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
라데크 말리 지음, 레나타 푸치코바 그림, 김성환 옮김, 편영수 감수 / 소전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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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4.27.

만화책시렁 745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

 라데크 말리 글

 레나타 푸치코바 그림

 김성환 옮김

 소전서가

 2024.5.10.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을 읽고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책에는 쪽을 안 달았고, 시커멓게 바른 바탕에 카프카 님 글을 곁들이는 얼거리입니다. 이미 떠나고 없는 카프카 님은 이녁 글이 이렇게 다시 나와서 팔리는 줄 모르겠지요. 딱히 ‘수수께끼’라 할 줄거리는 없는 터라 이 책도 ‘카프카 이름’을 등에 업은 또다른 책 가운데 하나이겠네 싶습니다. 어쩐지 갈수록 ‘유튜브스러운 글·그림으로 엮은 책’이 늘어나는데, 카프카를 알고 싶으면 카프카를 읽어야지요. 카프카 님이 쓴 글에 군더더기를 붙이는 책이 아닌, 카프카 님이 남긴 글을 그대로 찍은 책을 읽어야 할 테고요. 이 책을 놓고는 그야말로 무어라 할 말이 없습니다. 텅 비었달까요.


#FanzKafka

#RadekMaly #RenataFucikova


ㅍㄹㄴ


카프카의 눈에 비친 그의 아버지는 가정의 폭군이었다. 어떤 면에서 그러한 생각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정당했지만, 카프카는 아버지가 선의를 갖고 있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33쪽)


카프카의 가족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세 명의 여동생은 모두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서 사망했다. (79쪽)


카프카는 체코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워했다. 독일어로 작품을 썼을 뿐만 아니라, 권력이라는 기계에 갇혀 절망하는 개인들을 묘사하는 그의 능력은 나치와 공산당 모두의 심기를 건드렸다. 오랜 세월 동안 그의 작품들은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출간되지 않았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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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집 8
타아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4.23.

책으로 삶읽기 1013


《태양의 집 8》

 타아모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4.11.15.



뭇숨결을 북돋우는 오래숲이란, 언제나 길이길이 이은 씨앗 한 톨을 바탕으로 푸르게 일렁인다고 느낀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는, 그러니까 아이어른이 서로 사람과 사람으로서 만나서 배움길을 어우르는 자리도, 푸른숲과 오래숲처럼 오래오래 이은 사랑이라는 살림손빛으로 펴게 마련이라고 느낀다. 《태양의 집 8》(타아모/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2014)을 읽었다. 이 그림꽃을 처음 알아본 때에는 이미 판이 끊겼더라. 그래도 어찌저찌 낱책을 띄엄띄엄 하나씩 찾아내어 한 해 만에 열석걸음을 다 읽어냈고, 다 읽어낸 뒤로도 자리맡에 놓고서 멍하니 바라보곤 한다. ‘낳은 우리집 아빠’하고 ‘돌본 이웃집 오빠’ 사이에서 ‘내가 깃들 보금자리’가 있을는지 헤매는 아이가 스스로 일어서는 줄거리라고 할 만하다. 아이들은 어버이가 시키는 대로 자라지 않는다. 어버이가 시키는 대로 하는 아이는 오래지 않아 스스로 무너진다. 스스로 생각하면서 마음을 가꾸는 아이는 ‘어버이가 시키는 대로’ 안 하기에 늘 꾸지람을 들을는지 모르나, 오래지 않아 ‘천천히 어버이를 일깨우’면서 새롭게 이 마을과 집과 푸른별을 살리는 해님으로 돋아나게 마련이다.


ㅍㄹㄴ


“그래도 난 늘 히로 오빠에게 큰 힘을 얻었어. 그러니까 사과할 필요 없어.” (39쪽)


‘진짜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이라고 착각하게 돼. 언제 이렇게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늘어났을까.’ (64쪽)


“히로 형은 남 생각만 하느라 이도저도 아닌 것처럼 보여. 어떻게 하고 싶어? 자신을 위해 움직이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나를 위해 움직이고 있어.” (80쪽)


#たいようのいえ #Taamo #タアモ


+


그래도 난 늘 히로 오빠에게 큰 힘을 얻었어

→ 그래도 난 늘 히로 오빠한테서 힘을 얻었어

→ 그래도 늘 히로 오빠가 날 크게 북돋았어

3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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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 한자루 달랑 들고 건달농부의 농사 일기 2
장진영 지음 / 내일을여는책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4.21.

만화책시렁 743


《삽 한 자루 달랑 들고》

 장진영

 내일을여는책

 2000.12.15.



  삽 한 자루 쥐고서 땅을 폭폭 파노라면 손바닥부터 발바닥까지 흙바닥 기운이 가볍게 올라옵니다. 호미 한 자루 쥐고서 땅을 콕콕 쪼노라면 손끝부터 발끝까지 풀내음이 부드러이 스며듭니다. 낫 한 자루 잡고서 풀포기를 슥슥 베노라면 마디마디 새록새록 푸른바람이 슬며시 불어옵니다. 《삽 한 자루 달랑 들고》는 앞뒤를 안 재고서 시골살이에 나선 어느 아재가 온몸으로 겪은 하루를 들려줍니다. ‘귀촌·귀농’이 아닌 ‘흙살이·흙살림’을 맨몸으로 부딪히자는 마음 하나로 해바람비를 어떻게 맞이할 적에 스스로 즐거울까 하고 돌아보고 헤아리고 살피고 배우는 나날을 풀어내요. 흙일이라면 터럭만큼도 몰랐기에 처음에는 이이가 하는 말도 저분이 하는 말도 그분이 들려주는 말도 그냥그냥 넙죽넙죽 받아들였다지요. 이렇게도 고꾸라지고 저렇게도 자빠지고 그렇게도 엎어지면서 “참말로 이러다가 우리나라 다 죽겠고마잉” 하고 알아차리는 길이었다지요. 돈이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돈부터 내밀면서 일을 합니다. 몸이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몸소 나서서 일을 합니다. 마음이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으로 가만히 다가가서 일을 합니다. 서울에서건 시골에서건 ‘잘살기’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아이곁에서 하루노래’를 그리면서 살림을 지으려고 하면 넉넉합니다.


ㅍㄹㄴ


‘그래! 삽 뒀다 뭐 해. 삽으로 해보는 거야.’ (26쪽)


“친구라뇨?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것도 없긴 잘 보라구! 여기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나. 온갖 벌레들, 애채, 곡식, 잡초, 사람까지. 서로 협력하면서 잘 살 수 있게 사람도 함께 돕고 사는 게지. 나도 한때 유기농 농사를 지었었지. 하지만 유기농도 사람의 이익을 위해 땅을 착취하는 건 일반농사나 똑같아. 또 농사로 돈을 벌기 위해선 빚을 내야 하고, 빚지면 또 돈을 벌어 갚아야 하니, 그 얼마나 불행한 일이야.” (61쪽)


“어어, 황사장! 어제 꿈속에서 쌀 백 가마 팔았다며? 아니 그 꿈을 나한테 팔기 전에 떠들고 다니면 어떻해!” (14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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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채의 집 3
빗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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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4.21.

만화책시렁 742


《극채의 집 3》

 빗케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12.15.



  탓을 하고 미워하는 나날을 이을수록, 오히려 그들이나 그사람은 하나도 안 바뀔 뿐 아니라, 누가 저희를 탓하거나 미워하는지 그저 모를 뿐이기도 합니다. 곰곰이 보면, 우리가 스스로 새길을 찾아서 뛰쳐나올 수 있던 바탕은, 스스로 수렁을 파면서 한집안을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그사람이었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한 수렁에서 우리가 뛰쳐나오기에 그사람은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서 바깥을 바라보는데, 이때에 일어서서 깨우치는 사람이 있고, 그저 멈추거나 다시 고개를 박고서 수렁에 잠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극채의 집 3》을 가만히 읽습니다. 머리카락 빛깔 때문에 ‘집’에서 어버이 품을 누리며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어느 절집에 모여서 어린날과 푸른날을 보내야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이 줄거리로 엿보듯, 오늘날 온누리는 ‘아이들한테 묻지 않’고서 아이들을 쉽게 어느 구석으로 몰아넣습니다. 아이들이 어릴적부터 포근히 사랑을 누리고 느끼고 배우는 길이 아닌, ‘어른나라에서 어떤 쓰임새가 있는 톱니바퀴’로 여긴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떤 곳에 몰려서 ‘어버이를 빼앗긴 채’ 지내더라도 삶과 살림과 사랑이 궁금할 뿐 아니라, 삶과 살림과 사랑을 스스로 찾아나서려고 합니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기에 ‘잘살’지 않습니다. 품고 풀고 나누고 지을 줄 알기에 비로소 삶입니다.


ㅍㄹㄴ


“너랑 비슷한 또래 동생이 여기 있거든. 그 녀석도 울보라서 종종 달래주다 보니까 이젠 익숙해.” (67쪽)


“남의 외모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야비한 짓이야. 언젠가 남의 위에 설 생각이라면 조심하는 게 좋을걸. 그래선 아무도 널 따르지 않을 테니까.” (80쪽)


“네 머리카락이 예뻐진 건 네가 열심히 손질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마음이 강해졌기 때문일지도 몰라. 어쨌든 그 머리카락을 아름답게 만든 건 틀림없는 너 자신이야. 그것만은 확실해.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생기지 않아?” (85쪽)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주위를 밝게 밝혀 주는 공기, 다정함, 격려, 이 생명마저.’ (115쪽)


#極彩の家 #びっけ


+


《극채의 집 3》(빗케/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


남의 외모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야비한 짓이야

→ 남을 겉모습으로 이러쿵저러쿵하다니 몹쓸짓이야

→ 남을 겉얼굴로 이러쿵저러쿵하다니 못된짓이야

80쪽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생기지 않아?

→ 그렇게 생각하면 기운이 나지 않아?

→ 그렇게 생각하면 힘이 나지 않아?

85쪽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한테서 잔뜩 받았다

→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는 잔뜩 베풀었다

115쪽


네가 의외로 위태위태하다고 생각한 것뿐이야

→ 네가 뜻밖에 줄타기 같다고 여겼을 뿐이야

→ 네가 되레 흔들린다고 느꼈을 뿐이야

13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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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채의 집 4
빗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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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4.15.

책으로 삶읽기 1015


《극채의 집 4》

 빗케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2.5.15.



온누리 모든 아이들은 다르게 빛난다. 살아서 움직이고, 밥이나 물을 먹고, 바람을 마시고, 해를 쬐고, 잠이 들고, 뛰고 달리고 놀고, 쉬고 바라보고 생각하는, 모든 아이는 다 다르게 빛난다. 모든 어른도 아기로 태어나서 아이로 자랐기에 빛나게 마련인데, 어쩐지 빛나는 삶보다는 빛바래는 삶으로 기울려고 하는 분이 많다. 스스로 하루하루 꿈을 그리면서 사랑을 속삭이기에 ‘빛’이요, 스스로 아무런 꿈을 안 그리면서 사랑하고 등진 채 미움·싫음·좋아함에 얽매이기에 ‘빚’이다. 《극채의 집 4》을 돌아본다. 얼핏 보면 “빛나는 머리카락”을 타고난 아이들이 어느 절집에 머물면서 머리카락을 물감으로 내놓는 어린날을 보낸다는 줄거리이다. 그야말로 언뜻 보면 “아이들 머리카락이 빛난다”고 여길 테지만, 곰곰이 보면 “머리카락이 아닌 아이들 숨결이 빛난다”고 해야 맞고, 머리카락이 아닌 숨결을 바라볼 수 있을 적에 비로소 ‘어른’으로 서는 얼거리라고 할 만하다. 오늘 우리는 스스로 어떤 곳을 바라보려나? 우리는 서로 어떤 몸이나 모습이나 마음을 바라보려고 하는가?


ㅍㄹㄴ


‘앞으로 언젠가 내가 죽어도 내 검은색은 남는 걸까? 그렇다면 굉장한 거 아니야?’ (72쪽)


‘엄마한테 묻고 싶은 것도 얘기하고 싶은 것도 잔뜩 있다. 작은 그림엽서에는 다 쓰지 못할 만큼.’ (85쪽)


“주말에 식사를 준비해 주는 승려님이 있어서 매일 요리를 하진 않지만, 앞머리 정도는 직접 다듬을 때도 있고, 주변 청소나 간단한 빨래 같은 것도 직접 해요. 우리는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 아니에요.” (95쪽)


‘꽃처럼 웃는다는 건 바로 이런 걸 말하는 거구나. 꽃봉오리가 벌어져서 꽃이 피운 것 같은.’ (121쪽)


+


《극채의 집 4》(빗케/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2)


꼭 입안이 폭발하는 것 같아

→ 꼭 입에서 터지는 듯해

22쪽


여분으로 한 장 더 사왔는데

→ 한 자락 더 사왔는데

60쪽


주말에 식사를 준비해 주는 승려님이 있어서 매일 요리를 하진 않지만

→ 이레끝에 밥을 챙겨 주는 스님이 있어서 늘 밥을 짓진 않지만

→ 끝이레에 밥을 살펴주는 스님이 있어서 날마다 밥을 하진 않지만

95쪽


언젠가 열의가 전해질 거라고 믿었다

→ 언젠가 땀방울이 스미리라 믿었다

→ 언젠가 불꽃이 퍼지리라 믿었다

16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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