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02] 텃밭

 


  텃밭 돌보는 사람은
  농약 비료 아닌
  바람 햇볕 빗물 흙 어우러진 사랑맛.

 


  도시에서도 조그마한 텃밭 있으면 한 해 내내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도시에서도 조그마한 텃밭을 일구고 보면, 씨앗을 뿌려 얻는 푸성귀뿐 아니라, 씨앗을 안 뿌려도 돋는 풀을 얻을 수 있어요. 우리가 먹는 밥은 농약이나 비료 아닌, 바람 햇볕 빗물 흙으로 누리는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어요. 따사로운 손길로 거두는 밥이로구나 하고 느끼면서 아름다운 마음 될 수 있어요. 도시사람 누구한테나 텃밭이 있고, 주차장은 없는, 착한 삶 되면 얼마나 환한 보금자리가 될까요. 4347.1.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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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01] 하루를 누리다

 


  햇살이 마루로 스며들고
  햇볕이 밭자락에 깃들고
  햇빛이 풀잎에 반짝이고

 


  아이와 살아가는 나날이란 참말 시간을 누리는 삶이 되어야지 싶어요. 아침햇살과 함께 일어나고, 낮을 포근하게 감싸는 햇볕을 온몸으로 받으면서 놀다가, 햇빛이 구름 사이를 지나 살금살금 멧자락으로 넘어가는 저녁에 빙그레 웃고 노래할 수 있는 삶일 때에 즐거우면서 사랑스러운 하루가 되리라 느껴요. 4347.1.1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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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00] 재미있게

 


  누가 들여다보지 않아도 꽃은 붉다.
  누가 쳐다보지 않아도 바람은 맑다.
  누가 떠올리지 않아도 숲은 푸르다.

 


  스스로 재미있다고 여기는 삶을 누릴 때에 재미있습니다. 남이 보기에 재미있는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멋진 일이 아닌, 남이 보기에 대단한 일이 아닌, 스스로 재미있게 삶을 일구는 길로 나아갈 때에 즐겁고 재미나며 아름답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를 하는지 가만히 지켜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과 학교에 길든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나 스스로 놀이를 빚고 누리며 즐기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지켜봅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실컷 놉니다. 흙을 파먹든 흙을 주무르든 저희끼리 신나게 웃고 노래하면서 놀아요. 놀이터나 놀이공원이 있어야 하지 않아요. 놀 수 있는 틈이 있어야 하고, 놀도록 풀어놓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짓는 웃음에서 맑은 빛이 흘러나와 지구별을 포근하게 감싸는 사랑이 됩니다. 4347.1.1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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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99] 이야기

 


  뗏목을 엮어 냇물을 건너고
  헤엄을 쳐서 냇물을 가로지르며
  물을 길러 냇가로 가는 이야기.

 


  냇물을 건너려고 뗏목을 엮는 삶이 이야기입니다. 헤엄을 배워 냇물을 가로지르면서 노는 하루가 이야기입니다. 동이를 이고 냇가로 가서 물을 긷는 나날이 이야기입니다. 물소리를 듣고, 물빛을 누리며, 물숨을 마시면서 이야기입니다. 비가 내려 냇물이 불고, 가물어 냇물이 줄어듭니다. 냇가에는 새들이 내려앉고, 냇물에는 물고기와 가재와 다슬기가 삽니다. 다 함께 어우러지는 냇가에 풀이 자라고 나무가 뿌리를 내립니다. 냇물 하나를 둘러싸고 들과 숲이 이루어집니다. 들과 숲 곁에 조그마한 보금자리 생기면서 마을이 태어납니다. 조그마한 물줄기 하나에서 이야기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4347.1.12.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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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98] 바람맛

 


  소나무 둘레에서 솔바람
  살구나무 밑에서 살구바람
  동백꽃 곁에서 동백바람.

 


  1분만 바람을 안 마셔도 모두 죽어요. 사람도 풀도 나무도. 10초쯤 바람을 안 마실 수 있고, 몇 분쯤 숨을 참은 채 물속으로 들어가 헤엄칠 수 있어요. 그러나, 다시 숨을 쉬려고 물 바깥으로 나와야 해요. 물고기도 물속에서 물숨을 쉬어요. 물이 머금은 바람을 아가미로 찬찬히 마셔요. 바람을 어지럽히면 우리 목숨이 흔들려요. 바람 사이에 매캐한 배기가스와 매연과 방사능을 섞으면 우리 스스로 목숨을 갉아먹고 말아요. 티없이 파랗게 빛나는 하늘이란 더없는 선물이요, 해맑게 흐르는 고운 바람이란 가없는 사랑이라고 느껴요. 4347.1.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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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1-09 18:39   좋아요 0 | URL
가슴이 답답할 때 바람을 쐬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참 고마운 바람입니다~

숲노래 2014-01-10 04:25   좋아요 0 | URL
올해에 후애 님 가슴이 시원스럽게 뚫리면서
아름다운 일 즐겁게 찾아들기를 빕니다.
꾸준히 시원스러운 바람 쐬는 마실 누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