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츠 GUT's 8
후도 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4.

만화책시렁 724


《거츠 GUT's 8》

 후도 준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1.4.25.



  ‘주역(周易)’이 어렵다고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만, 어려울 까닭은 없습니다. ‘주역에 적힌 글’을 따라하려니 어렵습니다. ‘주역을 쓴 사람이 숲을 바라본 마음과 눈’을 헤아린다면 쉽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주역을 쓴 사람’은 이녁을 둘러싼 해바람비와 풀꽃나무를 스스로 바라보고 돌아보고 헤아리면서 하나하나 읽으려 했습니다. 스스로 알아보고서 익힌 바를 글로 옮겼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주역을 거쳐서 해바람비 읽기’를 하려면 얼마나 어려울까요? 우리 스스로 해바람비를 읽는 눈과 마음을 가꾸면 저절로 ‘해바람비 읽기’를 합니다. 《거츠 GUT's》는 ‘야구’도 ‘테니스’도 모르는 아이가 그저 ‘공놀이’를 즐기면서 한 걸음씩 새로 나아가는 길을 보여줍니다. 아이는 오직 하나를 알아요. ‘공’이 왜 공인 줄 알지요. 이 공을 힘껏 쳐내는 놀이가 가장 즐겁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은 ‘야구 솜씨’나 ‘테니스 솜씨’를 부리더라도 이 솜씨를 뚫는 길을 스스로 찾아냅니다. 남이 세우는 틀에 저를 안 맞추지요. 모든 배움길과 살림길은 이와 같아요. 부엌일을 잘하는 사람하고 똑같이 설거지를 해야 하지 않습니다. 톱질도 비질도 걸레질도 같아요. 누구나 스스로 ‘나보기’와 ‘바람읽기’를 할 노릇입니다.


ㅍㄹㄴ


“생각해 봐. 만일 네가 야구에서 손을 다쳐 배트를 제대로 잡을 수 없게 됐는데, 그걸 안 투수가 널 동정해서 일부러 쉬운 볼을 던진다면 넌 기분이 어떨까?” (146쪽)


“여기 있는 아이들은 분명 제로니모에는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널 이길 힘은 충분히 가지고 있어!” (160쪽)


+


세계를 전전하게 되면 출석일수가 문제일 텐데

→ 온나라를 돌면 나온날이 걸릴 텐데

《거츠 GUT's 9》(후도 준/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1) 98쪽


전부 혼자서 수배하고

→ 다 혼자서 찾고

→ 모두 혼자서 맡고

《거츠 GUT's 9》(후도 준/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1) 176쪽


내 안에 있던 에이스로서의 부담감이 사라졌어요

→ 기둥이라는 짐이 사라졌어요

→ 큰별이라는 무게가 사라졌어요

《거츠 GUT's 11》(후도 준/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33쪽


말 그대로 개의 산책

→ 말 그대로 개마실

→ 말 그대로 개나들이

《거츠 GUT's 12》(후도 준/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7쪽


지구전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

→ 버티기를 하고 싶지 않은

→ 견디기를 하고 싶지 않은

《거츠 GUT's 12》(후도 준/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01쪽


뭔가를 바꾸고 싶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쏘아낸, 이판사판의 오버 헤드지

→ 뭐를 바꾸고 싶다는 억센 마음으로 쏘아낸, 마구잡이 높이치기지

→ 무엇을 바꾸고 싶다는 굳센 마음으로 쏘아낸, 되는대로 윗치기지

《거츠 GUT's 12》(후도 준/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 155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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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군함 4
니시 케이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4.

만화책시렁 734


《사랑과 군함 4》

 니시 케이코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6.12.15.



  시골에서는 한 가지만 해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시골에서는 누구나 스스로 온살림을 꾸려야 살아갑니다. 서울에서는 하나만 해도 넉넉히 살아갈 만하고, 하나만 하기에 배부르거나 가멸지기도 합니다. 고루 돌보거나 헤아리지 않아도 되는 서울살이인 터라, 갈수록 서울로 쏠리고, 서울은 더 자라고, 서울에서 ‘하나일(전문직)’은 더더욱 늘어납니다. 《사랑과 군함 4》을 읽습니다. 그림님은 언제나 ‘난봉·바람질(불륜)’을 그립니다. 난봉이나 바람질을 해야 삶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마음인가 싶기도 한데, 여태 서울살이만 바탕으로 붓을 놀렸다면 《사랑과 군함》은 작은시골을 그리는 터라 조금 눈여겨보았습니다. 곰곰이 보면 시골살이란 ‘바람살림’입니다. ‘바람질’이란 휩쓸리면서 ‘나잊기’라는 굴레요, ‘바람살림’이란 ‘나보기’를 바탕으로 ‘너보기’를 나란히 이루고 잇는 길입니다. 서울이라는 터전이 갈수록 더 좁고 갇히는 굴레로 치달을 만한데, 갈수록 온살림을 잊으면서 ‘하나만(전문직)’ 좇거든요. 다만 요즈음 시골은 서울을 닮기에 온살림을 차츰 잊고 잃으면서 ‘하나만’으로 기웁니다. 쇠(자동차)를 몰며 온살림을 잊습니다. 쇠를 내려놓아야 온살림으로 갑니다. 아주 쉽습니다. 손발을 쓰면 살아납니다.


ㅍㄹㄴ


“빵만 팔아서 장사가 되나?” “여긴 빵집인걸.” “저기 과자가게가 있는데, 둘이 경쟁하나?” “빵은 빵이고 과자는 과자지.” (37쪽)


“뭐 그러건 말건 상관없지만, 난 언젠가 여길 떠날 거니까.” (73쪽)


“나는 우리 마을이 좋아. 그런데 왜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으면서 이 마을을 싫어하는 걸까?” (101쪽)


+


《사랑과 군함 4》(니시 케이코/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6)


뭐 그러건 말건 상관없지만, 난 언젠가 여길 떠날 거니까

→ 뭐 그러건 말건 대수롭잖지만, 난 언젠가 여길 떠나니까

→ 뭐 그러거나 말거나, 난 언젠가 여길 떠날 테니까

73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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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라이온 17
우미노 치카 지음, 서현아 옮김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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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1.

책으로 삶읽기 1008


《3월의 라이온 17》

 우미노 치카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4.3.25.



《3월의 라이온 17》(우미노 치카/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4)을 읽다가 한숨을 푹 쉰다. 이미 맺었어야 하는 줄거리를 또 질질 끈다. 일고여덟걸음 즈음에서 맺었다면 가장 나았을 테고, 길어도 열걸음을 안 넘길 줄거리라고 느낀다. 그렇지만 이 그림 저 줄거리 그 일을 자꾸자꾸 덕지덕지 붙이며 열일곱걸음까지 이른다. 그림님이 몸이 아프고 집안일이 한가득이라서 제대로 마음을 못 기울이는 탓일 수 있고, 여러모로 짐을 등에 얹는 나날인 터라, 붓끝에서는 홀가분하게 뭇사람하고 어울리면서 웃고 놀고 밥잔치를 누리는 길을 펴고 싶었구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그럴수록 더 힘을 빼면서 차분히 쉴 노릇이지 싶다. 등짐으로 무거운 나날이기에 붓결을 차분히 다독이면서 ‘서울(도시)을 내려놓고’서 들숲바다한테 폭 안기는 길을 그릴 만하다. 스스로 푸른바람을 마시면서 파란하늘을 품을 수 있다면, 구태여 서울 한복판에서 맞서거나 싸워야 하는 줄거리가 아닌, 느긋하면서 느슨하게 스스로 살리고 살림하는 빛을 담을 만할 텐데 싶기에 매우 안타깝다.


ㅍㄹㄴ


‘어쩌면 이렇게 눈부시고, 어쩌면 이렇게 얄미울까?’ (67쪽)


“맛보여 주거라. 저기 손님이 있고, 여기 먹음직한 음식이 있는데, 팔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니?” (115쪽)


“주변사람까지 웃으면 만점이지. 웬만하면 망하지 않을 거다.” (119쪽)


#3月のライオン #羽海野チカ


+


주변사람까지 웃으면 만점이지. 웬만하면 망하지 않을 거다

→ 이웃까지 웃으면 훌륭하지. 웬만하면 무너지지 않는다

→ 다들 웃으면 넉넉하지. 웬만하면 넘어지지 않는다

119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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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나라의 소녀 11 - 완결
나가베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11.

책으로 삶읽기 1007


《바깥 나라의 소녀 11》

 나가베

 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0.10.25.



《바깥 나라의 소녀 11》(나가베/서현아 옮김, 시리얼, 2020)를 읽었다. 길게 잇던 줄거리는 이쯤에서 맺는다. 열한걸음을 더듬으면, 그림님은 어쩐지 ‘얼굴짓’을 일부러 안 그리는 듯싶다. 우리 삶자리가 “얼굴빛 없이 차가운 나날”이라고 비추는 듯하다. 오늘날 온나라를 보면 사람들은 얼굴을 가장 꾸미고, 몸매를 버금으로 꾸민다. 얼굴을 잘 보이려고 그토록 용을 쓰고 돈을 쓰고 힘을 쓰고 마음을 쓴다. 정작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는 길에는 “이미 힘이 다 빠져서” 아예 손을 놓기 일쑤이다. 마음은 잊은 채 겉모습과 겉몸만 꾸미려 하기에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잡아먹히고 죽어간다. 마음을 사랑으로 밝히려는 길을 등돌리기만 하면서, 나이값까지 잊으면, 그야말로 늙다가 죽는다. 나무는 나이테가 굵으면서 듬직하고 아름답다. 사람은 나이를 먹으며 어질거나 슬기로운 빛이 어디 있는가? 오늘날에는 서른이라는 나이값과 쉰이라는 나이값을 누가 얼마나 하는가? 예순이나 일흔이라는 나이값을 누가 보여주는가? 여든이나 아흔이라는 나이값을 사랑으로 베풀거나 펴는 어른은 얼마나 남았을까?


ㅍㄹㄴ


“그 아이는 우리와 같은 아이야.” “뭐라고? 말도 안 돼. 허튼소리 마.” “너는 뭘 알고 있지?” “믿지 않아도 돼. 네가 믿든 안 믿든 언젠가는 네 스스로.” (31쪽)


“어쩌면 그 이방인이 찾아올지도 몰라. 혼을 빼앗을 마지막 기회야.” “정말 괜찮아? 다신 만날 수 없는데.” (68쪽)


“너를 만나서 다행이야. 나는 그 숲속에서 언젠가 찾아올 죽음만 기다리고 있었지. 그래서 좋았냐고 물으면 또 얘기가 다르지만.” (162쪽)


+


그걸 굳이 지금 알려줄 필요가 어디 있지?

→ 굳이 오늘 알려줘야 해?

→ 그 얘길 굳이 여기서 해야 해?

39쪽


선생님한테로

→ 샘님한테

109쪽


서로가 결여되고

→ 서로 빈틈이고

→ 서로 비고

→ 서로 빠졌고

168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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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밥 오리지널 코믹스 1 - 비키니시티 대소동
스티븐 힐렌버그 지음, 이은수 옮김, 박지선 감수 / artePOP(아르테팝)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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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3.8.

만화책시렁 732


《스폰지밥 오리지널 코믹스 1 비키니시티 대소동》

 스티븐 힐렌버그

 이은수 옮김

 artePOP

 2019.3.25.



  한때 곁님하고 아이들이랑 ‘스폰지밥’을 하나하나 챙겨서 보았으나 이제는 굳이 더 보거나 다시 보지는 않습니다. 엉뚱하면서 익살맞게 그리는 듯한 줄거리이지만, 여러모로 보면 쳇바퀴에 갇힌 ‘사람 닮은 슬픈 목숨붙이’를 엿보는(감시) 얼거리를 들려주는 그림꽃이거든요. 2024년판 〈스폰지밥 다람이 무비 : 비키니시티를 구하라〉에 또렷이 나오듯, ‘비키니시티’란 불벼락(핵실험)을 터뜨리면서 망가진 어느 바닷마을입니다. 이곳을 ‘눈먼 허수아비(과학자)’가 엿보고, 다람이는 몰래눈으로 낱낱이 살피고 적으면서 사람들(과학자·정부)한테 알리는 삶입니다. 불벼락으로 망가진 바다밑 목숨붙이는 ‘방사능 오염 탓에 사람흉내를 내는 삶’이 된 셈이랄까요. 그래서 ‘집게사장이 게살버거’를 만들어서 파는, 제살을 스스로 갉아서 먹을거리로 파는 미친짓을 일삼는 판이지만, 다들 뭐가 뭔지 모르게 돌아간다고도 할 만합니다. 그렇다고 〈스폰지밥〉이 ‘끝까지 쌈박질을 안 멈추는 나라(정부·국가)’를 나무라는 줄거리이지도 않습니다. 그저 다 우스개로 삼고, 그냥 웃고 넘어가면 끝인 굴레입니다. 우리는 눈뜰 수 있을까요? 우리는 눈먼 몸짓으로 그저 서울살이(도시문화생활)를 하면 그만일까요?



“들어 봐, 스폰지밥. 혹시 포장지 빌려줄 수 있니? 근데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 “당연하지. 잠깐만 기다려.” “혹시 반짝반짝한 거야?” “마침 남은 게 있어.” (81쪽)


#SpongeBobComics #SillySeaStories #StephenHillenburg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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