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온다 (미야코시 아키코) 베틀북 펴냄, 2012.5.25.



  내 어릴 적에는 한국에 태풍이 퍽 잦았다. 그무렵에는 태풍이 꼭 와서 볏포기가 거센 비바람에 흔들려 주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야 메뚜기와 풀벌레가 많이 날아가서 벼가 튼튼히 자란다고 했다. 요즈음은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서 풀벌레가 날아가야 하거나 볏포기가 비바람을 맞고 씩씩하게 서야 한다고 말하는 어른이 없다. 예전에는 볏포기를 잘 건사해서 짚으로 썼지만, 이제는 유전자를 건드려서 ‘키 작은 벼’만 키우기 때문이기도 하고, 태풍이라면 무턱대고 나쁘게만 여기는 흐름이 퍼졌기 때문이다. 그림책 《태풍이 온다》를 서른 해쯤 앞서 읽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이 그림책이 일본에서 처음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아무래도 오늘날에는 거센 비바람을 기쁘게 맞이해서 씩씩하게 받아들이려고 하는 마음이 될 만한 어른이나 아이가 매우 드물지 않으랴 싶다. 예쁜 이야기가 담겼어도 이 이야기가 퍼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4348.4.3.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태풍이 온다
미야코시 아키코 글.그림, 송진아 옮김 / 베틀북 / 2012년 5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5년 04월 03일에 저장
품절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크릭터 (토미 웅거러) 시공주니어 펴냄, 1996.6.7.



  그림책 《크릭터》는 언제 다시 읽어도 참으로 아름답다. 이야기가 아름답다. ‘이야깃감(소재)’이나 ‘그림결(화법)’ 때문에 아름다운 그림책이 아니다. 이야기를 다루는 마음씨가 아름답다. 그림책은 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인데, 그림이 멋지거나 놀랍거나 새로워 보여야 하지 않다. 이 대목이 대수롭다. 이 대목을 잘 살펴야 오래도록 사랑하면서 읽을 그림책이 태어난다. 나와 이웃을 함께 사랑하고, 서로 손을 맞잡으며 걷는 길을 꿈꾸며, 이 지구별과 온누리에서 모두 어깨동무하는 기쁜 이야기를 차곡차곡 담아서 들려주려 할 때에 아름다운 그림책이 된다. 아이들이 슬기로운 숨결을 물려받아서 아름답게 삶을 짓도록 돕는 책이 바로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다. 《크릭터》는 번역을 더 손질해야 한다는 대목을 빼면, 그야말로 군더더기 하나 없이 아름다운 책이다. 4348.4.2.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크릭터
토미 웅게러 글, 그림 | 장미란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6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2015년 04월 02일에 저장
구판절판
Crictor (Paperback)- 『크릭터』원서
Ungerer, Tomi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1983년 7월
9,600원 → 6,240원(35%할인) / 마일리지 130원(2%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4월 02일에 저장

Crictor (Hardcover)
Ungerer, Tomi 지음 / Harpercollins Childrens Books / 1958년 4월
30,800원 → 25,250원(18%할인) / 마일리지 1,27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3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4월 02일에 저장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appletreeje 2015-04-02 0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감사히 담아갑니다~*^^*

숲노래 2015-04-02 07:30   좋아요 0 | URL
어젯밤에 드디어 <크릭터> 느낌글을 마무리지었어요.
몇 해에 걸쳐서 어떤 느낌글을 쓸까 하고 헤아리던 끝에
비로소 글이 나왔어요.

아주 오래오래 즐기고 나서
아이한테 곱게 물려줄 만큼
사랑스러운 책이라고 느껴요.
 

황허에 떨어진 꽃잎 (카롤린 필립스) 뜨인돌 펴냄, 2008.2.29.



  어떤 삶을 어떻게 그릴는지는 글쓴이 몫이고, 어떤 삶을 어떻게 읽을는지는 읽는이 몫이다. 어떤 삶을 어떻게 일굴는지는 내 몫이고, 어떤 이웃을 어떻게 사귈는지도 내 몫이다. 청소년문학 《황허에 떨어진 꽃잎》에 나오는 아이는 ‘몸은 중국사람’이지만, ‘마음은 독일사람’으로 산다. 갓난쟁이일 적에 독일로 왔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제 어버이 사랑을 고이 받지 못하는 아기가 다른 나라로 간다고 한다. 이는 한국에서도 엇비슷하다. 한국은 아직도 ‘아기를 다른 나라로 아주 많이 내다파는 나라’로 손꼽힌다. 왜 중국이나 한국은 아기를 다른 나라로 내다팔까? 또는 아기를 내다버릴까? 이들 나라는 삶이 제대로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삶을 슬기롭게 세우는 길보다 겉치레에 매달리거나 얽매인 채 바보짓을 하기 때문이다. 정치와 경제와 교육과 사회와 문화 모두 아름다운 길하고 동떨어지기에 ‘아기 팔기’를 그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슬프면서 아름답게 빚은 《황허에 떨어진 꽃잎》을 읽는다. 4348.4.2.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황허에 떨어진 꽃잎
카롤린 필립스 지음, 유혜자 옮김 / 뜨인돌 / 2008년 2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5년 04월 02일에 저장
절판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빛, 제스처, 그리고 색 (제이 마이젤) 시그마북스 펴냄, 2015.3.2.



  제이 마이젤이라고 하는 이가 쓴 사진책 《빛, 제스처, 그리고 색》을 읽는다. 이 책은 책이름 번역부터 엉뚱하다. ‘제스처’를 ‘제스처’로 번역하면 뭐가 될까? ‘컬러’를 ‘색’으로 번역하면 뭐가 되나? 사진을 도무지 모르는 채 번역했고, 한국말 또한 제대로 모르는 채 번역했구나 싶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세 가지는 “빛살과 몸짓과 빛깔”이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가누면서 바라보지 못한다면,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할 수 없을 뿐더러, 애써 이 책을 장만했어도 이 이야기를 읽어내지 못하리라. ‘色’이라는 한자는 “빛 색”이다. 한국말을 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사진은, 빛살이 드리우는 지구별에서 우리가 짓는 몸짓을 사람마다 기쁘게 여기는 빛깔로 새롭게 담아내어 빚는 춤사위와 노래라고 할 수 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Light, Gesture, and Color (Paperback)
Jay Maisel / New Riders Pub / 2014년 10월
94,170원 → 77,210원(18%할인) / 마일리지 3,87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3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4월 01일에 저장

[eBook] 빛, 제스처, 그리고 색
제이 마이젤 지음, 박윤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3월
27,000원 → 27,000원(0%할인) / 마일리지 1,350원(5% 적립)
2015년 04월 01일에 저장

빛, 제스처, 그리고 색
제이 마이젤 지음, 박윤혜 옮김 / 시그마북스 / 2015년 3월
39,000원 → 35,100원(10%할인) / 마일리지 1,9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5년 04월 01일에 저장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강 깊은 당신 편지 (김윤배) 문학과지성사 펴냄, 1991.10.30.



  시집 《강 깊은 당신 편지》를 읽는데, 참으로 깝깝하면서 어질어질하다. 시 한 줄 읽기 몹시 벅차다. 왜 이런가 하면서도 끝까지 다 읽은 뒤, 책앞에 실은 글쓴이 말을 읽으니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이다”와 같은 말로 첫머리를 연다. 그렇구나. 스스로 ‘막막함’을 생각하면서 쓴 글이니, 이 글을 읽는 사람도 까마득함이나 깝깝함이나 어질어질함을 느낄 수밖에 없구나. 시인 스스로 너른 마음이 되어 님을 그리는 노래를 부른다면, 이러한 노래를 읽는 이도 너른 마음이 되고, 시인 스스로 따순 숨결이 되어 님을 사랑하는 노래를 짓는다면, 이러한 노래를 읽는 이도 따순 숨결이 된다. 시인은 이 대목을 알까? 설마 모르지는 않겠지?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강 깊은 당신 편지
김윤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1년 10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2015년 04월 01일에 저장
품절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