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로



이리로 와서 봐

줄기 잘린 나무에 싹텄어

여기로 새숨이 올라오면서

다시 하늘로 뻗으려나 봐


저기로 가 볼래

한밤은 짙게 파란 까망이야

어두운 곳으로 새빛 퍼지며

이제 땅으로 놀러오나 봐


눈으로는 겉을 보겠지

마음으로는 속을 본다

귀로는 겉을 듣겠지

넋으로는 속을 듣는다


어디로 길을 나서든

집으로 돌아오는 삶이야

숲으로 같이가자

별빛으로 함께살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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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풋풋



더 나빠도 나쁘고

덜 나빠도 나쁘고

끔찍이 나빠도

다 나빠


덜 익어도 익었고

더 익어도 익었고

잘 익어도

다 익었어


덜 나쁜 길은 안 가

즐거울 길을 찾다가

즐거운 길을 지어서

노래하고 춤추며 가지


푸릇푸릇 새싹이 반가워

푸르게 일렁이는 잎빛 곱지

풋풋 천천히 깊어가는

풀 한 포기 돋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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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바다로



별을 품는 사람은

해밝게 하루를 그리고

풀꽃을 보는 사람은

해맑게 오늘을 살피고


바람을 읽는 멧새는

파랗게 물들며 환하고

바다를 아는 헤엄이는

시원히 노닐며 신나고


밤이란 포근한 꿈빛

낮이란 짙푸른 노래

새벽이란 곱게 사랑

저녁이란 차분히 쉼


함께 날면서 하늘로

서로 돌보며 숲으로

같이 반기며 바다로

이제 웃으며 집으로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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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시골



별을 늘 만나는

별빛하고 수다 펴는

별내음 먹고 별꽃 나누며

별비 내리는


바람이 늘 시원한

바람이랑 춤판 노는

바람빛 먹고 바람꽃 보며

바람길 흐르는


샘물이 늘 솟는

냇물과 노래 짓는

빗물 먹고 바닷물 누비며

풀물 가득한


시골은 멧골을 품어

시골순이는 들판 달리고

시골돌이는 구름 타고

시골집은 새 개구리 매미 함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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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빚는



흙을 손바닥에 놓고

살살 비비면

빙글빙글 구르더니

동글동글 구슬로


말을 혓바닥에 올려

술술 놀리면

방글방글 웃더니

도란도란 이야기로


꽃은 땅바닥에 앉아

슬슬 춤추며

방긋빙긋 노래하며

둥실둥실 빛살로


가만히 빚는 마음

포근히 빚는 숨길

넉넉히 빚는 살림

나란히 빚는 하루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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