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꽃



어제 나온 책을

오늘 여기에서

펼치니


새로운 모레를 여는

첫 걸음마가 되네


오늘을 사랑하려고

모레를 그리려고

어제를 생각하려고


두 손으로

고이 품는

이야기꽃



2016.6.10.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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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봄에

아버지랑 동생하고 함께 심은

옥수수


저번에 큰바람 불어

그만 드러누웠는데

쑥쑥 줄기가 오르며 굵더니

모두 똑바로 섰어

키도 나보다 훨씬 커


땡볕에 목마를 테니

대야 가득 물 받아

부어 줘야지


날마다

옥수수자루 만져 보며

언제 딸까 하고

기다려



2016.7.25.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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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0] 한 번 하다



  처음으로 한 번

  새롭게 한 번

  신나게 한 번



  처음 한 번 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처음 한 번을 하고 난 뒤에 새롭게 한 번을 하기도 어려울 테고, 이때부터 꾸준히 신나게 한 번 하기도 어려울 테지요. 그러나 스스로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처음에는 처음으로 한 번 한다는 마음이 되어 즐겁게 할 만합니다. 이 다음에는 새롭게 한 번 한다는 마음이 되고, 이 다음에는 신나게 한 번 한다는 마음이 되어 볼 만해요. 다시 마주하고 또 마주할 적에는 즐겁거나 사랑스럽거나 놀랍거나 재미나다는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할 수 있어요. 한 걸음을 뗄 적마다 새로운 씨앗을 뿌린다는 마음으로. 2016.7.27.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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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아주 천천히

발자국 소리조차 안 내고

살금살금 다가서며

더 천천히

손을 뻗어

드디어 바로 앞에

나비를 잡는구나 싶더니

내 손끝을 톡

치고

펄렁펄렁 날아가는

멧범나비



2016.7.25.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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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플라스틱이 값싸고 다루기 쉬워

어디에나 널리 쓰고

값싼 것들 잔뜩 찍는데,


값싸고 다루기 쉬운 것은

흙도 벌레도 풀도 바람도 해도

다루기 벅차다 하네.


하긴.

플라스틱은 입에 빨지 말고

불 가까이 대지 말고

너무 오래 쥐지 말고

뜨거운 물 멀리하고

안 된다는 것투성이.


뭐,

쓰레기조차 거름마저 안 되는걸.



2016.5.30.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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