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29] 어른이란



  나이를 먹는대서 어른인가

  책을 꽤 읽었대서 어른인가

  학교 좀 다녔대서 어른인가



  스스로 삶을 짓고 살림을 가꾸는 슬기로운 넋일 때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낍니다. 스스로 삶을 배우고 살림을 가르치는 즐거운 숨결일 때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낍니다. 스스로 삶을 사랑하고 살림을 노래하는 웃음어린 바람일 때에 비로소 어른이라고 느껴요. 나이를 먹거나, 책을 읽었거나, 학교를 다닌 이들은 아직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나이값이나 책값이나 학교값을 하자면 삶이나 살림이나 사랑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가꿀 줄 알아야지요. 2016.7.23.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노래 147. 소금 뿌리기


  갓으로 담그는 물김치인 갓말욱김치를 하면서 소금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고 여기면서 소금을 더 뿌리고 뚜껑을 닫았습니다. 소금을 뿌리면서 생각해 보았어요. 이 소금이란, 또 갓이나 당근이나 능금이나 생강이란, 나중에 시원한 물김치가 될 숨결이란, 참으로 고운 그림이 되는구나 하고요. 그런데 소금은 모자라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이 넘치는 바람에 그만 이 물김치는 못 먹고 말았습니다. 물김치를 처음으로 담그면서 간을 아주 엉터리로 하고 말았어요. 한 해에 꼭 한 번, 겨울이 끝나고 봄이 깊을 즈음 담글 수 있는 갓말욱김치이니, 앞으로 가을이며 겨울이 지나고 새봄이 찾아들어야 다시 담그면서 소금빛을 제대로 추슬러야겠다고 다짐합니다. 2016.7.20.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 2016년 3월에 찍은 사진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328] 안 쓰지 말자



  그래, 안 써도 돼.

  그럼, 안 해도 되고.

  그리고 말이지, 새롭게 써도 돼.



  ‘안 쓴다’는 생각이라면 늘 어렵구나 하고 느낍니다. 쓰지 말아야 하니 안 쓴다고 할 텐데, 어떤 것이든 써야 할 자리에서는 즐겁게 쓰고, 다른 자리에서는 내 나름대로 생각하는 새로운 것을 쓰면 되리라 느낍니다. 꼭 이것을 쓰거나 반드시 이 일을 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아요. 스스로 마음을 기울여서 즐겁게 쓰고, 스스로 마음을 쏟아서 즐겁게 하면 된다고 느껴요. 2016.7.20.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노래 146. 모래밭 그림


  모래밭에 그림을 그려요. 바닷물이 밀려들어 이 그림을 모두 지우더라도 모래밭에 그림을 그려요. 우리가 모래밭에 폭 주저앉아서 그림을 그릴 적에는 바닷물이 먼발치에서 우리 그림을 구경해요. 얼핏 보자면 바닷물이 모래밭 그림을 지우는 듯하지만, 막상 알고 보면 달라요. 바닷물이 우리 그림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어서 다가오고 또 다가오다가 그만 그림에까지 밀려들어서 그림을 지우고 말 뿐이에요. 바닷물은 아차 잘못했네 싶어서 다시 먼발치로 물러나지만 그림은 온데간데없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언제나 바다에 다시 찾아와서 그림을 새롭게 그립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책 + 길



시골서 살아도 되고

도시서 살아도 되지


밭을 일구어도 되고

사다 먹어도 되지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로 달리거나

자동차를 몰거나

버스를 타거나

모두 좋아


학교 다녀도 재미있고

집에서 놀아도 재미나


책을 읽는 길도 멋지고

삶을 짓는 길도 예쁘고

사랑을 나누는 길도 곱고

살림을 가꾸는 길도 따스해



2016.6.10.쇠.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