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없애야 말 된다

 가시적


 가시적 노력 → 눈에 띄는 노력 / 돋보이는 노력

 가시적 성과 → 눈에 띄는 성과 / 돋보이는 성과

 가시적 아름다움 →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 / 도드라지는 아름다움

 가시적인 결과를 → 눈에 보이는 결과를 / 도드라지는 결과를


  ‘가시적(可視的)’은 “눈으로 볼 수 있는”을 뜻한다고 하는데, 2010년대로 접어든 뒤에 비로소 한국말사전에 실립니다. 한자말 ‘가시(可視)’는 “보다(視) + 할 수 있다(可)” 얼거리로, “볼 수 있는”을 가리키지요. 그러니, 말뜻 그대로 “볼 수 있는”이나 “눈으로 볼 수 있는”이나 “눈으로 보이는”이나 ‘보이는’이나 ‘돋보이는’이나 “눈에 띄는”으로 알맞게 손질해서 쓰면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적에는 ‘비가시적’이라 하기보다는 “눈에 안 보인다“나 “눈에 안 뜨인다”나 “눈에 안 드러난다”라 하면 돼요. 2016.2.14.해.ㅅㄴㄹ



가시적이 아니라는 데

→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데

→ 눈에 뜨이지 않는다는 데

→ 눈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데

→ 눈으로 볼 수 없다는 데

→ 알아차릴 수 없다는 데

《리영희-스핑크스의 코》(까치,1998) 140쪽


가시적인 업적

→ 돋보이는 업적

→ 눈에 띄는 열매

→ 오래 남는 발자취

→ 빼어난 열매

→ 훌륭한 발자국

《박도-안흥산골에서 띄우는 편지》(지식산업사,2005) 49쪽


이런 가시적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 이런 도드라지는 혜택을 하나도 누리지 못했다

→ 이런 눈에 뜨이는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 이런 눈에 뜨이는 즐거움을 하나도 누리지 못했다

→ 이런 여러 가지를 하나도 누리지 못했다

→ 이런 좋은 일이 하나도 없었다

《윌든 벨로/김기근 옮김-그 많던 쌀과 옥수수는 모두 어디로 갔는가》(더숲,2010) 164쪽


지금 가시적으로 보이는 그룹만이 전부는 아니다

→ 이제 눈에 보이는 곳만이 모두는 아니다

→ 요즘 보이는 곳만이 모두는 아니다

→ 요즈음 눈에 뜨이는 곳만이 모두는 아니다

《이즈미다 료스케/이수형 옮김-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미래의창,2015) 3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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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장래의


 장래의 발전을 기대할 만한 → 앞으로 발전을 바랄 만한

 장래의 희망을 찾는다 → 앞날에 희망을 찾는다 / 새 꿈을 찾는다

 장래의 화가 → 앞으로 이룰 화가 / 앞날 화가 / 새로운 화가


  ‘장래(將來)’는 “1. 다가올 앞날 2. 앞으로의 가능성이나 전망 3. 앞으로 닥쳐옴”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날’은 “앞으로 닥쳐올 날”을 뜻하지요. 그러니 “다가올 앞날”을 뜻한다는 말풀이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앞·앞날’은 ‘다가올’ 것이나 흐름을 나타내거든요.


  더 살펴본다면, “장래 희망”이나 “장래 직업”처럼 쓰기도 하면서, ‘-의’를 붙인 “장래의 희망”이나 “장래의 직업”도 나란히 쓰기 일쑤입니다. 이 한자말을 쓰려 한다면 ‘-의’를 털 노릇이고, 앞날을 새롭게 헤아리려는 마음이라면 ‘앞·앞날·새·새로운’ 같은 낱말을 알맞게 쓸 일입니다. 2016.2.14.해.ㅅㄴㄹ



장래의 계획에 관해서 설명하고 나서

→ 앞으로 할 일을 이야기하고 나서

→ 앞으로 어찌할지 이야기하고 나서

《원충연-이 줄을 잡아라》(설우사,1982) 24쪽


장래의 포부였고

→ 앞으로 하고픈 일이었고

→ 앞으로 이룰 꿈이었고

→ 앞으로 바라는 꿈이었고

《윤정모-누나의 오월》(산하,2005) 105쪽


장래의 성장 기회를

→ 앞으로 성장할 기회를

→ 앞으로 자라날 기회를

→ 앞으로 클 자리를

→ 앞으로 클 씨앗을

《이즈미다 료스케/이수형 옮김-구글은 왜 자동차를 만드는가》(미래의창,2015) 7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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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진- 津


 진국 → 짙은 국 / 짙국

 진간장 → 짙은 간장 / 짙간장

 진보라 → 짙은 보라 / 짙보라

 진분홍 → 짙은 분홍 / 짙분홍


  ‘진(津)’은 “‘매우 진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진하다’를 다시 찾아보면 “1. 액체의 농도가 짙다 2. 기체의 밀도가 높다 3. 빛깔이 짙다 4. 맛이나 냄새가 강하다 5. 감정의 정도가 보통보다 더 깊다 6. 어떤 정도가 보통보다 더 세거나 강하다”를 뜻한다고 나옵니다. 그러니까, ‘짙다’를 한자말로는 ‘津’을 빌어서 나타내는 셈입니다.


  외마디 한자말로 쓰는 ‘진-’을 붙인 ‘진국’이나 ‘진간장’은 퍽 오래 사람들 입에 익은 말투일 텐데, 이렇게 그대로 쓸 수도 있을 테지만, ‘짙다’에서 ‘짙-’을 앞가지로 삼아서 ‘짙국·짙간장’처럼 새로 쓸 수 있습니다. 이와 달리 옅은 국이나 간장이라면 ‘옅국·옅간장’이에요. 짙은 보라는 ‘짙보라’가 되고, 옅은 보라는 ‘옅보라’가 되어요. 2016.2.14.해.ㅅㄴㄹ



진보라 진분홍꽃 꿈을 묻혀

→ 짙은보라 짙은분홍꽃 꿈을 묻혀

→ 짙보라 짙분홍꽃 꿈을 묻혀

《홍윤숙-쓸쓸함을 위하여》(문학동네,2010) 26쪽


진빨강 리본이 빙글빙글 감겨 있는

→ 짙은 빨강 댕기가 빙글빙글 감긴

→ 짙붉은 댕기가 빙글빙글 감긴

《린다 멀랠리 헌트/강나은 옮김-나무 위의 물고기》(책과콩나무,2015) 95쪽


진보랏빛 꽃들이 살고 있었어요

→ 짙은 보랏빛 꽃들이 살았어요

《김둘-다람쥐 해돌이, 잘 먹고 잘 노기》(자연과생태,2015) 70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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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83 : 하얀 백발



하얀 백발의 화관

→ 하얀 머리 꽃관

→ 흰머리 꽃족두리

→ 희디흰 꽃족두리


백발(白髮) : 하얗게 센 머리털



  한자말 ‘백발’은 ‘흰머리’를 가리킵니다. 한국말 ‘흰머리’를 한자말로는 ‘백발’로 적는 셈이지요. 그러니, 우리는 “하얀 흰머리”라 말하지 않듯이 “하얀 백발”이라 말하지 않아요. 힘주어 말하려 한다면 ‘희디흰’이나 ‘희고 흰’이나 ‘하얗디하얀’이나 ‘하얗고 하얀’처럼 적어 봅니다. 2016.2.14.해.ㅅㄴㄹ



하얀 백발의 화관 쓰고 길을 막는

→ 하얀 머리 꽃관 쓰고 길을 막는

→ 하얗게 센 머리 꽃관 쓰고 길을 막는

→ 하얗디하얀 꽃족두리 쓰고 길을 막는

《홍윤숙-쓸쓸함을 위하여》(문학동네,2010) 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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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학문적


 학문적 연구 → 학문 연구 / 짜임새 있는 연구

 학문적 성과를 남겼다 → 학문으로 성과를 남겼다 / 큰 성과를 남겼다

 학문적으로 검증되다 → 학문으로 검증되다 / 꼼꼼히 살피다

 학문적으로 접근해야 → 학문으로 다가서야 / 짜임새 있게 다가서야

 학문적으로도 없는 단어 → 학문에도 없는 말

 학문적으로 뿌리가 없다 → 학문 뿌리가 없다 / 짜임새 있는 뿌리가 없다


  ‘학문적(學問的)’은 “학문과 관련되었거나 학문으로서의 방법이나 체계가 서 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적’을 붙이지 않고 “학문과 얽힌”이나 ‘학문으로’로 쓰면 됩니다. “학문적 연구”나 “학문적 성과”는 “학문 연구”나 “학문 성과”로 손보면 돼요. ‘학문(學問)’은 “어떤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워서 익힘”을 뜻한다고 합니다. ‘체계적(體系的)’은 “일정한 원리에 따라서 낱낱의 부분이 짜임새 있게 조직되어 통일된 전체를 이루는”을 뜻해요. 이러한 뜻을 살핀다면 ‘학문적’이라는 말마디는 “짜임새 있는”을 가리키는 자리에도 쓰는 셈이로구나 싶습니다. “학문적 글쓰기”라면 “짜임새 있는 글쓰기”라든지 “틀을 갖춘 글쓰기”나 “틀이 잡힌 글쓰기”를 가리키겠지요. “학문적 활동”은 “짜임새 있게 배우는 일”이나 “차근차근 익히는 일”을 가리킬 테고요. 2016.2.14.해.ㅅㄴㄹ



그의 학문적 업적이 제아무리 대단했어도

→ 그가 이룬 학문 업적이 제아무리 대단했어도

→ 그 사람이 쌓은 학문이 제아무리 대단했어도

→ 그가 학문으로 이룬 열매가 제아무리 대단했어도

→ 그이가 학문으로 맺은 열매가 제아무리 대단했어도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김지선 옮김-내가 읽은 책과 그림》(씨앗을뿌리는사람,2004) 35쪽


동물 생태학에서는 학문적으로 이런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 동물 생태학에서는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동물 생태학이란 학문에서는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 동물 생태학에서는 이런 생각을 학문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김수일-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꾼다》(지영사,2005) 68쪽


그의 학문적 작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 그 사람 학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 그가 하는 학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 그가 배우는 길에도 영향을 미쳤다

《클라우스 타슈버,베네딕트 푀거/안인희 옮김-콘라트 로렌츠》(사이언스북스,2006) 121쪽


평생의 반려자이자 학문적 동지였던

→ 평생 길동무이자 배움동무였던

→ 평생 함께 살고 학문도 함께 하던

→ 온삶을 함께 걷고 학문도 같이 하던

→ 온삶과 학문을 함께 하던

《달렌 스틸/김형근 옮김-시대를 뛰어넘은 여성과학자들》(양문,2008) 28쪽


근대 서양에서 학문적으로 정립되었다고 해서

→ 근대 서양에서 학문으로 섰다고 해서

→ 근대 서양에서 틀이 잡힌 학문이라고 해서

《최원형-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2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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