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50 : 옛 기성

 


옛 기성 질서에
→ 옛 질서에
→ 옛날 질서에
→ 낡은 질서에

옛 : 지나간 때의
기성(旣成) : 이미 이루어짐. 또는 그런 것


  지나간 때를 가리킬 적에 쓰는 ‘옛’이고, 이미 이루어진 것을 가리키며 쓰는 ‘기성’이에요. 이미 이루어진 것이란 “지나간 어느 때에 이룬” 것이지요. 그러니 “옛 기성 질서”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기성 질서”라고만 한 노릇이요, 한자말을 안 쓰려 한다면 “옛 질서”라 하면 돼요. 또는 “옛날 질서”나 “낡은 질서”나 “케케묵은 질서”나 “고리타분한 질서”처럼 써 볼 수 있어요. 2016.8.31.물.ㅅㄴㄹ

 

더 이상 옛 기성 질서에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선언하는 행동이고
→ 더는 옛 질서에 있지 않다고 또렷하게 밝히는 몸짓이고
→ 이제 더 낡은 질서에 있지 않다고 또렷이 밝히는 몸짓이고
《존 앤더슨/최파일 옮김-내추럴 히스토리》(삼천리,2016) 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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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49 : 흥미진진한 재미

 

흥미진진한 재미를 발견하며
→ 재미를 찾으며
→ 멋진 재미를 찾으며
→ 훌륭한 재미를 찾으며

 

흥미진진(興味津津) : 넘쳐흐를 정도로 흥미가 매우 많다
흥미(興味) : 흥을 느끼는 재미
흥(興) :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감정

  ‘흥미진진’은 “흥미가 매우 많다”를 가리킨다는데, ‘흥미’는 “흥을 느끼는 재미”를 가리킨다고 해요. ‘흥’은 ‘재미’나 즐거움을 일어나게 하는 느낌이라고 하니 돌림풀이입니다. 그러니 “흥미진진한 재미”처럼 쓰면 겹말 가운데에서도 뒤죽박죽 겹말이 돼요. ‘흥’은 ‘신’으로 손질하고, ‘흥미’는 ‘재미’로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2016.8.31.물.ㅅㄴㄹ

 

이전 저자들의 저작들에서 흥미진진한 재미를 발견하며 늘 기뻐하는
→ 예전 사람들이 쓴 책에서 재미를 찾으며 늘 기뻐하는
→ 옛 사람들이 쓴 책에서 멋진 재미를 찾으며 늘 기뻐하는
《존 앤더슨/최파일 옮김-내추럴 히스토리》(삼천리,2016) 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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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홀연 忽然


 홀연 종적을 감추다 → 갑자기 자취를 감추다 / 문득 자취를 감추다

 홀연 무언가가 후다닥 → 갑자기 무언가가 후다닥

 홀연 눈이 침침해졌다가 → 갑자기 눈이 어두워졌다가

 홀연 고개를 돌린다 → 갑자기 고개를 돌린다 / 문득 고개를 돌린다

 홀연하게 회상되었다 → 갑작스레 떠올랐다


  ‘홀연(忽然)’은 “뜻하지 아니하게 갑자기”를 가리킨다 하고, 한국말사전에는 “≒ 홀언(忽焉)·홀여(忽如)”처럼 비슷한말을 싣습니다. 말뜻대로 ‘갑자기’로 손보면 되고, ‘갑작스레’나 ‘문득’으로 손볼 만합니다. 그런데 ‘홀언·홀여’는 ‘= 홀연’으로 풀이할 뿐이니, 이 같은 한자말은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어요. 2016.8.30.불.ㅅㄴㄹ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진다 해도

→ 어느 날 문득 사라진다 해도

→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해도

《권정우-허공에 지은 집》(애지,2010) 86쪽


홀연히 중원을 떠난 은둔 고수에다

→ 문득 너른 들을 떠난 숨은 솜씨꾼에다

→ 갑작스레 너른 들을 떠난 숨은 솜씨꾼에다

《윤성근-탐서의 즐거움》(모요사,2016) 20쪽


육상생물이 홀연히 사라진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 뭍짐승이 갑자기 사라진 까닭을 이야기했다

→ 뭍짐승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까닭을 얘기했다

《제임스 P.호건/이동진 옮김-별의 계승자》(아작,2016) 1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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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48 : 낙엽이 지다



낙엽이 지는

→ 가랑잎이 지는

→ 갈잎이 지는

→ 잎이 지는

→ 가을잎이 지는

→ 마른 잎이 지는


낙엽(落葉) : 1. 나뭇잎이 떨어짐 2. 말라서 떨어진 나뭇잎. ‘진 잎’으로 순화



  ‘낙엽’은 “나뭇잎이 떨어짐”이나 “떨어진 나뭇잎”을 가리켜요. “낙엽이 지는”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그러나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낙엽이 지다”를 보기글로 올리기도 합니다. 한국말사전도 잘못 쓴 겹말을 덩그러니 실은 셈입니다. 떨어진 잎은 다시 지지 않아요. 마른 잎이 떨어진다고 해야 올바릅니다. ‘낙엽’이라는 한자말도 ‘진 잎’으로 고쳐써야 한다고 하는 만큼 “가랑잎이 지는”이나 “갈잎이 지는”이나 “잎이 지는”이나 “가을잎이 지는”으로 손질해 줍니다. 2016.8.30.불.ㅅㄴㄹ



낙엽이 지는 가을 산이 거꾸로 세워놓은 싸리비 같다

→ 가랑잎이 지는 가을 산이 거꾸로 세워놓은 싸리비 같다

→ 갈잎이 지는 가을 산이 거꾸로 세워놓은 싸리비 같다

《권정우-허공에 지은 집》(애지,2010) 9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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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47 : 이룩할 수 없던 꿈을 실현



이룩할 수 없던 꿈을 실현한 것이라고까지

→ 이룰 수 없던 꿈을 이루었다고까지


이룩하다 : 1. 어떤 큰 현상이나 사업 따위를 이루다 2. 나라, 도읍, 집 따위를 새로 세우다

이루다 : 1. 어떤 대상이 일정한 상태나 결과를 생기게 하거나 일으키거나 만들다 2. 뜻한 대로 되게 하다 3. 몇 가지 부분이나 요소들을 모아 일정한 성질이나 모양을 가진 존재가 되게 하다 4. 예식이나 계약 따위를 진행되게 하다

실현(實現) : 꿈, 기대 따위를 실제로 이룸. ‘실제 이루어짐’으로 순화



  ‘이룩하다’하고 ‘이루다’는 다른 낱말입니다. 나라나 집을 새로 세운다고 할 적에 ‘이룩하다’를 써요. 또는 큰 일이 일어나게 할 적에 씁니다. ‘이루다’는 바라거나 뜻한 일이 되도록 할 적에 쓰고, 어떤 일이 생기는구나 싶을 적에 써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은 ‘이룩하다’ 첫째 뜻풀이를 ‘이루다’로 풀이합니다. 잘못 붙인 돌림풀이입니다.


  한자말 ‘실현’은 ‘이룸·이루다’로 고쳐쓸 낱말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이룩할 수 없던 꿈을 실현한”처럼 쓰면 겹말이면서 잘못 쓴 말마디입니다. ‘이룩할’은 ‘이룰’로 고쳐야 맞고, ‘실현한’도 ‘이룰’로 손질해야지요. 2016.8.30.불.ㅅㄴㄹ



좀처럼 이룩할 수 없었던 꿈을 실현한 것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 좀처럼 이룰 수 없었던 꿈을 이루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강상중·현무암/이목 옮김-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책과함께,2012) 2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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