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작별의


 작별의 말을 나누다 → 헤어지는 말을 나누다 / 헤어지면서 말을 나누다

 작별의 순간 → 헤어지는 순간 / 마지막 순간

 작별의 아침 → 헤어지는 아침 / 떠나는 아침

 작별의 노래 → 헤어지는 노래 / 떠나는 노래


  ‘작별(作別)’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그러니 ‘작별 + 의’는 ‘헤어지는’으로 손보면 돼요. 헤어질 적에는 떠난다고 하니 ‘떠난다’로 손볼 수 있어요. 떠날 적에는 이제 마지막이나 끝이 되곤 하기에 ‘마지막’이나 ‘끝’으로 손볼 만합니다. 2016.9.5.달.ㅅㄴㄹ



빅토르는 공항에서 나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면서

→ 빅토르는 공항에서 나한테 헤어지는 입맞춤을 하면서

→ 빅토르는 공항에서 나한테 입맞추고 헤어지면서

→ 빅토르는 공항에서 떠나는 입맞춤을 하면서

→ 빅토르는 공항에서 입맞추고 떠나면서

→ 빅토르는 공항에서 나한테 마지막 입맞춤을 하면서

《조안 하라/차미례 옮김-빅토르 하라》(삼천리,2008) 285쪽


작별의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한 채

→ 떠나는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한 채

→ 마지막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한 채

→ 잘 있으란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한 채

《사노 미오코/정효진 옮김-귀수의 정원 3》(서울문화사,2013) 146쪽


작별의 키스를 끝마친 입술

→ 헤어지는 입맞춤을 끝마친 입술

→ 떠나는 입맞춤을 끝마친 입술

《김중일-내가 살아갈 사람》(창비,2015) 4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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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좌우간 左右間


 좌우간에 조금 있으면 → 어떻든 조금 있으면

 좌우간 휘파람을 부는 녀석 → 아무튼 휘파람을 부는 녀석

 좌우간 뛰쳐나가 보려고 → 어쨌거나 뛰쳐나가 보려고


  ‘좌우간(左右間)’은 “이렇든 저렇든 어떻든 간”을 가리킨다 하고, 한국말사전에는 “≒ 좌우지간”처럼 비슷한말을 실어요. ‘좌우지간(左右之間)’은 “= 좌우간”이라고 합니다. 말뜻을 살피면 ‘어떻든’으로 손볼 수 있고, ‘아무튼’이나 ‘어쨌거나’로 손볼 만해요. “이렇든 저렇든”이나 “이러하든 저러하든”이나 “이러나 저러나”나 ‘그나저나’로 손보아도 됩니다. 2016.9.3.흙.ㅅㄴㄹ



좌우간 감동적인 문자 메시지가 수없이 들어왔다더군요

→ 아무튼 감동스런 쪽글이 수없이 들어왔다더군요

→ 어쨌든 가슴 벅찬 쪽글이 수없이 들어왔다더군요

《시게마츠 기요시/고향옥 옮김-졸업》(양철북,2007) 80쪽


좌우간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나

→ 어떻든 공부만 힘껏 하면 되나

→ 어쨌든 공부만 힘내어 하면 되나

→ 이러나 저러나 공부만 힘내어 하면 되나

《츠키코/서현아 옮김-그녀와 카메라와 그녀의 계절 1》(학산문화사,2015) 87쪽


좌우간 당신 말대로 뭘 좀 먹고 쉬자

→ 어쨌거나 그대 말대로 뭘 좀 먹고 쉬자

→ 아무튼 그대 말대로 뭘 좀 먹고 쉬자

→ 그나저나 그대 말대로 뭘 좀 먹고 쉬자

《타나카 요시키·아라카와 히로무/서현아 옮김-아르슬란 전기 5》(학산문화사,2016) 7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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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에 대해


 생명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말하다

→ 생명이 아름다움을 말하다

→ 생명이 아름답다고 말하다

→ 아름다운 생명을 말하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따지다

→ 이 책 내용을 따지다

→ 이 책이 어떤 줄거리인지 따지다

→ 이 책을 이룬 줄거리를 따지다


  아름다움‘을’ 말하거나 줄거리‘를’ 말한다고 하듯이 ‘-을/-를’을 붙이면 되는 자리에 ‘-에 대해/-에 대해서/-에 대하여’를 붙이는 분이 많습니다. ‘對’를 쓰는 이 말투가 번역 말투인 줄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번역 말투로 적힌 글이나 책이 워낙 퍼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의’까지 덧붙는 두겹 번역 말투라고 할 수 있는 ‘-의 -에 대해’예요. 한 가지씩 털어서 부드럽게 가다듬어 줍니다. 2016.9.2.쇠.ㅅㄴㄹ



태교의 중요함에 대해 들었는데

→ 태교가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 태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사카시타 사카에/연주미 옮김-얘야 생태가 웰빙이란다》(이매진,2004) 22쪽


과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분명한 의견이 있어야 한다고

→ 과학이 사회에서 맡은 몫을 또렷이 밝혀야 한다고

→ 과학이 사회에서 맡은 일이 무엇인지 똑똑히 밝혀야 한다고

→ 과학이 사회에서 무엇을 맡는지 환하게 밝혀야 한다고

《장마르크 레비르블롱/문박엘리 옮김-프랑스 아이의 과학 공부》(휴머니스트,2015) 7쪽


그때 이 시의 잉태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 그때 이 시가 어찌 태어났는지 말하였다

→ 그때 이 시가 어떻게 나왔는지 밝혔다

→ 그때 이 시를 어떻게 썼는지 얘기하였다

《허만하-낙타는 십리 밖 물 냄새를 맡는다》(최측의농간,2016) 15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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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미세 微細


 미세한 분말 → 아주 작은 가루 / 자잘한 가루

 미세하고 투명해서 → 아주 작고 속이 비쳐서

 미세한 통찰력 → 꼼꼼한 통찰력 / 꼼꼼히 꿰뚫어 보는 힘


  ‘미세(微細)’는 “1.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음 2. 몹시 자세하고 꼼꼼함”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 ‘작다’나 “아주 작다”나 ‘꼼꼼하다’로 손볼 만합니다. 그런데 ‘자세(仔細)하다’는 “1. 사소한 부분까지 아주 구체적이고 분명하다 2. 성질 따위가 꼼꼼하고 세심하다”를 뜻한다고 하니 “미세 2. 몹시 자세하고 꼼꼼함”은 겹말풀이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는 ‘미세(未世)’라는 한자말이 나오고, “[북한어] 미래의 세계”를 뜻한다고 합니다만, 이러한 낱말은 쓸 일이 없을 테니 한국말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어요. 2016.9.2.쇠.ㅅㄴㄹ



삶의 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는 작가일수록

→ 삶에서 작은 곳을 놓치지 않는 작가일수록

→ 삶에서 자잘한 곳을 놓치지 않는 작가일수록

《황선미-동화 창작의 즐거움》(사계절,2006) 35쪽


하나의 의미가 지닌 엄청나게 많은 미세한 차이

→ 한 가지 뜻에 깃든 엄청나게 많은 작은 다름

→ 한 뜻에 담긴 엄청나게 많은 잘디잔 다름

《팔리 모왓/장석봉 옮김-잊혀진 미래》(달팽이,2009) 163쪽


아무리 미세한 피폭이라도

→ 아무리 적은 피폭이라도

→ 아무리 적게 폭탄을 쐬어도

→ 아무리 살짝 폭탄을 쐬어도

《고이데 히로아키/고노 다이스케 옮김-원자력의 거짓말》(녹색평론사,2012) 81쪽


그녀의 입술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간다

→ 그 여자 입술꼬리가 가늘게 올라간다

→ 그 여자 입술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 그 여자 입술꼬리가 가만히 올라간다

《정은혜-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샨티,2015) 50쪽


언어에 담긴 미세한 뉘앙스

→ 말에 담긴 작은 느낌

→ 말에 담긴 자잘한 느낌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서울을 생각한다》(문학동네,2015) 33쪽


아주 미세한 균열도 고통스러운 학습의 과정이다

→ 아주 작게 갈라져도 괴롭게 배우는 길이다

→ 아주 조금씩 갈라져도 고달피 배우는 길이다

《페터 볼레벤/장혜경 옮김-나무 수업》(이마,2016) 6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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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457 : 깔끔하면서도 위생적



깔끔하면서도 위생적으로

→ 깔끔하면서도 잘

→ 깔끔하게 잘


깔끔하다 : 1. 생김새 따위가 매끈하고 깨끗하다 2. 솜씨가 야물고 알뜰하다

위생적(衛生的) : 건강에 유익하도록 조건을 갖춘



  ‘위생적’은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모습을 가리킨다고 해요. 건강, 곧 몸에 도움이 된다면 ‘깨끗하’겠지요. 깨끗하지 않은 모습, 이른바 지저분하거나 더러운 모습이라면 몸에 도움이 안 될 테고요. 이리하여 “깔끔하면서 위생적”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깔끔하면서’라고만 쓰거나 ‘깨끗하면서’라고 쓰면 됩니다. 또는 “깔끔하면서 잘”이나 “깔끔하면서 알맞게”로 손볼 만합니다. 2016.9.2.쇠.ㅅㄴㄹ



옛날에 비해 깔끔하면서도 위생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것 같아

→ 옛날과 견줘 깔끔하면서도 잘 다루는 듯해

→ 옛날보다 깔끔하게 잘 다루는구나 싶어

《정인수-짚신 신고 도롱이 입고 동네 한 바퀴!》(분홍고래,2016) 11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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