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해결 解決


 해결을 짓다 → 마무리를 짓다 / 끝을 짓다

 해결이 나다 → 끝이 나다

 해결에 나서다 → 마무리에 나서다 / 풀이에 나서다

 친구 간에 생긴 문제의 해결은 → 동무 사이에 생긴 일을 푸는 길은

 문제가 해결되다 → 문제가 풀리다

 사건이 해결되다 → 사건이 풀리다

 숙식을 해결하다 → 먹고 자게 되다 / 먹고 잘 수 있다


  ‘해결(解決)’은 “제기된 문제를 해명하거나 얽힌 일을 잘 처리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解’라는 한자는 “풀 해”라고 해서 ‘풀다’를 가리킵니다. ‘해결’이라는 한자말은 “풀어서 끝내다”를 뜻하는 셈입니다. 그러니 ‘풀다’나 ‘끝내다’나 “풀어서 끝내다”로 쓰면 돼요. ‘풀어내다’나 ‘마무리하다’ 같은 말을 써도 됩니다. 2016.2.21.해.ㅅㄴㄹ



내가 해결하겠다

→ 내가 풀겠다

→ 내가 하겠다

→ 내가 해 보겠다

《조이 카울리/홍연미 옮김-대포 속에 들어간 오리》(베틀북,2010) 4쪽


이 궁금증을 해결할 만큼 시원한 답변을 해 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이 궁금함을 풀 만큼 시원한 말을 해 줄 수는 없을 듯합니다

→ 이 궁금함을 풀어낼 만큼 시원한 대꾸를 해 줄 수는 없을 듯합니다

《정숙영·조선영-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철수와영희,2015) 15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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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수행 遂行


 업무 수행 → 일하기 / 일을 함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수품 → 전쟁에 들어가는 물건 / 전쟁에 쓰이는 물건


  ‘수행(遂行)’은 “생각하거나 계획한 대로 일을 해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을 해냄”이라고 하면 됩니다. “작업 수행” 같은 말을 쓰는 분이 더러 있는데, ‘작업(作業)’은 “일”을 뜻하는 한자말이에요. 그러니 ‘작업 수행 = 일 일’이나 ‘작업 수행 = 일을 함을 일을 해냄’을 가리키는 꼴이 돼요. 일을 하기에 “일을 한다”고 합니다. 이 모습 그대로 살필 노릇입니다. 2016.2.20.흙.ㅅㄴㄹ



선전기관 역할을 수행했다

→ 선전기관 노릇을 했다

→ 선전기관으로 있었다

→ 선전기관이 되었다

→ 선전기관을 맡았다

《가지무라 히데키/이현무 옮김-한국사입문》(백산서당,1985) 129쪽


전문가들이 수행하는 작업

→ 전문가들이 하는 일

→ 전문가들이 꾀하는 일

《웬델 베리/이승렬 옮김-소농, 문명의 뿌리》(한티재,2016) 154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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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선하다 善


 선한 일을 하다 → 착한 일을 하다 / 올바른 일을 하다

 나쁜 일 한 번 안 하시고 선하게 → 나쁜 일 한 번 안 하시고 착하게

 인간의 본성은 선하다 → 사람 바탕은 착하다 / 사람 마음결은 착하다

 선한 아이들 → 착한 아이들 / 상냥한 아이들


  ‘선(善)하다’는 “올바르고 착하여 도덕적 기준에 맞는 데가 있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도덕적(道德的)’은 “도덕에 관한”을 뜻하고, ‘도덕(道德)’은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준칙이나 규범의 총체”를 뜻한다고 합니다. 올바르고 착하여 마땅히 지킬 것을 지키는 모습이 ‘선하다’라 하는 셈인데, 한국말 ‘착하다’는 “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바르며 상냥하다”를 뜻하고, ‘올바르다’는 “말이나 생각, 행동 따위가 이치나 규범에서 벗어남이 없이 옳고 바르다”를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올바르다’고 할 적에는 “도덕적 기준에 맞다”는 뜻입니다. ‘선하다’ 말풀이는 “올바르고 착하여 올바르다”고 적은 셈이에요.


  착하고 올바른 모습이라면 “착하고 올바르다”라 하면 됩니다. 착한 모습이라면 ‘착하다’라 하면 되고, 올바른 모습이라면 ‘올바르다’라 하면 돼요. 때로는 ‘곱다’나 ‘상냥하다’를 쓸 수 있고, ‘부드럽다’나 ‘따스하다’를 넣어야 잘 어울리는 자리도 있어요. 2016.2.20.흙.ㅅㄴㄹ



선하고 깊은 밤색 눈동자

→ 착하고 깊은 밤빛 눈동자

→ 상냥하고 깊은 밤빛 눈동자

→ 따스하고 깊은 밤빛 눈동자

→ 부드럽고 깊은 밤빛 눈동자

→ 맑고 깊은 밤빛 눈동자

→ 싱그럽고 깊은 밤빛 눈동자

《위다/노은정 옮김-플랜더스의 개》(비룡소,2004) 27쪽


선한 눈매가 인상적이었다

→ 착한 눈매가 마음에 남았다

→ 고운 눈매가 마음에 남았다

→ 부드러운 눈매가 낯 깊었다

《박채란-국경 없는 마을》(서해문집,2004) 197쪽


옳지 않은 세력과 선한 사람들

→ 옳지 않은 무리와 착한 사람들

→ 옳지 않은 무리와 상냥한 사람들

→ 옳지 않은 무리와 올바른 사람들

《하종강-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후마니타스,2006) 62쪽


나이에 비해 체구는 작았지만 웃는 모습이 선한 아이들이었다

→ 나이를 헤아리면 몸은 작았지만 웃는 모습이 착한 아이들이었다

→ 나이를 보면 몸은 작았지만 웃는 모습이 상냥한 아이들이었다

《조주희-키친 4》(마녀의책장,2010) 82쪽


진실, 아름다움, 선함에 대한 질문을 고려하는 시작점이 되는 학문체계

→ 참다움, 아름다움, 착함을 어떻게 물을지 살피는 첫머리가 되는 학문틀

《하워드 가드너/류숙희 옮김-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사회평론,2015) 240쪽


신이 선하기에 그 계획 또한 좋은 계획이라고 확신했다

→ 신이 좋기에 그 계획 또한 좋다고 믿었다

→ 신이 올바르기에 그 계획 또한 좋다고 믿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전미영 옮김-신을 찾아서》(부키,2015) 20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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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동하다 動


 식욕이 동하다 → 밥맛이 돌다 / 밥맛이 나다

 호기심이 동하다 → 호기심이 생기다 / 궁금해지다

 실없이 화가 동하는 것이었다 → 괜히 골이 났다

 병이 동하다 → 병이 도지다

 마음이 동하다 → 마음이 움직이다 / 마음이 생기다

 예가 아니거든 동하지를 마라 → 옳지 않거든 움직이지를 마라


  ‘동(動)하다’는 “1. 어떤 욕구나 감정 또는 기운이 일어나다 2. = 도지다 3. 마음이나 사물이 움직이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動’이라는 한자는 “움직이다”를 뜻해요. 그러니 한국말로 ‘움직이다’를 쓰면 될 뿐입니다. 움직이니까 움직인다고 합니다. 꿈틀하니까 꿈틀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생기면 생긴다고 하고, 마음이 서면 선다고 합니다. 병이 다시 나면 ‘도지다’라 하면 되지요. 2016.2.20.흙.ㅅㄴㄹ



모처럼 마음이 동했는데

→ 모처럼 마음이 움직였는데

→ 모처럼 마음이 생겼는데

→ 모처럼 마음이 섰는데

→ 모처럼 마음이 꿈틀했는데

《니노미야 토모코/서현아 옮김-그린 2》(학산문화사,2001) 194쪽


술 생각이 동한 누군가

→ 술 생각이 난 누군가

→ 술 생각이 나는 누군가

→ 술이 생각나는 누군가

《강분석-씨앗은 힘이 세》(푸르메,2006) 118쪽


의욕이 제일 중요한데, 그것이 동하지 않는다

→ 의욕이 가장 중요한데,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 마음이 가장 대수로운데, 할 마음이 솟지 않는다

→ 하려는 마음이 가장 큰데, 이 마음이 나지 않는다

《레몽 드파르동/정진국 옮김-방랑》(포토넷,2015) 5쪽


알라욘은 흥미가 동했다

→ 알라욘은 재미가 났다

→ 알라욘은 재미있었다

→ 알라욘은 마음이 움직였다

《필립 후즈/김명남 옮김-사라진 숲의 왕을 찾아서》(돌베개,2015) 200쪽


전혀 흥미가 동하지 않을뿐더러

→ 하나도 재미가 나지 않을뿐더러

→ 조금도 신이 나지 않을뿐더러

《바버라 에런라이크/전미영 옮김-신을 찾아서》(부키,2015) 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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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필연적


 필연적 결과 → 반드시 나오는 결과 / 꼭 그리 되는 일

 필연적인 관계 → 반드시 이어지는 사이 / 뗄 수 없는 사이

 필연적인 단계 → 반드시 디딜 단계 / 꼭 거칠 자리

 필연적으로 맺어지다 → 반드시 맺어지다 / 꼭 맺어지다

 필연적인 만남 → 뗄 수 없는 만남 / 떨어질 수 없이 만남

 필연적으로 요구한다 → 반드시 바란다 / 꼭 바란다


  ‘필연적(必然的)’은 “사물의 관련이나 일의 결과가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반드시 그렇게 되는”을 가리키는 셈입니다. 때때로 “뗄 수 없는”이나 “떨어지지 않는”이나 “떨어뜨릴 수 없는” 같은 뜻을 나타내는 자리에 ‘필연적’이라는 말마디가 나타나는데, 이런 자리에는 “뗄 수 없는”을 비롯해서 “아주 가까운”이나 “서로 맞붙는”이나 “서로 달라붙는”으로 손질해 볼 수 있습니다. 2016.2.20.흙.ㅅㄴㄹ



필연적이고 필요한 반작용임에 틀림없다

→ 틀림없이 나타나고 반드시 있어야 하는 반작용이다

→ 틀림없이 일어나고 꼭 있어야 하는 반작용이다

→ 틀림없이 뒤따를 반작용이다

→ 반드시 뒤따르는 반작용이다

→ 꼭 있어야 할 반작용이다

《김우창-궁핍한 시대의 詩人》(민음사,1977) 378쪽


이 책만한 크기의 분량이라면 다룰 수 있는 소재가 필연적으로 제한되기 마련이다

→ 이 책만한 크기라면 다룰 수 있는 소재가 어쩔 수 없이 좁아지기 마련이다

→ 이 책만한 크기라면 다룰 수 있는 얘기가 저절로 줄어들기 마련이다

→ 이 책만한 부피라면 다룰 수 있는 얘기가 얼마 없을 수밖에 없다

→ 이 책만한 부피라면 몇 가지를 못 다루기 마련이다

《프레드릭 엘킨/이동원 옮김-아동과 사회》(삼일당,1980) 머리말


충돌하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읍니다

→ 충돌은 꼭 생깁니다

→ 충돌은 뻔한 노릇이었습니다

→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 마땅히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 으레 부딪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학순-정의가 강물처럼》(형성사,1983) 55쪽


이런 지적 모험의 필연적인 결과로 이 책은

→ 이런 지식 모험을 한 결과로 이 책은

→ 이런 지식 모험을 했기에 이 책은

《이명원-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새움,2004) 42쪽


일정한 단계에서 필연적으로 소멸한다

→ 어느 단계에서 반드시 없어진다

→ 어느 자리에서 꼭 사라진다

→ 얼마쯤 되면 틀림없이 사라지고 만다

《이명원-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새움,2004) 42쪽


유기농업이니까 필연적으로 굽어진다는 법은 없다

→ 유기농업이니까 꼭 굽어진다는 법은 없다

→ 유기농업이니까 반드시 굽어진다는 법은 없다

→ 유기농업이니까 늘 굽어진다는 법은 없다

→ 유기농업이니까 언제나 굽어진다는 법은 없다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백작》(그물코,2006) 58쪽


분배해야 한다는 필연적 이유는 없으므로

→ 반드시 나누어야 한다는 까닭은 없으므로

→ 꼭 나누어야 한다는 까닭은 없으므로

→ 어김없이 나눌 까닭까지 없으므로

→ 굳이 나눌 까닭은 없으므로

→ 나누어야 할 까닭이 따로 없으므로

→ 나누어야 하지는 않으므로

→ 나눠야만 하지는 않으므로

《가가와 도요히코/홍순명 옮김-우애의 경제학》(그물코,2009) 103쪽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건 필연적 선택이에요

→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에요

→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해요

→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가요

→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골라요

《안미선-여성, 목소리들》(오월의봄,2014) 238쪽


소리 소재의 점진적인 확대에 따른 필연적 귀결이라는 것이다

→ 소리 소재가 차츰 늘어나며 반드시 그리 끝맺는다고 한다

→ 소릿감이 하나둘 늘어나며 꼭 그처럼 된다고 한다

→ 소릿감이 차근차근 늘며 으레 그렇게 된다고 한다

《토리고에 게이코/한명호 옮김-소리의 재발견》(그물코,2015) 3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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