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54. 꽃빛



  눈여겨보기에 꽃빛을 알아차립니다. 어느 꽃은 눈길을 확 사로잡는 눈부신 빨강이나 파랑이나 노랑입니다. 어느 꽃은 잎빛하고 꼭 닮은 풀빛입니다. 어느 꽃은 숱한 잎물결 사이에서 눈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아주 여리고 옅은 노랑이기도 합니다. 사월이 저물 즈음 초피나무에 아주 조그마하게 맺는 초피꽃을 꽃빛으로 느끼자면 눈을 크게 뜨고 코를 벌름거리며 나무 곁에 다가서야 합니다. 먼발치에서는 빛깔도 냄새도 느끼기 어렵기에 코앞에 서서 눈도 코도 볼도 초피꽃한테 갖다 대어야 해요. 저마다 다른 꽃빛이면서 다 다르게 사랑스러운 꽃빛이에요. 2016.10.23.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노래/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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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새파란



하늘이 새파란 날

더 하얗게 맑은

구름 바라보면서

신나게 달려요


저 파란 하늘 마시고

저 하얀 구름 먹고

온몸으로 바람을 갈라요


너도 함께 달릴래?

하늘맛 구름맛 바람맛

참 좋아



2016.6.29.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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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하고 눈을 똑바로

마주보면

할머니가 살아온 나날이

눈 속에서 웃음으로 춤춰요


할아버지랑 눈을 반듯이

마주보면

할아버지가 지은 살림이

눈 속에서 노래로 흘러요


할머니!

할아버지!

내 눈 속에는

무엇이 있나요?



2016.6.29.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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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4] 숨결



  이 꽃 어여쁘구나

  저 나무 아리따워

  그 사람 아름답네



  꽃도 나무도 사람도 참으로 고운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덜 곱거나 더 고운 숨결은 아니요, 저마다 다르면서 똑같이 고운 숨결이라고 느낍니다. 내가 눈으로 바라보며 느끼는 고운 숨결이 있을 테고, 내가 미처 못 보거나 못 느끼는 고운 숨결이 있을 테지요. 우리는 모두 즐겁게 깨어나는 고운 숨결이고, 아침마다 새롭게 일어서는 고운 숨결이에요. 2016.10.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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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한 자루



연필 한 자루

손에 쥐면

내 마음을 종이에

찬찬히 그리고

천천히 적고

때로는

꿈나라 동무들도 하나씩

그려 넣어

신나게 놀 수 있지.


연필 한 자루 

손에 들면

언제 어디에서나 느긋이

편지도 쓰고

이야기도 써

마음속에서 자라는 모든 생각을 써.



2016.6.29.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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