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이희인) 호미 펴냄, 2013.3.9.



  인도양하고 맞닿은 여러 나라를 돌아본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엮은 《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를 읽는다. 시골집에 앉아서 인도양 여러 나라 이야기를 가만히 바라본다. 이 책을 쓴 분이 바라본 여러 나라는 ‘어디에도 없던 곳’이다. 오직 그곳에 가야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여행 이야기를 쓴 분이 즐겁게 누리는 곳은 복닥거리는 도시 한복판이 아니다. 사람내음이 물씬 살가이 흐르는 고즈넉한 곳이다. 오월 첫무렵부터 한껏 흐드러지던 찔레꽃이 유월을 앞두고 차츰 수그러든다. 그래도 찔레꽃내음은 짙다. 찔레꽃내음과 붓꽃내음을 함께 맡으면서, 온갖 풀꽃내음을 골고루 누리며 생각에 잠겨 본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나들이를 다니는 사람이 무척 많이 늘었다. 한국 곳곳을 여행하는 사람도 제법 많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동네마실을 하는 사람은 그닥 많지 않다. 아무래도 동네는 너무 시끌벅적하거나 어수선하기 때문일 테지. 이 나라 삶자리가 어디에서나 호젓하면서 맑고 밝으며 싱그러울 수 있으면, 오늘 이곳에서 삶을 누리는 기쁨하고 이웃을 찾아 길을 나서는 즐거움이 한결 넉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만히 따지면, 스리랑카나 인도가 아니어도, 얼마 앞서까지 한국에서도 누구나 ‘외국 여행객 사진기 앞에서’ 환하게 웃음짓는 수수하고 투박한 사람들이었다. 4348.5.25.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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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던 곳 인도양으로
이희인 지음 / 호미 / 2013년 3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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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실 이야기 (귄터 그라스) 민음사 펴냄, 2015.5.1.



  《암실 이야기》라는 소설책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귄터 그라스 님은 ‘글을 쓰려고 태어난 숨결’일 수 있겠구나 하고 느낀다. 나치 친위대원으로 일한 적이 있고, 전쟁 뒤 독일에서 사회정의와 진보에 몸을 바친 일도, 곰곰이 살피면 모두 ‘글을 쓸 바탕’이 되었구나 하고 느낀다. 글을 쓰려고 태어난 숨결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아마 ‘전쟁 미치광이 독일’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깊은 두멧시골로 들어가서 흙을 일구었으리라. 또는 독일군과 맞서 싸우다가 어느 싸움터에서 이슬처럼 사라졌으리라. 이 끌과 저 끝을 달리면서 긴 나날을 누린 발자국은 모두 소설로 태어난다. 그렇다고, 귄터 그라스 님이 ‘나치 친위대원’으로 있던 나날을 나무라려는 생각이 아니다. 나치 친위대원으로 지낸 나날이 있었기에 전쟁 뒤에 ‘내 바보스러움과 멍청함’을 뉘우치거나 깨달으면서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겠노라 다짐할 수 있다. 나치 친위대원으로 지낸 나날이 있었기에 전쟁이 얼마나 바보스러우면서 멍청한가를 온몸으로 알아차릴 수 있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군대에서 뒹굴며 폭력에 시달리다가 ‘고참이 된 뒤 나도 그만 후임병한테 폭력을 휘두르는 바보짓을 저지르’고는, 나중에 이 철없고 딱한 짓에 얼굴이 붉어져서 다시는 그 같은 잘못을 안 저지르겠다 다짐하면서 삶을 곧게 추스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군대는 바보짓이다. 모든 전쟁무기는 멍청한 수렁이다. 《암실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는 따로 다루지 않고 ‘귄터 그라스 님이 낳은 여덟 아이’가 보낸 발자국을 다룬다. 귄터 그라스 님은 왜 여러 ‘아이 어머니’를 두어야 했을까? 왜 여덟 아이를 낳아야 했을까? 얼마나 흔들리면서 가녀린 나날을 겨우겨우 걸어왔을까? 4348.5.2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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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실 이야기- 귄터 그라스 자전 소설
귄터 그라스 지음, 장희창 옮김 / 민음사 / 2015년 5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5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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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마음 (하이타니 겐지로) 양철북 펴냄, 2004.1.30.



  우리는 서로 마음을 나누면서 산다. 우리가 주고받는 말마디에는 삶을 사랑하려는 마음이 깃든다. 마음이 없으면 만나지 못하고, 마음이 없는 채 만나는 사이라면 몹시 괴로운 나머지 삶이 갈기갈기 찢기리라. 아름다운 사랑은 언제나 ‘열린 마음’일 때에 이루어진다. 모든 슬프거나 쓸쓸한 일은 ‘닫힌 마음’일 때에 나타난다. 즐겁게 노래하듯이 마음을 가꾸면서 차근차근 삶을 짓는다. 청소년문학 《소녀의 마음》은 이 같은 ‘마음’을 살가우면서 따사롭게 보듬으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마음을 읽기에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되고, 마음을 읽지 못하기에 서로 헤어진다. 마음을 나누기에 빙그레 웃음을 지으면서 삶을 이루고, 마음을 나누려는 숨결이 사라지기에 그만 미움만 남아서 서로 생채기를 남긴다. 4348.5.2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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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마음- 개정판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8년 9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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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7 (오치아이 사요리) 대원씨아이 펴냄, 2015.4.30.



  만화책 《은여우》는 어른이나 아이 모두 재미있게 읽을 만하다. 이 만화책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까닭은, 어른이나 아이 모두 스스로 아름답게 즐기는 삶이 어디에 있는가를 짚기 때문이다. 즐거운 삶은 바로 오늘 이곳에 있다는 얼거리를 보여주고, 삶을 이루는 바탕이 어떠한가를 보여주며, 넋과 얼과 숨과 삶이 어우러지는 실마리를 찬찬히 보여준다. 철학으로 머리만 써서 ‘참(진리)이란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하면 막상 참(진리)을 찾아내지 못한다. 날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짓고 옷을 갈아입고 씻고 살림을 꾸리고 이웃하고 만나면서 보내는 하루를 수수하게 누리면, 마음이 차분하게 일어나면서 ‘참삶’과 ‘참사랑’으로 홀가분하게 나아간다. 굳이 머리를 쓰지 않아도 삶과 사랑을 참답게 바라볼 수 있다. 머리를 써야 할 곳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겉모습’이 아닌 ‘마음으로 읽을 사랑’을 헤아릴 때이다. 《은여우》 일곱째 권을 놓고 느낌글까지 마무리지은 이즈막에 여덟째 권을 기다린다. 4348.5.19.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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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여우 7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4월
5,000원 → 4,500원(10%할인) / 마일리지 2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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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정수복) 문학동네 펴냄, 2015.4.28.



  정수복이라는 분이 쓴 산문책을 읽는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라는 책인데, 책 첫머리를 보니,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자나 지식인이 ‘어렵게 쓰는 글’하고 ‘논문 쓰기’를 살작 나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이야기도 들려줄 만하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정수복이라는 분이 쓴 글도 ‘쉽지’ 않다. 무척 딱딱하고 어려운 낱말이 가득하다. 번역 말투나 일본 말투도 많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라는 책은 ‘논문이 아닐’ 뿐, ‘여느 논문에서 흔히 볼 만한 말투’가 가득한 ‘인문책’이다. 어느 모로 본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책이름부터, 글쓴이는 스스로 ‘사회학자’라고 밝힌다. ‘서울시민’이나 ‘한국사람’으로서 서울을 걷는 발걸음이 아니라, ‘사회학자’로서 서울 같은 도시를 걷는다고 밝힌다. 그러니, 이 책은 논문이 아니면서도 논문과 닮은 글이 될밖에 없다. 동네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동네를 거닐어도 이 책처럼 글을 쓰지는 않으리라. 정수복 님이 ‘논문 글쓰기’를 넌지시 나무라려고 한다면, 누구보다 정수복 님부터 스스로 ‘동네 아저씨’가 되어서 ‘이웃 아저씨’한테 도란도란 이야기를 걸면서 웃음꽃을 피우는 투로 글을 쓰면 될 텐데. 걷는 이야기를 쓰니 반가우면서도, 스스로 어깨에 힘을 못 빼면서 다른 사람더러 어깨에 힘을 빼라고 자꾸 말하니까, 책을 읽다가 자꾸 눈에 걸린다. 4348.5.1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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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서울을 생각한다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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