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딸


상큼하고 달디단 딸기는

빨간알 되기까지

봄볕 먹는 하얀꽃에

겨울바람 품은 푸른잎


너르고 포근한 땅은

까무잡잡 흙이기까지

빗물 머금은 누런들에

가을무지개 담은 저녁놀


우리 옛터는 ‘배달’

밝은 땅이란 뜻이니

너른들이 노랗게 익어

누구나 따스히 안는 빛


별빛이 씨앗을 드리우네

풀빛이 수다를 조곤조곤

눈빛이 해처럼 반짝이고

숨빛이 고이 싱그런 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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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꽃.


어릴 적에는 '짓'하고 '짓기'라는 말이

아주 싫었다.

어린배움터를 다니던 1982-1987 내내

'글짓기 숙제'하고 '만들기 숙제'를

신물나도록 했는데,

그나마 마음에 들던 '만들기 숙제'는

배움터에 내고 나면 안 돌려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린이가 낸 숙제를

난로 불쏘시개로 태우더라.


몇날 며칠을 땀빼며 낸 '만들기 숙제'를

왜 그무렵 길잡이는 모조리 모아서 버릴 뿐

돌려줄 생각을 안 했을까?


6학년이던 때 길잡이한테

왜 '만들기 숙제'를 안 돌려주느냐 물었더니

"돌려주면 똑같은 걸 다시 낼 거잖아?" 하더라.


웃기더라.

나는 방학마다 '만들기 숙제'에 

거의 보름을 들여서 멋진 꿈을 담으려 했고

돌려받아서 두고두고 건사할 생각이었는데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불쏘시개로 태웠구나.


'짓-짓다'를 마음으로 되찾은 때는

아마 40살이 다 되어서였지 싶다.

어린이한테 들려줄 새 낱말책을 여미려고

'짓다-만들다-빚다' 같은 낱말을

새롭게 뜻을 풀고 보기글을 살피면서


더없이 아름다운 '짓-짓다'라는 낱말을

그동안 엉터리 나라에서 잘못 길들었다고 느꼈다.


우리말로 친다면 '글짓기 = 창작'이요,

'글쓰기 = 집필'인데,

얼크러진 말결을 어떻게 다독일 수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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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꽃.


태어난 날 새벽에 적바림한 노래.

왜 '파닥거리다'라는 낱말이

떠올랐는지는 모르지만,

떠오르는 낱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가만가만 옮겼다.


글을 쓰느라 움직이는 손은

내 손일 텐데

손으로 옮기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흐르다가

문득 이곳으로 스밀까?


한 달쯤 앞서 적은 글을

새삼스레 돌아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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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으로 #북새
#홍동초등학교 #숲노래

어린배움터 어버이하고
이야기꽃을 펴며
우리말꽃 말밑(어원)을
더 헤아리고 짚었어요.

'욕(막말)'은
남이 나를 갉는 말이 아닌
남이 남 스스로 갉는 말이에요.

높임말은
남을 높이는 말이 아닌
내가 나를 높이는 말이고요.

이 우리말결을 알면
누가 떠들거나 막말을 하더라도
스스로 사랑으로 가요.

스스로 사랑인 줄 잊기에
막말을 하거나
남들이 하는 말에 휘둘립니다.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우리말동시 #우리말동시사전
#우리말이야기꽃 #우리말꽃

이제 숨을 돌리고서
저녁 이야기꽃으로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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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뿌리서점 #뿌리서점
#마을책집 #헌책집 #천안책집

1987년 12월 5일부터
책집살림 이으신 천안 뿌리에
살짝 머물다가
홍성으로 건너갑니다.

35해라는 책집살림 빛날(생일)에
노래꽃을 드린 셈입니다.

#숲노래노래꽃 #숲노래동시
#우리말동시 #우리말동시사전

대전 천안 책집을
네 곳 다니면서
책짐을 잔뜩 지었습니다.

등에 어깨에 품에...
ㅋㅋ
겨울에 땀을 내며 후끈후끈 보내고
싶으신 분들은
두 다리로 #책집마실 ... 하시면서
몸을 담금질해 보셔요 ^^

#책집노래 #책숲마실 #숲노래

천안서 산 어느 시집은
천안 텃사람 손글씨가
한자로 휘휘 바람을 탑니다.

기차에서 느긋이 읽으려고요.

#안수환 #저들꽃들이피어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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