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61 : 혹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혹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 누군가는 누군가 친 장난이라고

→ 누구는 누가 친 장난이라고

→ 어떤 이는 누군가 친 장난이라고

→ 또는 누군가 장난을 쳤다고


혹자(或者) : 1. 어떤 사람 2. = 혹시

누구 : 1. 잘 모르는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 2. 특정한 사람이 아닌 막연한 사람을 가리키는 인칭 대명사 3. 가리키는 대상을 굳이 밝혀서 말하지 않을 때 쓰는 인칭 대명사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한자말 ‘혹자’인데, “어떤 사람”은 바로 ‘누구’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처럼 쓰면 “누군가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꼴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말을 해 볼 수도 있을 테지요. “누구는 누가(누구가) 친 장난이라고”처럼 쓸 수도 있고요. 그러나 뜻이 같은 낱말을 잇달아 쓰기보다는 ‘또는’이나 ‘아니면’ 같은 이음씨를 쓰는 쪽이 한결 매끄러우리라 봅니다. 2016.9.10.흙.ㅅㄴㄹ



혹자는 외계인이 남긴 흔적이라 하고, 혹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한다

→ 어떤 사람은 외계인이 남긴 자취라 하고, 아니면 누군가 장난을 쳤다고 한다

→ 누군가는 외계인이 남긴 자국이라 하고, 또는 어떤 사람이 친 장난이라고 한다

《소피 마제/배유선 옮김-너희 정말, 아무 말이나 다 믿는구나!》(뿌리와이파리,2016) 9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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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각자의


 각자의 일은 스스로 책임져야 → 제 일은 스스로 책임져야 / 내 일은 스스로 책임져야

 각자의 길을 가다 → 제 길을 가다 / 제 갈 길을 가다

 선택은 각자의 몫 → 선택은 제 몫

 각자의 방식이 있다 → 저마다 방식이 있다 / 서로 방식이 있다


  ‘각자(各自)’는 “1. 각각의 자기 자신 2. 각각의 사람이 따로따로”를 가리킨다고 해요. ‘각각(各各)’은 “저마다. ‘따로따로’로 순화”로 풀이합니다. 그러니 한국말사전에서 다루는 ‘각자’ 뜻풀이는 겹말풀이가 되면서 잘못이기도 합니다. ‘따로따로’로 고쳐쓸 ‘각자’라면 ‘각각의 사람이 따로따로 = 따로따로의 사람이 따로따로’인 꼴이니 겹말이면서 엉터리 뜻풀이가 될 테니까요. 2016.9.9.쇠.ㅅㄴㄹ



각자의 방으로 쑥 들어가

→ 제 방으로 쑥 들어가

→ 다들 제 방으로 쑥 들어가

→ 저마다 제 방으로 쑥 들어가

《박완서-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햇빛출판사,1990) 81쪽


각자의 길을 가야지

→ 내 길을 가야지

→ 제 갈 길을 가야지

→ 서로 갈 길을 가야지

→ 따로따로 갈 길을 가야지

《김수정-소금자 블루스 1》(서울문화사,1990) 109쪽


각자의 선택을 존중할 뿐이다

→ 저마다 무엇을 하는가를 존중할 뿐이다

→ 제 길을 고이 여길 뿐이다

→ 제 갈 길을 고이 여길 뿐이다

《김유미-내 안의 야생공원》(신구문화사,1999) 73쪽


각자의 타고난 권리

→ 저마다 타고난 권리

→ 사람마다 타고난 권리

→ 누구나 타고난 권리

《소 알로이시오 몬시뇰/박우택 옮김-가난은 구원의 징표이다》(가톨릭출판사,2002) 27쪽


각자의 생활 때문에

→ 서로 바쁘게 살아서

→ 모두 바쁘게 사느라

→ 저마다 바삐 살았기에

→ 둘 다 살기 버거워

→ 서로 자기 삶에 매여서

《강풀-순정만화 2》(문학세계사,2004) 96쪽


완성된 빵을 각자의 자루에 채워 넣기 시작했습니다

→ 다 구운 빵을 저마다 자루에 채워 넣었습니다

→ 다 구운 빵을 따로따로 자루에 채워 넣었습니다

→ 다 된 빵을 제 자루에 채워 넣었습니다

《모이치 구미코/김나은 옮김-장미마을의 초승달 빵집》(한림출판사,2006) 110쪽


다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야

→ 다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야

→ 다 다른 곳에 쓰기 때문이야

→ 저마다 할 일이 있기 때문이야

→ 맡은 몫이 다 다르기 때문이야

《손옥희·최향숙-우리 학교 뜰에는 무엇이 살까》(청어람미디어,2012) 41쪽


우리는 차츰 각자의 색을 갖게 되는 것이다

→ 우리는 차츰 저마다 빛을 갖게 된다

→ 우리는 차츰 따로따로 빛깔을 갖는다

《조용미-나의 다른 이름들》(민음사,2016) 1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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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지혜 智慧/知慧


 삶의 지혜 → 사는 슬기 / 삶에서 얻는 슬기

 지혜를 짜다 → 슬기를 짜다

 지혜를 모으다 → 슬기를 모으다

 지혜가 뛰어나다 → 슬기가 뛰어나다 


  ‘지혜(智慧/知慧)’는 “1.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 2. [불교] 제법(諸法)에 환하여 잃고 얻음과 옳고 그름을 가려내는 마음의 작용으로서, 미혹을 소멸하고 보리(菩提)를 성취함 3. [기독교]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하나”를 가리킨다고 해요. 한국말 ‘슬기’는 “사리를 바르게 판단하고 일을 잘 처리해 내는 재능”을 가리킨다고 해요. ‘지혜’를 풀이하면서 “사물의 이치”라 적고, ‘슬기’를 풀이하면서 “사리”라 적는데, ‘사리 = 사물의 이치’예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살짝 다른 듯 보이지만 속내는 같습니다. ‘지혜’는 ‘슬기’로 손보면 되는데, 때로는 ‘똑똑함’이나 ‘깨달음’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9.9.쇠.ㅅㄴㄹ



흔들리지 않는 지혜로 받아들인 적도 있다

→ 흔들리지 않는 슬기로 받아들인 적도 있다

→ 흔들리지 않는 깨달음으로 받아들인 적도 있다

《윤구병-자연의 밥상에 둘러앉다》(휴머니스트,2010) 198쪽


지식이 지혜로 교정될 때까지 책은 세상에서 격리되는가

→ 앎이 슬기로 바로잡힐 때까지 책은 세상에서 떨어지는가

→ 앎이 슬기로 거듭날 때까지 책은 세상에서 멀어지는가

《강예린·이치훈-도서관 산책자》(반비,2012) 27쪽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지혜가 숨어 있다

→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슬기가 숨었다

《이건범-한자 신기루》(피어나,2016) 261쪽


그 지혜로운 곰들이

→ 그 슬기로운 곰들이

→ 그 똑똑한 곰들이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3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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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보통 普通


 보통 실력 → 여느 솜씨 / 수수한 재주

 보통 때와 다른 옷차림 → 여느 때와 다른 옷차림

 보통 사람이 아니다 → 여느 사람이 아니다

 보통 일곱 시에 일어난다 → 흔히 일곱 시에 일어난다

 보통 소 한 마리씩은 기른다 → 으레 소 한 마리씩은 기른다

 내가 보통 바빠요? → 내가 좀 바빠요?


  ‘보통(普通)’은 “1.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 또는 뛰어나지도 열등하지도 아니한 중간 정도 2. 일반적으로. 또는 흔히”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평범(平凡)’은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이 보통이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그러니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돌림풀이입니다. 그런데 ‘흔히’를 “보통보다 더 자주 있거나 일어나서 쉽게 접할 수 있게”로 풀이하고, ‘특별(特別)’을 “보통과 구별되게 다름”으로 풀이하기에 겹말풀이가 되기까지 합니다. ‘보통 = 특별하지 아니하고 흔히 볼 수 있어 평범함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지 아니하고 + 보통보다 자주 볼 수 있어 + 보통임’인 꼴이기 때문이에요. ‘보통’을 풀이하면서 나타나는 세 가지 낱말이 모두 ‘보통’이거든요.


  그렇다면 ‘보통’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이 ‘흔히’ 쓰는 ‘보통’은 어떤 낱말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흔히’라 할 수 있고, 때로는 ‘여느’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수수한’으로 손볼 때가 있고, ‘으레’로 손볼 때가 있습니다. 2016.9.9.쇠.ㅅㄴㄹ 



보통 목사님 부인이 맨 먼저 접시를 들고

→ 으레 목사님 부인이 맨 먼저 접시를 들고

→ 흔히 목사님 아주머니가 맨 먼저 접시를 들고

→ 늘 목사님 아주머니가 맨 먼저 접시를 들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햇살과나무꾼 옮김-에밀의 크리스마스 파티》(논장,2002) 31쪽


보통은 씨앗 가게에서 이렇게

→ 흔히 씨앗 가게에서 이렇게

→ 으레 씨앗 가게에서 이렇게

→ 웬만하면 씨앗 가게에서 이렇게

《반다나 시바·마리나 모르푸르고/김현주 옮김-씨앗이 있어야 우리가 살아요》(책속물고기,2016) 30쪽


보통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들은 참말로 어디에서 올까

→ 흔히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들은 참으로 어디에서 올까

→ 으레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들은 참말 어디에서 올까

→ 언제나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것들은 참말 어디에서 올까

《스즈키 뎃페이·야마시로 도오루/문희언 옮김-여행하는 채소 가게》(하루,2016) 22쪽


보통은 쌀을 담아 놓는 것으로 모신다고 하지

→ 흔히 쌀을 담아 놓는 것으로 모신다고 하지

→ 으레 쌀을 담아 놓는 것으로 모신다고 하지

《정인수-짚신 신고 도롱이 입고 동네 한 바퀴!》(분홍고래,2016) 7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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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한국의 중요도


파병 의사를 밝혀온 한국의 중요도는 한껏 격상되었다

→ 파병 뜻을 밝혀온 한국은 중요도가 한껏 높아졌다

→ 파병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한국은 한껏 중요해졌다

→ 군대를 보내겠다는 뜻을 밝혀온 한국은 한껏 중요해졌다

《박은봉-한국사 상식 바로잡기》(책과함께,2007) 426쪽


  “파병(派兵) 의사(意思)를”은 “파병 뜻을”이나 “파병하겠다는 뜻을”이나 “군대를 보내겠다는 뜻을”로 손볼 만합니다. ‘격상(格上)되었다’는 ‘높아졌다’나 ‘올라갔다’로 손보고요. 그리고 “한국의 중요도는 격상되었다”는 “한국은 중요도가 높아졌다”나 “한국은 중요해졌다”로 손질합니다.


예측 불허의 바람은 끊임없이 찾아왔다가

→ 예측 못할 바람은 끊임없이 찾아왔다가

→ 한 치 앞도 모를 바람은 끊임없이 찾아왔다가

《민영-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창비,2013) 13쪽


  “예측(豫測) 불허(不許)의”는 “예측할 수 없는”이나 “예측 못할”이나 “한 치 앞도 모를”로 손질해 줍니다.


출항의 꿈을 꿀 때가 있다

→ 출항하는 꿈을 꿀 때가 있다

→ 출항을 꿈꿀 때가 있다

→ 배를 띄우는 꿈을 꿀 때가 있다

→ 배를 타는 꿈을 꿀 때가 있다

《민영-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창비,2013) 20쪽


  “출항(出港)의 꿈”은 “출항하는 꿈”으로 손보면 됩니다. 또는 “출항을 꿈꿀”이나 “배를 띄우는 꿈”이나 “배를 타는 꿈”으로 손볼 수 있어요.


엄마의 볼멘소리도 한풀 누그러졌어요

→ 엄마도 볼멘소리가 한풀 누그러졌어요

→ 엄마는 볼멘소리가 한풀 누그러졌어요

《앤 윌즈도르프/이정임 옮김-소중한 주주브》(웅진주니어,2001) 23쪽


  토씨를 알맞지 않게 붙였습니다. “엄마의 볼멘소리도”를 “엄마는 볼멘소리가”나 “엄마도 볼멘소리가”로 손질합니다. 2016.9.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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