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이 없는 거리 1 - S 코믹스
산베 케이 지음, 강동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책으로 삶읽기 581


《나만이 없는 거리 1》

 산베 케이

 강동욱 옮김

 소미미디어

 2015.1.15.



“아무 일도 없는 일상 속에서 각각의 인간 주변에서는 항상 뭔가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11쪽)


“말이란, 입 밖에 내어 말하는 사이에, 진짜가 되는 것 같아.” (38쪽)



《나만이 없는 거리 1》(산베 케이/강동욱 옮김, 소미미디어, 2015)를 읽고서 생각한다. 우리는 얼마든지 이렇게 생각할 만하고, 저렇게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기에 틀리거나 얄궂지 않고, 저렇게 생각하기에 올바르거나 알맞지 않다. 이때에 이곳에서 이렇게 생각하기에 이러한 삶을 맞닥뜨리면서 이러한 길을 배운다. 저때에 저곳에서 저렇게 생각하기에 저러한 살림을 누리면서 저러한 삶을 맞아들인다. 좋거나 나쁘다고 가르면 끝없이 되풀이한다. 좋거나 나쁘다고 따지기에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되돌리고픈 생각이 들고, 그만 쳇바퀴에 스스로 갇힌다. 이리 가도 되고 저리 가도 된다. 이리 돌아도 되며 저리 에둘러도 된다. 차분히 바라보면서 마음으로 아낄 줄 안다면 모든 실마리를 풀어내는 자리가 반짝하고 태어난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브 사이코 100 : 16 - 완결
ONE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5


《모브사이코 100 16》

 ONE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8.12.25.



  달아나기란 꽤 쉬워 보일는지 모릅니다. 슬쩍 꽁무니를 뺀다든지 손을 놓으면 우리하고는 이제 얽히지 않는다고 여길는지 모릅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거나 마지막까지 손을 잡는 사람은 바보스럽거나 고단하거나 어려워 보일는지 몰라요. 그러나 ‘그 길은 아니야. 스스로 갈 길을 찾겠어’ 같은 마음이 아닌 채 달아나거나 꽁무니를 빼거나 손을 놓으면 어김없이 그 일을 다시 마주합니다. 스스로 길을 찾는 이한테는 그만두기나 달아나기란 없어요. ‘버티기’하고 ‘길찾기’는 다르거든요. 《모브사이코 100 16》은 그동안 이끈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열여섯걸음에 이른 ‘모브’는 여태 스스로 얼마나 달아났는가를 뼛속 깊이 깨닫습니다. 여태 속마음은 뒤로 미룬 채, 스스로 어떤 넋이요 숨결인가는 꾹 누르거나 가두려 한 채, 다른 사람 눈치에 매이기만 했을 뿐인 줄 낱낱이 느껴야 합니다. 자, 이때에 이 아이는 마지막까지 달아날까요, 아니면 마지막이 아닌 오늘부터 스스로 속마음을 늘 똑바로 보겠다는 첫걸음이 될까요. 처음이 끝이 되며, 마지막이 처음이 됩니다. 스스로 가면 돼요. 스스로 웃고 노래하면서 한 발짝 씩씩하게 내딛으면 되어요. ㅅㄴㄹ



“가장 어려운 문제를 미루고, 노력했다는 기분만 내 왔어. ‘모브’는. 내내 나를 외면하면서.” (168쪽)


“츠보미는 초능력을 쓸 수 있는 나를 특별히 여기지 않았어. ‘나’와 ‘모브’를 별개로 보지 않았어” (176쪽)


“여기서만 하는 얘긴데, 난 감추고 있는 내 진짜 모습이 정말 싫지만, 그건 그거고, 상담소에서 보낸 나날은 싫지 않았어. 내게는 ‘거짓’이 있었으니까 나를 만난 셈이고, 모브도 그 ‘힘’이 있었으니까, 지금의 네가 있는 거잖아.” (21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소리 2 - S 코믹스, 완결
이시이 아스카 저자, 김현주 역자 / ㈜소미미디어 / 201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6


《세상의 소리 2》

 이시이 아스카

 김현주 옮김

 소미미디어

 2019.9.4.



  볼 수 없는 사람은 볼 수 있는 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몰라요. 거꾸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볼 수 없는 사람이 어떤 마음인지 모르고요. 서로 어떤 마음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만 하나는 뚜렷해요. ‘서로 모른다’는 대목을, ‘서로 어떤 마음인지 참으로 알지 못한다’는 대목을 환히 알아요. 《세상의 소리 2》은 작은 시골자락 섬마을에서 오래도록 흐르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작은 섬마을을 고이 어루만지는 숨결이 있고, 이 숨결은 여느 몸눈으로는 보거나 듣거나 느끼거나 알지 못한대요. 이 숨결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은 ‘여느 사람이나 푸나무처럼 또렷하게 보고 느낄 뿐 아니라 만지’기도 한다지요. 그냥 허깨비로 여긴다든지 ‘과학이 아니’라고 하든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눈길이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식스센스〉에 나오는 아이처럼 맨눈으로 볼 뿐 아니라 말을 섞는 사람도 많아요. 과학·논리만 들이댄다면, 여기에 종교까지 덮어씌우면, 우린 서로 아무 말을 나누지 못합니다. 온누리를 어루만지는 소리이며 빛이며 사랑이며 기쁨이며 노래를 알아듣거나 받아들이면서 가꾸는 길이란, 보고 못 보고는 아닙니다. 마음을 여느냐 하나입니다. ㅅㄴㄹ



“어째서 없었던 일로 하는데? 보이는 거라면 그걸로 된 거잖아.” (10쪽)


“전 정말 제가 가지고 있는 말로 설명하는 게 너무 서툴러서,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곳에 없는 건 그 기반이 무너질 것 같아 불안해집니다.” (28쪽)


“사람은 각자가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틀려. 모든 생명은 커다란 흐름 속에 있단다.” (47쪽)


“생명은 이어져 있고 기술과 뜻은 계승되어 간다. 그렇기에 이제, 모든 걸 혼자 다 떠맡지 않아도 됩니다. 자신을 위한, 길을 선택해도 됩니다.” (19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우영 임꺽정 4 고우영 임꺽정 4
고우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63


《林巨正 4》

 고우영

 우석출판사

 1980.9.5.



  어릴 적에 아버지 심부름으로 신문을 사 올 적에 ‘신문에 실린 만화’를 먼저 훑곤 했습니다. 신문을 산 곳부터 집까지 걸어오는 길에 ‘신문이 안 구겨지도록 살살 넘기’면서 보았어요. 만화라면 가리지 않고 다 본다고 했지만, 1980년대 첫무렵부터 영 내키지 않아서 몇 사람 만화는 쳐다보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고우영’ 님이 있습니다. 둘레에서는 재미있지 않느냐 하고, 젖가슴을 그린 대목이라도 있을라치면 그 대목을 오려서 갖고 다니는 또래까지 보았는데요, 되게 짜증났습니다. ‘왜 만화를 그리지 않’고서 ‘눈길몰이’에 빠지려 들까요? 요새로 치면 ‘조회수·좋아요’에 목을 매단 모습이랄 만합니다요. 임꺽정을 다룬 만화를 여러 가지 보았는데, 고우영 님 《林巨正》은 엉큼한 눈높이조차 안 될 만큼 ‘수수한 사람·밑바닥 사람·흙짓는 사람’하고 동떨어진 곳에서 탱자탱자하는 노닥질이라고 느꼈습니다. 임꺽정 이야기를 ‘사랑타령 연속극’으로 꾸며서 그릴 수도 있겠지요. 네, 그렇게 꾸며서 그려도 됩니다. 그래서 이런 ‘사랑타령 연속극’으로 뒤바꾼 《林巨正》은 ‘만화’가 아닌 ‘1970∼80년대 눈가림’이라고 느낍니다. ㅅㄴㄹ



‘임꺽정이 춘심에 대한 감정은 마누라가 생각하는 그런 차원 낮은 줄거리가 아니다. 그런 걸 플라토닉 러브라고 하나? 맹수같은 꺽정의 가슴에도 그런 순정이 있었나 보다. 잠빠노처럼.’ (15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우영 바니주생전 - 新 고전열전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만화책

만화책시렁 258


《바니주생전》

 고우영

 애니북스

 2008.12.26.



  ‘흥부전’이라는 옛이야기를 통째로 바꾸다시피 한 《놀부전》을 보고서 고우영 님 만화에 제법 힘하고 익살이 있구나 하고 여기면서 《바니주생전》도 읽는데, 《바니주생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따분할 뿐 아니라, 이렇게 눈이 낮고 생각이 얕은가 싶기까지 했습니다. 두 만화책을 놓고서 한참 생각했습니다. 한 사람한테서 어떻게 아주 엇갈리는 만화가 태어날까요? 그린이는 하나라도 그린 마음은 둘이 달랐기 때문일까요? 옛이야기가 태어나는 삶자리를 살갗으로 느끼면서 그린 만화일 적에는 새로우면서 익살스러울 수 있지만, 스스로 웃질을 하는 어리석은 사내라는 겉모습에 매인 채 붓을 쥐면 그만 따분한데다가 어처구니없다 싶은 줄거리를 짜고도 이를 못 느낄 수 있구나 싶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니 때로는 허접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지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비틀거릴 수 있고, 말이 헛나갈 수 있습니다. 아직 철이 들지 않아 어리숙할 때가 있고, 철이 좀 들었다가 도루묵이 될 때가 있습니다. 멋모르고 돈벌이를 할 때가 있고, 멋을 좀 알았지만 그냥그냥 돈벌이에 얽매이거나 정치권력에 눈이 멀기도 할 테고요. ㅅㄴㄹ



“앉아. 자상한 선배가 ABC부터 가르쳐 줄 모양이니까. 우선 술을 연거푸 석 잔 마셔. 그래야 배짱이 생기고 수치심도 잊게 돼. 더 마셔.” 그날 주생은 정말 선배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여기 있는 이 애들은! 얌전한 자네보다도 짓궂게 장난질하는 주정뱅이 자네를 더 좋아해. 입도 맞추고 젖가슴도 주물고 좀 그래라! 좋다! 뭘 좀 보여주마. 야 춘매야, 너 신고를 해라!” (9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