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조님과 나 1 (이마 이치코) 시공사 펴냄, 2003.6.20.



  집에 새를 두고 지내는 사람은 어떤 마음이 될까 헤아려 본다. 귀여운 새가 언제나 노래하면서 고운 날갯짓을 보여준다면, 이 새와 함께 맑으면서 기쁜 숨결이 흐르리라 본다. 그러니 예부터 지구별 사람들 누구나 새와 함께 있는 삶을 지었다. 사람이 살 만한 곳에는 꼭 새가 있기 마련이요, 사람이 삶을 짓는 곳에는 어김없이 새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새가 살지 못하는 데에 마을이나 동네를 만들려 한다면 바보짓이라는 소리이고, 마을이나 동네를 새로 만들려 하면 이곳에 새가 찾아와서 깃들 수 있게끔 가꾸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화책 《문조님과 나》를 읽는다. 아이들도 재미나게 본다. 다만, 우리 집은 시골집이라 우리 집 처마 밑에도 제비가 깃들고, 우리 집 물받이통에는 참새가 살며, 겨우내 빈 제비집에는 딱새가 깃들어 지낸다. 까치도 까마귀도 물까치도 직박구리도 박새도 우리 집을 자주 찾는 손님이고, 마을 뒤꼍에는 휘파람새가 찾아오는데, 여름이면 꾀꼬리 노래를 듣고, 가을에는 고즈넉하게 뻐꾸기 노래를 듣는다. 조금만 둘러보아도 우리는 우리 둘레에서 수많은 새가 우리를 지켜보는 줄 알아챌 수 있다. 4348.4.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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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鳥樣と私 (9) (コミック)
이마 이치코 / グリ-ンアロ-出版社 / 2009년 1월
8,400원 → 7,810원(7%할인) / 마일리지 240원(3%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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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조님과 나 1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6월
3,500원 → 3,150원(10%할인) / 마일리지 17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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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케네스 그레이엄·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시공주니어 펴냄, 2003.5.5.



  영국에서는 내로라하는 훌륭한 어린이문학이라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읽는다. 여러모로 ‘칭찬·찬사’가 가득한데, 왜 이렇게 칭찬과 찬사가 이 책에 쏟아지는지 나로서는 아리송하다. 몇 가지 짐승이 나오지만, 이 짐승은 짐승으로서 살지 않고 ‘사람 짓을 흉내내며 문화를 누린’다. 게다가 ‘마차를 내팽개치고 자동차를 몰기를 좋아한’다. 언뜻 보면 ‘버드나무를 둘러싼 숲 이야기’일 듯하지만, 막상 책을 펴고 보면, ‘버드나무’라든지 ‘숲’을 들려주는 대목은 아주 드물다. 거의 다 ‘영국 현대 도시 문화생활’을 다룬다. 사람이 나올 적이든 짐승이 나올 적이든 ‘짐승 생태’가 아니라 ‘영국사람이 누리는 도시 문화생활’ 이야기이다. 어느 모로 본다면 ‘피터 래빗’ 이야기를 쓴 베아트릭스 포터 같은 분이 쓰는 ‘오래된 전통문화와 살림살이’를 이 책에 엇비슷하게 담았다고 할 만하구나 싶다. ‘오래된 전통 문화생활을 아로새기면서 도시 문화생활을 곁들이는 이야기’라고 할까. 이런 이야기를 읽으려 한다면 재미있게 여길 수 있겠지. 그러나, ‘시골’이나 ‘숲’이나 ‘들짐승’이나 ‘사랑’이나 ‘꿈’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읽으려 한다면,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거의 찾아볼 수 있다. ‘현대 도시 문명을 맛보는 모험’ 이야기는 이 책에 있으나, ‘푸르게 물드는 버드나무 바람’ 같은 이야기는 이 책에 없다. 4348.3.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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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케니스 그레이엄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신수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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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준비 다 됐어요! (조프루아 드 페나르) 베틀북 펴냄, 2002.1.30.



  늑대가 돼지를 잡는다. 돼지는 이제 곧 죽겠다고 느낀다. 그런데 늑대는 돼지를 곧바로 잡아먹지 않는다. 그냥 먹어도 될 테지만, 아무래도 살집이 적어서 살을 찌워서 먹겠노라 한다. 늑대는 돼지가 살이 찌기를 바란다. 돼지는 죽음을 앞두고 한 가지 꿈을 빈다. 죽을 때에는 죽더라도 맛난 밥을 먹으면서 살이 찌겠노라 말한다. 늑대는 돼지가 들려주는 말을 듣더니 그 말이 옳다고 느낀다. 맛난 밥을 먹어야 살이 잘 찔 테고, 살이 잘 쪄야 맛나게 잡아먹을 테니까. 이리하여, 돼지는 손수 밥을 맛나게 차린다. 돼지도 먹고 늑대도 먹는다. 늑대는 돼지가 차린 밥을 먹더니, 이렇게 맛난 밥은 처음이라면서 놀란다. 돼지는 피아노도 치고 책도 읽어 준다. 늑대한테 비위를 맞추려는 뜻이 아니다. 돼지는 늘 이렇게 살았기 때문이다. 언제나처럼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기쁘게 책을 읽는다. 이러구러 하루하루 흘러 어느덧 돼지가 잡아먹힐 날이 다가온다. 이제 돼지와 늑대는 생각이 바뀌었다. 이렇게 멋진 아이를 동무로 두어야지, 어떻게 잡아먹거나 잡아먹히느냐면서 눈물을 짓는다. 그림책 《식사 준비 다 됐어요!》는 아주아주 멋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4348.3.25.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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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준비 다 됐어요!- 마음 약한 늑대 이야기
조프루아 드 페나르 글.그림, 이정주 옮김 / 베틀북 / 2002년 1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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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야 (강풀) 웅진주니어 펴냄, 2013.1.14.



  ‘내 방’을 처음으로 얻은 아이가 밤에 겪은 이야기를 만화처럼 그려서 빚은 《안녕, 친구야》를 읽는다. 이 그림책은 강풀 님이 이녁 아이한테 물려주는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찬찬히 읽는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 아이들은 눈밭과 고양이가 나오니 재미있게 여긴다. 그림책을 보다가 문득 생각한다. 아무래도 강풀 님이 태어나서 자란 어릴 적 삶자리를 돌아보면서 빚은 책이 아닐까. 강풀 님이 어린 나날부터 오늘날까지 둘레에서 지켜본 삶자리 가운데 스스로 가장 포근하면서 아름답고 여긴 곳을 그림책에 담지 않았을까. 오늘날 서울에서 이 그림책에 나오는 골목동네가 그대로 있다고 느끼기 어렵다. 어느덧 골목동네는 아스라히 사라지는 옛모습이다. 사람들이 골목마실을 다니기도 하고 골목동네에 벽그림을 그리면서 골목문화를 말하기는 하지만, 막상 골목집을 가꾸면서 마당을 돌보고 텃밭과 꽃밭을 일구면서 문화나 예술을 말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하나같이 아파트에 살면서 골목을 아련한 추억거리로 다루곤 한다. 생각해 보라. 골목동네에서 사는 골목사람이라면 벽그림을 그리겠는가? 아니다. 골목사람이라면 빈터에 있는 시멘트를 골라내어 텃밭이나 꽃밭을 가꾼다. 골목사람이라면 골목 한쪽에 나무를 심는다. 골목사람이라면 골목에 자동차가 있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무그늘과 평상을 마련한다. 《안녕, 친구야》라는 그림책은 이제 도시에서 아스라히 사라져야 하고 마는 삶자리를 포근한 사랑으로 감싸면서 아이들한테 선물로 물려주려고 하는 책이 맞다고 새삼스레 느낀다. 4348.3.25.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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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친구야
강풀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3년 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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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레몽 드파르동) 포토넷 펴냄, 2015.3.15.



  사진책 《방랑》을 읽는다. 모처럼 눈과 머리를 쉴 만한 사진책을 읽는구나 하고 느낀다. 오늘날 수없이 쏟아지는 웬만한 사진은 ‘억지로 짜맞춘 예술품’이다. 요즈음은 ‘사진을 찍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고, ‘예술을 하’거나 ‘새로운 미술·회화 영역을 개척하’려는 사람만 넘친다. 왜 ‘그냥 사진을 찍’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가? 왜 젊은이는 사진학과라는 곳을 다니기만 하면 ‘예술쟁이’가 되려 하는가? 왜 젊은이는 나라밖으로 사진공부를 다녀오기만 하면 ‘아티스트’로 몸을 바꾸려 하는가? 그저 내 삶을 사랑하면서 하루하루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는 없을까? ‘그냥 찍는 사진’은 멋이 없거나 맛이 없을까? ‘사진기로 그냥 찍어서 그냥 이웃과 나누는 사진’은 아무런 이야기가 안 깃들까? 프랑스사람 레몽 드파르동 님이 선보이는 《방랑》은 무척 아늑하게 읽고 누릴 만한 사진책이다. 아니, 사진책이라면 모름지기 이쯤 되어야 사진책이라는 이름이 걸맞으리라. 4348.3.23.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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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레몽 드파르동 지음, 정진국 옮김 / 포토넷 / 2015년 3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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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ve Land: Stop Eject (Paperback)
Raymond Depardon / Thames & Hudson / 2009년 1월
111,310원 → 91,270원(18%할인) / 마일리지 4,57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6월 3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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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ymond Depardon: Adieu Saigon (Hardcover)
레이몽 드파르동 / Steidl / 2015년 6월
42,810원 → 35,100원(18%할인) / 마일리지 1,76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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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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