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노래 삶노래 115. 이름



아직 이르지만

챙챙 소리 나는

날 잘 선 칼로

감알 썰고 싶다


오늘 새로 만난

샛노란 들꽃한테

내 나름대로

이쁜 이름 붙인다


새벽 지나 아침에 이르고

저녁 지나 밤에 이르는

고즈넉한 하루



2016.11.10.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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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 손가락에



나비가 손가락에 앉아

날개를 쉬어


나는 숨을 죽이고

꼼짝 않으면서

두 눈 동그랗게 뜨지


온마음을 쏟아

이 작고 곱고 상냥한

나비 한 마리에

흠뻑 빠져들어


이윽고

나비는 날개를 살짝살짝 흔들며

손끝으로 걸어가다가

팔랑 날아가



2016.8.30.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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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62. 비 오는 날


  따스한 날은 따스한 볕을 누립니다. 추운 날은 추운 바람을 누립니다. 봄이기에 봄을 누리고 가을이기에 가을을 누립니다. 철마다 다른 날씨를 누리는 하루이고, 날마다 다른 하루를 맞이하면서 누리는 삶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우산을 쓰고 달릴 수 있어서 재미난 놀이입니다. 맑은 날에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달릴 수 있으니 신나는 놀이예요. 볕이 좋아서 사진을 찍기에 가장 알맞은 때가 있을는지 모르지만, 다 다른 철이나 날씨나 하루이기 때문에 언제나 새로우면서 다른 이야기를 사진 한 장에 담을 수 있다고 할 만해요. 꼭 어느 때에 쥘 사진기가 아니라, 이야기를 느낄 적에 쥘 사진기입니다. 2017.1.16.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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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114. 괭이



저기 봐

까맣고 하얀 무늬

고양이가 우릴 불러

배고픈가 봐


밥 줄까?

같이 놀래?

귀여운 네 목덜미

쓰다듬어 봐도 돼?


가으내 겨우내

들고양이 예닐곱 마리

우리 집 처마 밑에

옹기종기 모여서 지낸다.



2016.11.10.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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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지나간



비가 오고 나서

솔꽃도 까마중꽃도

더욱 하얗고


비가 내리고 나니

나뭇잎도 풀잎도

참말 반들반들해요


비가 지나간 길은

먼지도 없고

비가 쓸어 준 마당은

티없이 말끔해요


밤하늘에 별도

훨씬 쏟아지도록 보이고요



2016.8.30.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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