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534 : 각각 독립되어



각각 독립되어 있으며

→ 따로따로 있으며

→ 저마다 홀로 있으며

→ 저마다 따로 있으며


각각(各各) :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마다. ‘따로따로’로 순화

따로따로 : 한데 섞이거나 함께 있지 않고 여럿이 다 각각 떨어져서

독립적(獨立的) : 남에게 의존하거나 예속되지 아니한



  ‘독립적’은 남한테 기대거나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가리켜요. ‘혼자’ 있는 모습을 가리키지요. ‘각각’은 ‘따로따로’를 가리키고, ‘따로따로’는 저마다 떨어진 모습을 가리켜요. “저마다 혼자” 있는 모습이 ‘따로따로’이니 “각각 독립되어”처럼 쓰면 겹말이 되어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보면 ‘각각’이라는 한자말을 ‘따로따로’로 고쳐쓰라고 나오면서도, 막상 ‘따로따로’를 풀이할 적에 ‘각각’이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돌림풀이 얼거리이면서 잘못입니다. 2016.9.26.달.ㅅㄴㄹ



각각 독립되어 있으며 이어지지 않을 것

→ 저마다 따로 있으며 이어지지 않을 것

→ 따로따로 있으며 이어지지 않을 것

《도라야 히라쿠/박미정 옮김-국가는 폭력이다》(AK커뮤니케이션즈,20168) 30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533 : 횡단보도 건널목



기차 건널목, 횡단보도는

→ 기차 건널목은

→ 기찻길을 건너는 데는


건널목 : 1. 철로와 도로가 교차하는 곳 2. 강, 길, 내 따위에서 건너다니게 된 일정한 곳

횡단보도(橫斷步道) : 사람이 가로로 건너다닐 수 있도록 안전표지나 도로 표지를 설치하여 차도 위에 마련한 길



  건너는 곳이기에 ‘건널목’입니다. ‘횡단보도’는 ‘건널목’을 한자로 옮긴 낱말입니다. 그러니 “기차 건널목, 횡단보도는”처럼 쓰면 겹말이에요. 이 대목에서 조금 더 생각해 본다면, 교통법이라든지 행정에서는 ‘건널목’이라는 한국말을 쓰기보다는 ‘횡단보도’라는 한자말을 으레 씁니다. 같은 자리를 가리키는 낱말이지만, 막상 법이나 행정은 둘을 다르게 여긴다고 할까요. 한국말로는 법이나 행정이 안 된다고 여기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겹말이 불거지기도 합니다. 2016.9.25.해.ㅅㄴㄹ



무엇보담두 기차 건널목, 횡단보도는 혼자서는 무서워서 그냥 멈춰서버려유

→ 무엇보담두 기차 건널목은 혼자서는 무서워서 그냥 멈춰서버려유

《이시무레 미치코/서은혜 옮김-신들의 마을》(녹색평론사,2015) 23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532 : 색색깔



색색깔 리본이

→ 온갖 빛깔 끈이

→ 여러 빛깔 띠가

→ 알록달록 끈이

→ 무지개빛 띠가


색색깔 : x

빛빛깔 : x

색색(色色) : 1. 여러 가지 색깔 2. 가지각색의 여러 가지

빛빛 : x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색색’ 한 가지만 나오고, ‘색색깔’이나 ‘빛빛깔’이나 ‘빛빛’은 나오지 않습니다. ‘색색’은 여러 가지 색깔을 가리킨다고 해요. ‘색깔 = 빛깔’이니 ‘색색 = 빛빛’인 얼거리가 될 테지요. 그러면 여러 가지 빛깔을 왜 ‘빛빛’으로 가리키지 않을까요? ‘빛빛’이나 ‘빛빛깔’ 같은 낱말을 새롭게 지어서 써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어쩌면 앞으로는 이런 새 낱말이 나타날는지 몰라요. 다만 아직 이 같은 새말은 나타나지 않을 뿐입니다. 더 헤아린다면, “온갖 빛”이나 “여러 빛깔”처럼 ‘빛·빛깔’ 앞에 꾸밈말을 넣으면 되기에 구태여 ‘빛빛·빛빛깔’처럼 겹치는 말마디를 안 쓴다고 할 수 있어요. 또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지는 모습은 ‘알록달록’이라는 낱말로 나타내기도 하지요. 2016.9.25.해.ㅅㄴㄹ



천막에는 색색깔 리본이 달려 있었다

→ 천막에는 온갖 빛깔 끈이 달렸다

→ 천막에는 알록달록 띠가 달렸다

《나탈리 새비지/박향주 옮김-떠돌이 할아버지와 집 없는 아이들》(아이세움,2001) 10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531 : 허공 하늘



허공의 땅에 … 하늘 깊숙이

→ 하늘에 놓인 땅에 … 하늘 깊숙이

→ 텅 빈 하늘에 … 하늘 깊숙이



허공(虛空) : 텅 빈 공중

공중(空中) :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하늘 : 1. 지평선이나 수평선 위로 보이는 무한대의 넓은 공간 2. ‘하느님’을 달리 이르는 말



  ‘허공’은 “텅 빈 공중”을 가리킨다는데 ‘공중’은 하늘하고 땅 사이에 빈 곳을 가리킨다고 해요. ‘허공’을 다루는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겹말풀이입니다. ‘하늘’ 뜻풀이를 살핀다면 ‘공중 = 하늘’입니다. 이러면서 ‘허공 = 공중 = 하늘’인 얼거리가 돼요. 사람들이 말뜻을 찬찬히 짚고, 한국말사전이 낱말을 제대로 다룬다면, ‘하늘’이라는 한 마디를 알맞게 쓰면서 ‘허공·공중’을 털어낼 만하리라 봅니다. 하늘이 빈 모습을 따로 나타내고 싶다면 ‘빈하늘’처럼 새 낱말을 지어 볼 만합니다. 2016.9.25.해.ㅅㄴㄹ



허공의 땅에 길을 내고 푸른 잎새들 팔을 뻗어 하늘 깊숙이 손을 묻는다

→ 하늘에 놓인 땅에 길을 내고 푸른 잎새들 팔을 뻗어 하늘 깊숙이 손을 묻는다

《김완하-허공이 키우는 나무》(천년의시작,2007) 2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꽃들의 축제


덧없는 꽃들의 축제 속에서 노쇠하고 멍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 덧없는 꽃잔치 한복판에서 늙고 멍한 모습으로 있었다

→ 덧없는 꽃잔치를 보면서 늙고 멍한 모습으로 있었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전미영 옮김-신을 찾아서》(부키,2015) 37쪽


  “꽃들의 축제(祝祭)”는 ‘꽃잔치’로 손볼 만합니다. 이렇게 하면 일본 한자말인 ‘축제’도 손보고 ‘-의’도 털 수 있습니다. ‘노쇠(老衰)하고’는 ‘늙고’로 손질하고, “서 있었다”는 ‘있었다’로 손질합니다.


고문의 후유증일까

→ 고문 후유증일까

→ 고문이 남긴 아픔일까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88쪽


  ‘의’만 덜어도 되고, ‘후유증(後遺症)’을 “남긴 아픔”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사슴은 새의 제안을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제안하자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말하자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알린 대로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 사슴은 새가 들려준 대로 두말없이 받아들였습니다

《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이숲,2016) 85쪽


 “새의 제안(提案)을”은 “새가 제안하자”로 손봅니다. 또는 “새가 말하자”로 손봅니다.


흙의 가슴에 아기처럼 엎드려 잔다

→ 흙 가슴에 아기처럼 엎드려 잔다

《이상교-좀이 쑤신다》(해와나무,2011) 35쪽


  “어머니 가슴”이고 “아버지 가슴”이듯이 “흙 가슴”입니다. 2016.9.25.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