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13] 배송비 페이백

 읍내책방을 다니든, 도시에 깃든 작은책방이나 헌책방을 다니든, 요즈음에는 책을 사면서 퍽 쓸쓸합니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거저로 그날 집으로 보내 주는 책’에 자꾸 길들기 때문입니다. 머잖아 전자책이 나오면 이렇게 할 일조차 없을 테지만, 종이에 찍은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는 매무새가 좀 달라야 하지 않느냐 생각합니다. 《침묵의 봄》이나 《모래 군의 열두 달》이나 《우리들의 하느님》 같은 책마저 이렇게 ‘거저로 그날 집으로 보내 주는 책’, 아니 ‘거저로 그날 집으로 보내 주는 물건’으로 삼는다면, 이러한 물건을 받아쥐어 펼치는 사람한테 어떠한 사랑씨앗이 자라나는지 궁금합니다. 게다가, 책 몇 권 부치는 누리책방에서는 ‘돌려받으세요’라고도 하고 ‘페이백’이라고도 하는 제도까지 마련했답니다. 그러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돌려받는다는 우편삯은 누가 내는가요. 누리책방에서? 출판사에서? 어쩌면 책 읽는 내가? (4344.1.23.해.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1-01-24 21:48   좋아요 0 | URL
보통은 책값에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요^^;;;

숲노래 2011-01-25 07:06   좋아요 0 | URL
네, 그렇지요.

시골 읍내 책방에는 없는 책이 너무 많고,
책방마실 하러 도시 나가기 만만하지 않아,
이제는 인터넷책방에서도 책을 사야 하는데,
이런 쓸데없는 정책들 때문에
정작 출판사들과 독자들이
피해를 입는데,
스스로 제살 깎아 먹는 줄 너무 모르거나 잊는 듯해요...
 

 

[누리말(인터넷말) 12] 다시듣기

 시골집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멧골 깊은 데에서는 라디오를 들을 수 없으나 인터넷으로 듣습니다. 시골집에서는 전화줄에 인터넷이 딸립니다. 꽤나 느리지요. 그래도, 노래를 듣고파 하는 아이한테 엄마 아빠가 노래를 불러 주다가 힘들 때면, 인터넷을 켜고 ‘쥬니어네이버 동요세상’에 들어가서 국악동요나 여러 동요를 틉니다. 이름은 ‘쥬니어-’라 붙여 아쉽지만, 막상 들어가 보면 어설피 영어로 떡바른 말마디는 많지 않습니다. 이곳으로 들어올 아이들 눈높이를 잘 헤아려 줍니다. ‘반복듣기’ 같은 이름은 ‘되풀이듣기’나 ‘또 듣기’로 적었다면 한결 나았을 테지만, 아마 넉 자를 맞추고 싶은 듯합니다. 그러면 ‘자꾸듣기’나 ‘거듭듣기’처럼 적을 수 있어요. 비록 ‘쥬니어-’라는 영어를 쓰지만, 어린이들 삶과 마음밭을 헤아린다면 ‘리플레이’나 ‘replay’ 같은 이름을 섣불리 쓸 수 없습니다. 누리집을 꾸미며 게시판 이름을 붙이는 분들께서, 이 누리집에는 어른만 드나들지 않고 어린이도 드나들 수 있음을 살핀다면, 또 어른들만 드나들더라도 ‘지식 많고 똑똑한’ 어른만이 아니라 ‘지식이 적거나 모자란’ 어른들을 두루 살핀다면, 한결 쉬우면서 부드러이 이름을 붙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4344.1.22.흙.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11] 4대강 살리기 바로알기와 다운로드

 돈을 쏟아부어 물길을 바꾸는 일을 두고 ‘강 살리기’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아마 이런 일을 하면서 ‘강 죽이기’라는 이름을 붙이지는 않을 테지요. 이런 일을 하면서 ‘강 죽이기’가 아니라고 외쳐야 하니까 ‘바로알기’를 해야 한다고 다시금 목소리를 높여야 할 테고요. 그러나 공기정화기를 쓴다 해서 공기를 맑게 바꾸지 못합니다. 공기정화기를 만드느라 공장을 돌려야 하고, 공장을 돌리자면 석유를 써서 전기를 만들어 기계를 움직여야 하는데, 석유를 쓰는 동안 공기는 더욱 나빠질 뿐 아니라, 공기정화기를 돌리며 전기를 쓰니까 공기는 맑아지기는커녕 더더욱 나빠집니다. 겉과 속이 다른 삶일 때에는 겉치레 말이 판칩니다. 생각해 보면, ‘살리기’라는 말마디하고 ‘바로알기’ 같은 말마디는 얼마나 훌륭한가요. 끝없이 영어사랑으로 치닫는 대한민국 정부와 정책인데, 뜻밖에 ‘4대강 살리기’라는 정책이름만큼은 토박이말로 예쁘게 빚고, ‘바로알기’ 같은 낱말 또한 ‘말 살리기’를 해 줍니다. 다만, 겉치레는 어쩔 수 없는 겉치레인 만큼, ‘PDF다운로드’라는 말마디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4344.1.21.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10] 어린이와 어른이 쓸 말

 청와대 누리집을 보면 ‘어린이가 찾아와서 둘러보는 자리’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학교 숙제로 청와대나 국회 같은 곳들 누리집을 돌아보며 보고서 같은 글을 쓰기도 합니다. ‘어른이 보는 청와대 누리집’하고 ‘어린이가 보는 청와대 누리집’ 말씀씀이는 사뭇 다릅니다. 청와대 어린이신문은 ‘누리한마당’이라든지 ‘누리울림터’처럼 빛고운 말마디를 잘 살려서 쓰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린이 보는 누리집에서는 이처럼 빛고운 말마디를 살리지 않을 뿐더러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래 메뉴명을 클릭하시면, 해당 페이지로 바로가실 수 있습니다” 같은 글월조차 그대로 두는 어른들입니다. “다음 이름을 누르면, 손쉽게 바로갈 수 있습니다”쯤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마음을 쓸 만한 어른은 몇이나 될는지요. (4344.1.20.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9] 새소식 더보기

 ‘뉴스(news)’라는 낱말을 국어사전에서 뒤적여 보면 “새 소식”이라는 말마디로 고쳐서 쓰도록 나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풀이가 “(1) 새로운 소식을 전하여 주는 방송의 프로그램”이라 적힌 다음에 “새 소식”으로 고쳐서 쓰라고 합니다. 방송사에서 처음부터 두루 쓴 말이 ‘뉴스’였기에 이제는 고칠 수 없는지 모릅니다만, 처음부터 두루 쓰던 ‘뉴스’랄지라도 바로 오늘부터 고쳐서 쓰자고 다짐한다면 바로 오늘부터 사람들 말매무새는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방송사나 지식인이나 학자들은 이렇게 함께 좋은 말길을 트자며 다짐을 한다든지 마음을 기울인다든지 힘을 쏟는다든지 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랜들리’처럼 얼토당토않은 말을 함부로 쓰기도 하는데, 청와대 누리집에서는 뜻밖에 ‘뉴스’ 아닌 ‘새소식’이라는 낱말을 쓰고, 여느 누리집에서는 으레 ‘more’라 하는 자리에 ‘더보기’라는 낱말을 씁니다. 이 대목은 참으로 고마우며 반갑습니다. (4344.1.20.나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