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말(인터넷말) 8] 새로 나온 책

 새로 나온 책은 ‘새책’이지만, 낱말책에 ‘새책’이 실리지는 않습니다. 한 번 나와서 여러모로 읽힌 묵은 책은 ‘헌책’이고, 낱말책에는 ‘헌책’이 실립니다. ‘헌책’을 낱말책에 싣는다면, 이와 맞서는 ‘새책’ 또한 낱말책에 실어야 올바릅니다. 우리 말은 하나가 있으면 둘이 있는 빛깔이니까요. 그러나 ‘새책’은 낱말책에 안 실리고, 이를 한자말로 옮긴 ‘신간(新刊)’과 ‘신서(新書)’는 낱말책에 싣습니다. 슬픈 나라 한국이고, 안쓰러운 나라 한국입니다.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을 사랑하지 못합니다. 한국사람부터 한국글을 밝히지 못해요. 출판사 누리집을 둘러보며 새로 나온 책으로 무엇이 있나 알아볼 때에 “새로 나온 책”이라는 말마디를 쓰는 곳을 보면, 참 반가우면서 눈물겹습니다. (4344.1.18.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7] MEMBERS LOGIN

 처음 인터넷을 배우는 어린이나 어르신도 이제는 ‘LOGIN’이나 ‘login’을 알아보겠지. 그런데 ‘로그인’이란 무엇을 말할까. 한자말로는 ‘접속(接續)하기’로 옮기는 ‘로그인’을 우리 말로 하자면 ‘들어가기’가 되지 않을까. 그렇지만 오늘 이 나라에서는 ‘들어가기’라는 낱말을 써 달라고 바라기 몹시 힘들다. 우리가 날마다 쓰지만, 바로 이렇게 날마다 쓰는 말글을 아끼거나 사랑해 달라고 바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들어가기’까지는 못 바라더라도, 굳이 알파벳으로는 적지 말고 한글로나마 적어 주기만을 바라야지 싶다. 한글조차 안 쓰거나 못 쓰거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아주 많기 때문에, 옳거나 바른 말은 거의 꿈을 꾸지 못한다. (4344.1.18.불.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6] more, go, top

 반 해 남짓 한글학회 일을 거든 적 있다. 이때에 우리 나라 모든 지자체랑 공공기관 누리집에서 어떤 말을 쓰는가를 살폈는데, 말과 글을 알차게 가다듬은 지자체랑 공공기관이 드물게 있었으나, 웬만한 지자체랑 공공기관은 말글을 아주 엉터리로 내팽개쳤다. 가장 높은 자리 정치꾼이 내리는 말에 따라 움직이니까, 산 말이 아닌 죽은 말일밖에 없는지 모르지만, 웃사람 말을 따른다면, 청와대 누리집에서도 ‘more’는 안 쓰니까 ‘더보기’라 쓸 수 없는가 궁금하곤 했다. 가만히 살피면, 뜻있거나 생각있는 모임에서도 ‘more, go, top’을 쓰지만, 뜻없거나 생각없는 모임에서도 ‘더보기, 가기(바로가기), 위로(맨위로)’를 쓴다. 왼쪽 사람들이 말을 더 아끼거나 사랑하지 않고, 오른쪽 사람들이 말을 더 짓밟거나 어지럽히지 않는다. (4344.1.17.달.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5] 널리 읽힌 책

 책을 말한다는 사람들은 예전에는 ‘신간’이니 ‘구간’이니 ‘서평’이니 하는 말을 썼으나, 오늘날에는 ‘북’이니 ‘북리뷰’이니 하는 말을 쓴다. 그런데 이런 말들을 주워섬기는 사람은 하나같이 “어른한테 읽힐 글”만 살핀다. 아이들 앞에서 책을 말하려 할 때에는 ‘신간’이니 ‘북’이니 읊지 못한다. 아이들 앞에서는 어떤 지식인이나 기자라 할지라도 ‘책’이라고만 말한다. 책을 말하는 사람들이 “나는 늘 어린이 앞과 할머니 앞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입니다.” 하고 생각해 주면 고맙겠다. (4344.1.17.달.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누리말(인터넷말) 4] 신간도서

 어린이책 가운데 갓난쟁이부터 서너 살 아이가 보는 책을 놓고 ‘유아(幼兒)’ 책으로 갈라 놓습니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보기에 이 또래 어린이는 ‘아기’라 할 만합니다. 흔히들 ‘아기책’이라 말합니다. 놀이하듯 즐기는 책이라 놀이책이고, 어버이가 읽어 주는 책이라 읽기책이니, 그림책이나 어린이책이나 아기책이라는 이름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아직 아기인 아이들한테 읽히기에 아기책이라 말할 수 있어야, 새로 나오는 책을 ‘신간도서(新刊圖書)’ 아닌 ‘새책’이라 말합니다. 새책을 ‘새책’이라 말할 때에 ‘유아 개념책’이라는 뜬구름 잡는 갈래 또한 사라지겠지요. ‘개념(槪念)’이란 참 무엇일까요. 아이들 생각을 키워 주는 책, 또는 지식을 늘려 주는 책이 아닐는지요. 생각해 보니, ‘신간 = 새책’입니다. ‘신간도서’라 하면 ‘새책 책’이 되니, 겹치기 소리입니다. (4344.1.16.해.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