.


  시를 읊거나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라면, “낭만적인 목소리”가 아닌 “달콤한 목소리”이거나 “꾀꼬리 같은 목소리”이거나 “구수한 목소리”이거나 “보드라운 목소리”이거나 “구성진 목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날이 ‘멋’이나 ‘아름다움’ 같은 낱말로 이야기를 읊는 사람을 마주하기 어렵습니다. 나날이 ‘낭만’과 ‘낭만적’이라는 낱말로 이야기를 읊는 사람만 마주합니다. ‘꿈’이나 ‘꿈결’이나 ‘꿈누리’나 ‘꿈나라’ 같은 낱말로 내 넋과 얼을 드러내려는 사람 또한 마주하기 힘듭니다.


  나 스스로 내 삶에 꿈이 깃들지 못하니, 내 넋이나 말에 꿈결 같은 느낌이 묻어나지 못하리라 봅니다. 꿈이 없는 삶에 꿈을 잃은 말입니다. 꿈하고 동떨어진 삶에 꿈이랑 멀어지는 글입니다. 2016.2.19.쇠.ㅅㄴㄹ



낭만적인 꿈에 부풀었고

→ 새로운 꿈에 부풀었고

→ 부푼 꿈이 가득했고

→ 풋풋한 꿈에 부풀었고

→ 애틋한 꿈에 부풀었고

→ 싱그러운 꿈에 부풀었고

→ 사랑스러운 꿈에 부풀었고

《어니스트 톰슨 시튼/장석봉 옮김-다시 야생으로》(지호,2004) 64쪽


훨씬 낭만적이다

→ 훨씬 따스하다

→ 훨씬 포근하다

→ 훨씬 사랑스럽다

→ 훨씬 살갑다

→ 훨씬 좋다

→ 훨씬 낫다

→ 훨씬 듣기 좋다

《황선미-나온의 숨어 있는 방》(창비,2006) 204쪽


낭만적이야

→ 멋있어

→ 아름다워

→ 사랑스러워

→ 꿈만 같아

《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경계의 린네 2》(학산문화사,2010) 17쪽


마르부르크에서 대학 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낭만적일까

→ 마르부르크에서 대학 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 마르부르크에서 대학을 다닌다면 얼마나 좋을까

→ 마르부르크에서 대학을 다니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62쪽


우리는 대자연을 낭만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 우리는 너른 자연을 아름답게 생각하려고 한다

→ 우리는 너른 자연을 아름답게 생각한다

→ 우리는 너른 숲을 아름답게 생각한다

《웬델 베리/이승렬 옮김-소농, 문명의 뿌리》(한티재,2016) 20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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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분리 分離


 분리 현상 → 나뉨 현상 / 갈림 현상

 소유와 경영의 분리 → 소유와 경영을 나눔

 정치가 종교와 분리되다 → 정치가 종교와 나뉘다

 서로 분리되어 있다 → 서로 나뉘었다 / 서로 갈렸다

 여러 공화국으로 분리되었다 → 여러 공화국으로 나뉘었다

 이 둘을 분리해서 → 이 둘을 나누어서 / 이 둘을 갈라서

 몸통에서 가죽을 분리하다 → 몸통에서 가죽을 바르다


  ‘분리(分離)’는 “서로 나뉘어 떨어짐”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서로 분리되어” 같은 보기글이 나와요. 이는 겹말입니다. 사람들도 이 같은 겹말을 제대로 모르는 채 “서로 분리하다”나 “서로 분리되다”를 흔히 씁니다. 처음부터 한국말 ‘나누다·나뉘다’나 ‘가르다·갈리다’를 쓰면 될 텐데요. 2016.2.19.쇠.ㅅㄴㄹ



자신을 빨리 분리해 버립니다

→ 스스로를 빨리 나누어 버립니다

→ 스스로를 빨리 둘로 쪼개어 버립니다

→ 스스로를 빨리 둘로 갈라 버립니다

《정희운-너 아니면 나》(이매진,2009) 58쪽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분리되었다

→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나뉘어졌다

→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로 갈렸다

《웬델 베리/이승렬 옮김-소농, 문명의 뿌리》(한티재,2016) 8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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